봉생병원 인근 지도에도 없는 우물 - 좌천 큰새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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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원과 표로 보는 역사 시리즈/어원과 표로 보는 한국사, 한국문화

봉생병원 인근 지도에도 없는 우물 - 좌천 큰새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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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청의 '우물공동체 정(丼)다운 마을 만들기' 사업으로 이 우물 말고도 2곳이 더 복원되었지만, 복원되었다고만 할 뿐, 실제 위치나 안내판은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봉생병원을 방문한 김에 꼭 소개해보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다.

지도에서 봉생병원을 검색한 다음 조금 북동쪽의 한빛공인중개사를 찾아보자. 위치는 고관로 164다.

고관로

참고로 이 고관로라는 말은 옛날에(古) 왜관(館)이 있었던 곳이라는 뜻의 고관(古館)이라는 지명에서 유래했다.

실제 지도상의 우물의 위치는 여기다.

한빛공인중개사가 있는 건물 바로 옆에 오래되어 보이는 우물 하나가 있다.

우물의 전경이다. 꽤 오래된 듯하지만 일부 복원된 부분도 같이 보인다.

 

옆에는 이렇게 우물의 도면과 사진이 찍혀 있다.

외부 사진을 보면 납작하고 평평한 전형적인 전근대 일본의 지붕 양식을 띄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마 일제 잔재 청산을 위해 지붕은 전통적인 한옥으로 바꾼 듯 하다.

 

좌천 큰새미 옛날 모습

좌천 큰새미 이야기_주민들이 지켜낸 우물, 좌천 큰새미

이 우물은 현재 부산지역에 남아있는 재래식 우물 가운데 비교적 크고 원형이 제대로 보존된 경우에 속한다.
전문가의 견해에 따르면 우물을 포함한 이 지역 일대는 매립지역으로써 우물은 매립되기 이전인 약 150여 년전부터 존재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원래 우리나라 전통적인 우물양식의 경우에는 지붕을 세우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큰새미에는 철제지붕이 세워져 있는 것으로 보아 일제강점기에 일본인에 의해 지어졌더나 해방 후 새마을운동의 일환인 우물개량사업의 결과로 보완되었다는 의견이 있다.
과거 마을의 한 재력가가 마을주민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던 이 우물과 우물터를 본인 집 앞뜻에 넣고 일정시간에만 물을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겠다고 통보한 일이 있었다. 이에 마을 주민들은 힘을 모아 적극적인 반대운동 및 항의시위를 펼쳤고, 결국 재력가는 주민의 뜻에 따라 우물을 주문들에게 되돌려주었다.
주민 스스로 주인이 되어 지켜낸 큰새미를 통해 오늘날 마을공동체의 의미를 다시 되새겨본다.

현재는 큰새미라는 이름으로 전해지지만, 사실 2012년 이전까지 이 이름을 정확하게 뭐라고 불렀는지에 대한 기록이 없다.

2012년 부산YMCA와 부산 동구청이 '우물공동체 정(丼)다운 마을 만들기' 사업을 추진하며 이 이름을 앙케이트 조사로 뽑은 것이다.

우물의 남쪽에서 바라본 풍경이다. 19세기에도 이미 존재했던 이 우물은 주변에 살던 지역 주민들의 많은 인생이 흘러갔던, 그리고 또 그곳에서 더 다양한 이야기와 희노애락이 지나갔던 곳이 아니었을까? 그 이야기들은 사라졌어도 우물은 여기 남아서 우리에게 기록들을 들려주는 듯 하다. 이 곳은 지도에 나타나 있지 않아서 꼭 공유하고 싶었다.

동구청의 '우물공동체 정(丼)다운 마을 만들기' 사업으로 이 우물 말고도 2곳이 더 복원되었지만, 복원되었다고만 할 뿐, 실제 위치나 안내판은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봉생병원을 방문한 김에 꼭 소개해보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다. 이후에 이 인근을 방문하게 된다면 나머지 2곳의 우물도 소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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