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대 - 이 땅에 문창성(文昌星)이 다시 빛나기를 바라며
본문 바로가기

어원과 표로 보는 역사 시리즈/어원과 표로 보는 한국사, 한국문화

문창대 - 이 땅에 문창성(文昌星)이 다시 빛나기를 바라며

728x90

부산대학교 건설관(401동)과 10.16 기념관(403동) 사이에 부산대학교 약학관(501동), 효원산학협동관쪽으로 갈 수 있는 샛길이 하나 있다.

그 길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비석하나가 보인다.

문창대의 입구를 알리는 <60년의 역사 60억의 미래로>라는 2006년에 세워진 비석이 있다. 옆에 있는 돌계단은 개교 60주년 기념 계단인데, 12월 초에 찍어서 그런가... 낙엽만 무성했다 ㅎㅎ...

60년의 역사 60억의 미래로

진리∙자유∙봉사의 건학 이념을 실현하기 위하여 부단히 정진해온 효원인의 열정이 서린 문창대(文昌臺).
'효원시대'의 막을 연 1954년 이선근 당시 문교부장관이 교지를 둘러보면서 문운을 상징하는 별인  '문창성(文昌星)이 비치는 곳'이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 문창대에는 빼어난 인재들이 배출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소망이 배어 있다.
문창대는 효원인의 창대한 꿈과 도도한 기개 그리고 금정산의 정기가 어우러진 명소다. 우리 대학은 지난 60년의 빛나는 역사를 디딤돌로 삼아 60억 인류의 미래를 열어 가려는 의지를 담아 개교 60주년 기념 계단을 조성하고 이 기념비를 세운다.

2006년 5월
부산대학교 총장

알고보니 이 비석은 개교 60주년 비였다. 개교 당시의 건학 이념과 왜 문창대라고 지었는지, 그리고 비석 설립 당시 부산대는 어떻게 나아갔으면 하는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60계단이라고도 불리는 돌계단을 한층 한층 올라가보면,

우측으로 또 꺾어서 대나무가 무성한 길로 또 올라가면 된다.

저 멀리 큰 반석이 보이면 다왔다! 여기까지 오는데 1~2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좀만 더 가면,

이렇게 비를 뒤쪽 사선방향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여러 돌들이 꼭 재단같이 쌓여 있고 그 위에 문창대(文昌臺)라고 새겨진 큰 비석이 있다.

좀 더 가까이서 본 모습. 뒤에서 풍경을 찍으려고 했지만, 나무들이 무성했기 때문에 크게 뷰가 좋은 편은 아니었다.

문창대의 위치는 여기다. 각종 지도에는 드러나진 않기 때문에 혹시 방문해보려는 사람들을 위해 위치 사진을 첨부한다.

왔던 길이 아닌 약학관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로 내려갈 수도 있다.

그 길로 내려오면 약학관이 나온다. 이쪽으로도 올라올 일이 있을까봐 대략적인 위치를 찍어놨다.

큰곰자리 안에 있는 문창6성(文昌六星, 붉은색)과 문창증8성(文昌增八星, 주황색) (지도원출처 : IAU and Sky & Telescope magazine)

문창성(文昌星)문필(文筆)과 문운(文運)을 창성하게 한다는 자미원(紫微垣)에 속하며, 북두칠성 위쪽에 위치한 별들을 말한다. 현대 서양 별자리에 따르면 큰곰자리의 뒷다리부분에 해당하는 곳에 위치한다.

사시사철 보이는 북두칠성의 위에 있기 때문에 이 문창성 또한 매일 하늘에서 볼 수 있는 별이다. 그래서 고대부터 동양에서는 이 별을 문을 창성하게 함과 동시에 군사, 행정과 같은 왕을 보좌하는 정치 전반의 직책을 가리킨다고 보며 신성시 해온 별들이었다.

타이완에 위치한 문창제군상 (출처 : Strive172)

이 문창성을 신격화한 것이 문창제군(文昌帝君)인데, 그는 천제(天帝)의 명을 받아 인간의 운명을 관장하는 문창부(文昌府)의 대표로 임명된 신이다. 그러나 이후에는 '문(文)'이라는 뜻이 강조되어 운명의 신보단 학문의 신으로 믿어지게 된다. 이러한 이야기와 믿음은 현대까지 전승되어 문(文)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상징적인 의미로 쓰이게 된다.

 

특히 신라의 최치원은 고려 현종 14년(1023년)에 이러한 사상적 흐름에 따라 문창후(文昌侯)로 추증되기도 하는 등 한반도에도 문창성을 학문의 별로 여기는 문화가 퍼져있었다.

 

이후 현대에 들어  부산대학교 장전동 신교지 답사하던 제4대 문교부 장관 이선근(李瑄根, 1905~1983)이 이곳을 '문창성이 비추는 곳'이라고 하며 '최치원과 같은 문창성(위대한 인재)들이 많이 배출되기 바란다'는 뜻에서 이 곳을 문창대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이 문창대는 학교 안에 있지만 꽤 구석진 곳에 있고 또 오르막이 있어 그렇게 많은 발걸음이 오고 가는 곳은 아니다.

그럼에도 난 '문창회관', '문창쪽문'과 같은 이름이 왜 그렇게 불리게 되었는지 궁금했고, 그걸 찾다보니 '문창대'라는 곳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도에도 나와있지 않은 이 문창대를 겨우겨우 찾아내어 한번 올라가보게 된 것이다.

정상(?) 뷰는 그렇게 좋지 못했지만, 이곳이 문창성이 비치는 곳이라고 생각하니 조금 색다른 기분이 들어 소개해봤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