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본 악기 샤쿠하치(尺八)와 야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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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일본어

19)일본 악기 샤쿠하치(尺八)와 야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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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형! 샤쿠하치라는 악기 아나?"
"그건 또 무슨 악긴데?"

"그 관악긴데, 그거 불 때의 모습이 있다이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1. 샤쿠하치(尺八)라는 이름의 악기

1-1. 샤쿠하치와 그 이름의 유래

샤쿠하치의 전면부, 등면부

尺八[しゃくはち/샤쿠하치]리드(reed)가 없는 형태의 일본 전통 목관악기다. 단소와 비슷한 모습으로 간혹​ 이 악기를 처음 본 사람은 단소와 헷갈리기 쉬운데, 진짜로 취구의 조그만 형태 빼고 재료, 제작법, 제작형태 등이 모두 같기 때문이다! 이 샤쿠하치는 오랫동안 일본인에게 사랑받는 악기였기에 시대별로 조금씩 다른 형태로 발전되며 현재까지 내려오고 있다. 일본에서 주로 쓰이는 샤쿠하치는 후케 샤쿠하치(普化尺八, ふけしゃくはち)이며, 이 샤쿠하치는 참대(真竹)라고 불리는 대나무 뿌리에서 위로 7개 마디를 잘라 구멍을 내서 만든다.

 

이 일본 전통 악기의 관의 표준 길이가 1척(一尺) 8촌(八寸)이었던 것에서 유래해 그 이름도 척팔 즉, 尺八[しゃくはち/샤쿠하치]라고 불리게 되었다. 이 이름과 악기의 유래는 당나라 때의 철학가, 과학자 그리고 유명한 음악가 여재(吕才, 606~665)의 일화에서 찾을 수 있었다. 7세기 초 당나라의 음악가 여재가 통음을 12율로 맞추어 관악기를 만들 때 중국 표준음인 황종(黃鍾)을 내는 것이 1척 8촌이었기 때문이라고 전해진다.

여재(吕才)는 박주(博州) 청평(清平)사람이다.
(당나라) 시중(侍中) 왕규(王圭), 위징(魏徵)은 또 재(才)를 학술의 빼어남(妙)이라고 칭했다.
징(徵)은 말했다.
'재(才)는 척12매(十二枚)와 척8(尺八)의 장단을 다르게 했다. 각각의 율관(律管)이 소리를 냈고, 어울리지않는 운(韻)이 없었다.'

- <구당서>권813 <조효손 부인균 부혁 이순풍 여재(祖孝孫 傅仁均 傅弈 李淳風 吕才)>

1-2. 샤쿠하치의 변천사

샤쿠하치의 종류 사용 기간 구조적 특징
코다이샤쿠하치(古代尺八)
(=가가쿠샤쿠하치(雅楽尺八))
7세기 말(8세기 초) ~ 10세기 평균 길이 : 40cm
평균 지름 : 2cm
손가락 구멍 갯수 : 총 6개
히토요기리샤쿠하치(一節切尺八) 14~16세기(무로마치 시대) ~ 19세기 평균 길이 : 33.6cm
평균 지름 : 3cm
손가락 구멍 갯수 : 총 5개
후케샤쿠하치(普化尺八) 16세기 ~  평균 길이 : 54.5cm
평균 지름 : 4cm
손가락 구멍 갯수 : 총 5개

[가가쿠샤쿠하치, 코다이샤쿠하치(아악팔척, 고대팔척)]

중국 당나라에서 만들어져 7세기 말에서 8세기 초 사이 일본으로 한 목관악기가 궁내음악이라고도 불리는 아악(雅楽)용 악기로 전래되었는데 이 악기를 샤쿠하치(尺八)라고 불렀다. 이후 이 악기는 아악용 샤쿠하치라는 뜻으로 가가쿠샤쿠하치(雅楽尺八)라고 불리게 되었다. 또 후대 역사학자들에 의해 고대에 쓰인 샤쿠하치라는 뜻으로 코다이샤쿠하치(古代尺八)라고도 불리게 되었다.

오랜 기간 사용되다가 헤이안 시대 중엽인 10세기에 아악 악기로서의 목관악기류가 사용되지 않게 되면서 가가쿠샤쿠하치의 역사는 끝이 났다. 현재 이 가가쿠샤쿠하치는 도다이사(東大寺) 쇼소인(正倉院)에 8자루 보관되어 있을 뿐, 연주방법이나 음계에 대한 정보는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가가쿠샤쿠하치의 평균 길이는 40cm이며, 지름은 원의 지름 2cm고, 앞에 5개, 뒤에 1개의 손가락 구멍이 존재한다.

 

[히토요기리샤쿠하치(일절절팔척)]

헤이안 시대와 가마쿠라 시대가 끝날 때까지 역사 속에 등장하지 않았던 샤쿠하치는 14~16세기 일본 무로마치 시대 때 히토요기리샤쿠하치(一節切尺八, 이하 히토요기리)라는 형태로 다시 나타났다. 여기서 히토후시(一節)는 '나무'의 한마디를 뜻한다. 그러니까 대나무의 중간 부분(一節)을 잘라(切) 만들었기 때문에 이러한 이름이 붙은 것이다. 히토요기리는 무사의 소양으로 여겨져 무가사회에서 크게 유행했다.

