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에도 막부의 외교 정책 - 쇄국
에도 시대의 외교는 기본적으로 '쇄국(鎖国)'이었다. 나라(国)를 쇠사슬(鎖)로 감아 막아버렸다는 의미다. 참고로 이 쇄국은 나라를 여는 개국과 반댓말이다.
나라의 문은 닫았지만 그럼에도 교역을 하긴 했다. 바로 통신(通信)과 통상(通商)이라는 시스템으로 말이다.
사실 이런 모호한 상황 때문에 현재 일본 사학계에서는 완전한 쇄국은 아니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무역량이 조금 줄어들거나 국가의 엄격한 규제가 추가되었을 뿐, 대부분 교류 자체는 끊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니 굳이 표현 해보면 쇄국적 경향이 큰 교역 상태라고 보는 편이 좋을 것 같다.
2. 통신국과 통상국
2-1. 통신국(通信国)
통신국(通信国)은 에도 시대의 쇄국체제 아래에서 정식 국교를 맺은 국가를 말하는데, 여기에는 조선(朝鮮)과 류큐(琉球) 2개국이 포함된다. 조선은 일본에 조선통신사(朝鮮通信使)를 보냈으며, 류큐는 일본에 류큐사절(琉球使節)을 보냈다.
이 통신국의 외교와 무역은 해당 국과 가까운 번이 중개하는 형태로 이루어졌는데, 조선은 쓰시마 부중번(対馬府中藩)의 소우씨(宗氏)가, 류큐는 사쓰마 번(薩摩藩)의 시마즈씨(島津氏)가 중개했다.
2-2. 통상국(通商国)
통상(通商)은 외국과 교통(通)해 서로 상업(商)을 해 나가는 것을 말한다.
통상국(通商国)은 에도 시대의 쇄국체제 아래에서 정식 국교는 맺지 않았지만 통상관계만 있었던 국가를 말하는데, 여기에는 네덜란드(オランダ)와 청(清) 2개국이 포함된다.
앞서 통신국이 인접한 번을 통해 외교와 무역을 하는 것과 달리, 이들은 막부의 직할지 중 나가사키(長崎)에 있던 나가사키 봉행(長崎奉行)의 감독 아래에서 외교와 무역을 행했다.
재밌는 사실은 네덜란드는 통신국이 아니었음에도 1609년부터 1850년까지 총 166회에 걸쳐 비공식적으로 에도에 사절을 파견했는데, 이들을 카피탄 에도 참부(カピタン江戸参府, 캡틴 에도 참부)라고 불렀다. 여기서 카피탄(カピタン)은 나가사키의 데지마에 주재했던 네덜란드 상관장을 말하며, 이 네덜란드 상관장이 에도에 참부(参府, 에도로 가는 것)해 <오란다 풍설서(オランダ風説書)>를 제출해야 했으며, 이에 대한 모든 비용은 에도 막부가 부담했다.
이렇게 에도 막부는 쇄국을 하고 있었음에도, 조선과 류큐와는 통신의 관계를, 청과 네덜란드와는 통상의 관계를 맺으며 조금이나가 세계와 교류하고 있었다. 이러한 흐름이 있었기에 후에 에도 막부는 서방 열강들의 움직임과 동아시아에서의 급변하는 움직임을 알 수 있었고, 그러한 정보를 활용해 개항과 근대화를 해나갈 준비를 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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