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 강의 시간에 배웠던 내용 중 헷갈리는 것들을 간단히 정리해보고자 한다. |
1. 精神
나는 한자를 읽을 준 안다. 그러나 개중에서도 훈(訓, 뜻풀이)를 모르는 경우가 있다. 이 한자어 역시 그렇다. '정신'이라고 읽을 줄은 알지만 뜻을 읽으라고 하면 제대로 못했다. 그래서 이 한자들의 훈과 음을 다시 정리하려고 한다.
精 | 神 | |
뜻 | 정하다 찧다 |
귀신 |
음 | 정 | 신 |
精[정]은 米[미]와 靑[청]이 합쳐진 글자다. 여기서 米[미]는 뜻을 나타내며, 靑[청]은 뜻 혹은 음을 나타낸다.
단어 각각의 말만 보면 '깨끗한(푸른) 쌀'이라는 뜻이 되는데, 여기에서 '정하다(정성을 들여서 거칠지 않고 매우 곱다)', '찧다', '정성스럽다'라는 뜻이 나왔다.
神[신]은 示[시]와 申[신]이 합쳐진 글자다. 여기서 示[시]는 뜻을 나타내며, 申[신]은 뜻 혹은 음을 나타낸다.
여기서 示[시]는 신에게 제를 지낼 때 사용하던 제단을 뜻했는데, 제단을 통해 제사를 지내면 길흉이 보이게 된다는 뜻에서 '보이다'라는 뜻이 됐다. 그리고 申[신]은 '번갯불'을 형상화한 글자인데, 옛날에는 이 번개나 번갯불이 신의 노여움에서 온 것이라고 여겼다. 즉 이 申[신] 또한 원래는 '번개, 신'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었지만, '펴다', '거듭'과 같은 뜻으로 바뀌게 되었다. 그러나 그 뜻 어디 안갔다.
申[신]의 '신'이라는 뜻은 示[시]와 합쳐져 만들어진 神[신]에 남아있게 되었다. 이 神[신]의 뜻은 '귀신'인데 여기서 귀신이란 '넋(soul)', '신령(神靈, spirit)', '유령(ghost)'을 말한다. 통상적으로 '귀신'이라고 하면 '유령(ghost)'만 생각하지만, 오래전부터 그리고 현재까지도 귀신은 단순히 비육체적이며 의지가 있는 존재를 뜻했다.
귀신 | 넋(soul) |
신령(spirit) | |
유령(ghost) - 악령 포함 |
'정하다, 찧다, 정성스럽다'를 뜻하는 精[정]과 '귀신(넋+신령+유령)'을 뜻하는 神[신]이 합쳐진 정신(精神)은 무슨 뜻일까?
1. 육체나 물질에 대립되는 영혼이나 마음. 2. 사물을 느끼고 생각하며 판단하는 능력. 또는 그런 작용. 3. 마음의 자세나 태도. 4. 사물의 근본적인 의의나 목적 또는 이념이나 사상. 5. 우주의 근원을 이루는 비물질적 실재. |
'정한 귀신'이라는 뜻으로 쓰인 정신(精神)이라면 1번뜻인 '영혼이나 마음'을 뜻할 것이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정신'을 '비물질적인 영혼이나 마음이 대상을 느끼거나 생각하며 판단하는 능력 및 작용'이라고 보면 더 정확할 것 같다. 우리의 모든 행동은 이 '정신'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육체가 죽으면 이 육체에 담겨진 정신은 사라진다...
2. 抛棄
抛 | 棄 | |
뜻 | 던지다 | 버리다 |
음 | 포 | 기 |
한자에 비해 뜻이 너무 쉬운 글자다. 포기는 '던져 버린다'는 뜻이다.
抛[포]는 '손'을 뜻하는 手[수]와 𠠵[포]가 합쳐진 한자어인데, 이 𠠵[포]는 '절름발이'를 뜻하는 尢[왕]과 '힘'을 뜻하는 力[력]이 합쳐진 단어다. 즉, 抛[포]는 '손(手)에 힘(力)을 들여 구부러지게(尢) 던지다'라는 뜻이며 여기에서 '던지다'라는 뜻이 나왔다.
棄[기]는 '나무'라는 뜻의 木[목]과 '버리다'라는 뜻의 弃[기]가 합쳐진 한자어인데, 이는 죽은 아이(弃)를 나무(木)바구니에 담아 버리는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이러한 뜻에서 '버리다, 그만두다'라는 뜻이 나왔다.
3. 康
이 한자는 음은 아는데 뜻을 모르는 경우라서 복습하기 위해 정리했다.
'강녕', '건강', '강진군' 이런 곳에서 쓰이는 康[강]은 '집'을 뜻하는 广[엄]과 '미치다(닿다)'라는 뜻의 隶[이]가 합쳐진 단어로 쓰지만 실제로는 '쌀'을 뜻하는 米[미]와 '별(star)'을 뜻하는 庚[경]이 합쳐진 글자다.
여기서 庚[경]은 '탈곡기'를 표현한 것이고, 米[미]는 '쌀'을 표현한 것이다. 탈곡기에서 곡식의 낱알이 떨어지는 모습이 즐겁고, 편안하다는 뜻에서 '즐겁다, 편안하다, 성하다'라는 뜻이 되었다.
이렇게 내가 똑바로 몰랐던 한자어 2개와 한자를 다시 정리해봤다. 이제 이 한자와 한자어들은 까먹지 않길 바라며 글을 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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