덴가쿠(田楽)를 전문적으로 연주하는 연주하는 승려 복장을 한 연예인(芸人)인 덴가쿠호우시(田楽法師)가 나타나 음악을 불러주고 돈이나 음식을 받는 일도 자주 있었는데, 그 중 '거적스님'이라는 뜻의 코모소우(薦僧)도 있었다. 이들은 나중에 불교 선종의 한 교파인 후케슈우(普化宗, 보화종)와 결합되어 허무승이라고도 불리는 코무소우(虚無僧)가 된다.

샤쿠하치를 부는 허무승 (출처 : 위키피디아)

히토요기리는 17세기 후반부터 전성기를 누렸지만 당시 새로운 샤쿠하치인 후케샤쿠하치(普化尺八)가 등장하면서 급속히 쇠퇴해 19세기에는 더 이상 히토요기리를 연주하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히토요기리의 평균 길이는 33.6cm이며, 평균 지름은 3cm이고, 앞에 4개, 뒤에 1개의 손가락 구멍이 존재한다.

 

[후케샤쿠하치(보화팔척)]

16세기 일본에서 대나무 뿌리부분으로 만든 후케샤쿠하치(普化尺八)가 개발되어 현재까지 명맥을 잇고 있다. 무로마치 시대부터 유행했던 히토요기리보다 길고 굵다. 후케샤쿠하치의 평균 길이는 54.5cm, 평균 지름은 4cm, 손가락 구멍은 앞에 4개, 뒤에 1개다. 즉, 지금까지 만들어진 샤쿠하치 중에선 길이와 지름이 가장 긴 편이며, 손가락 구멍은 직전에 유행한 히토요기리와 같다.

히토요기리보다 크고 두꺼워 소리가 크며, 음역도 넓다는 특징이 있다. 에도 시대에는 막부에 의해 후케슈우(普化宗)의 허무승(虚無僧)만 사용하는 불교용 악기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표면적으로 일반인이 연주할 수 없었지만 실제로 이 후케샤쿠하치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꽤 있었다고 한다. 1871년 메이지 정부에 의해 후케슈우가 폐지되면서 일반 연주자들이 세상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아래 피아노와 합주해서 지브리 애니메이션인 모노노케 히메 OST을 연주하는 샤쿠하치를 들어보자.

https://www.youtube.com/watch?v=wWLR2RYYzuA 

 

2. 샤쿠하치(尺八)라는 말의 쓰임새

그럼 이 단어가 일상적으로 어떻게 쓰이는지 알아보기 위해 먼저 사전 뜻을 살펴보자.

尺八[しゃくはち]

1. 관의 상단을 기울여 깎아 만든 취구에 직접 입술을 대고 부는 중국 당나라 초기에 제작되었다고 여겨지는 대나무제 세로피리(縦笛)
2. 글씨나 그림에 사용되는 폭 1척 8촌에 해당하는 종이나 비단류
3. 한겹으로 짤라 길이 1척 8촌의 중앙보다 약간 밑의 마디를 낸 대나무제 꽃꽂이용 그릇.
4. <1의 연주 방법의 연상에서> 펠라티오(남성기에 대해 입술로 생기는 자극)

샤쿠하치는 구강성교의 한 종류인 펠라티오(Fellatio)를 말한다. '구강성교가 펠라티오아닌가?'라는 의문이 드는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지식이 있다. 구강성교에서 남성의 성기가 상대의 구강으로 받게 되면 펠라티오, 여성의 성기가 상대의 구강으로 받게 되면 커닐링구스라고 한다. 구강성교 방법의 한 종류가 펠라티오라는 말이다. 또 펠라치오라고 하기도 하는데, 이는 일본어 フェラチオ[훼라치오]에서 유래한 말이다. 그래서 일본어 발음인 훼라치오라고 그대로 부르든지, 영어와 라틴어 발음인 펠라티오로 부르는 편이 좋을 것이다.

구강 성교(oral sex) 펠라티오(Fellatio)
(=블로우잡(blowjob), BJ, 훼라치오(フェラチオ), 훼라(フェラ), 샤쿠하치(尺八), 사까시)
커닐링구스(Cunnilingus)

샤쿠하치를 불고 있는 한 남자 (출처 : https://teket.jp/)

이 샤쿠하치라는 은어가 한국어에 들어와서 사까시라는 말이 되었던 것이다. 샤쿠하치를 부는 듯한 모습이 남성의 성기를 빠는 듯해 이러한 이름이 붙었다. 우리로 치면 이 남성 성기를 구강으로 해주는 것을 '단소'라고 부르는 느낌이다. 중국에서도 이 펠라티오를 속어로 '퉁소를 불다'라는 뜻의 吹簫[추이샤오/취소], 혹은 '나팔을 불다'라는 뜻의 吹喇叭[추이라빠/취라팔]라고 한다고 한다.

 

옛날에는 이 펠라티오를 일본의 유녀들 사이에서는 '입얻음'이라는 뜻의 '口取り[쿠치토리]'라고 불렸고, 펠라티오를 할 때 나는 소리가 기러기가 내는 소리와 닮았다고 여겨 '기러깃소리'라는 뜻의 '雁が音[카리가네]', 샤쿠하치를 부는 듯한 모습 때문에 尺八[샤쿠하치]라고 불렀다. 그러다가 외래어가 확산되면서 フェラチオ[훼라치오] 혹은 약칭 フェラ[훼라]라는 단어가 널리 쓰이게 되며 尺八[샤쿠하치]라는 말은 일본에서 자주 쓰이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이 일본어 尺八[샤쿠하치]라는 말은 어느새 한국에 정착되면서 펠라티오를 뜻하는 속어로 자주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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