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리뷰] 공간을 넘어 시간으로: 직시 투사를 활용한 한국어 지시사의 통합적 대립 체계 정립(김상민(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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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리뷰] 공간을 넘어 시간으로: 직시 투사를 활용한 한국어 지시사의 통합적 대립 체계 정립(김상민(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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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1-1. 문제 제기

논문은 '~에 앞서, ~하는 중, ~한 뒤에'와 같이 인간이 추상적인 시간을 공간적 개념에 빗대어 이해하는 인지적 특성에 주목하여, 한국어 시간지시사 '이, 그, 저'가 공간지시사와는 상이한 대립 체계를 갖는다는 점을 규명하고자 합니다. 공간지시사가 화자와 청자의 물리적 거리를 기준으로 대립하는 것과 달리, 시간지시사는 시간적 거리라는 독자적인 체계 내에서 작동하며 특히 '그'가 청자 근칭을 나타내지 않는 등 기존 공간지시사 체계와 구별되는 양상을 보입니다. 이에 논문은 시간지시사와 공간지시사의 대립 체계 차이를 분석하고 그 원인을 탐구하여, 이를 바탕으로 시간지시사는 물론 전체 지시사의 용법을 아우르는 새로운 대립 체계를 정립함으로써 기존의 공간 중심 지시사 연구를 보완하고 확장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1-2. 연구 대상

논문은 시간지시사 '이, 그, 저'의 대립 체계를 정립하기 위해, 공간지시나 문맥지시(조응)와 구별되는 '순수한 시간지시사'의 용법만을 엄밀히 연구 대상으로 삼습니다. 즉, 발화 공간이나 문맥을 참조해야 하는 구성은 배제하고, '간, 다음, 동안, 때, 번, 사이(새), 순간, 시간, 시대, 전, 즈음(즘), 참, 후' 등과 결합하여 시간 차원 자체를 지시하는 사례를 중심으로 분석하여 연구의 명확성과 엄밀성을 확보하고자 합니다.

 

2. 선행 연구 검토

기존 연구는 지시사를 주로 공간적 거리에 따른 삼원 대립으로 분석해 왔으나, 논문은 이는 시간이나 문맥지시의 복합적 특성을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합니다. 심리적·인지적 거리나 이원 대립, 새로운 범주를 도입한 연구들도 지시 차원(공간, 시간, 문맥 등)에 따른 해석 기준의 차이를 명확히 구분하지 못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에 논문은 각 지시 차원의 고유성을 고려하여 시간지시사의 대립 체계를 우선 정립하고, 이를 토대로 전체 지시사를 포괄하는 통합적 체계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3. 시간지시사의 대립 체계

논문은 시간지시사 '이, 그, 저'의 해석에 직시 중심의 투사 개념을 도입하여 그 대립 체계를 새롭게 정립합니다.

구체적으로 '이'는 '이 순간을 절대 잊고 싶지 않아'처럼 직시 중심이 발화시에 있는 발화시 근칭을, '그'는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처럼 시간의 축이 사건시로 투사되어 직시 중심이 사건시에 있는(사건시에 집중도를 가지는) 사건시 근칭을, '저'는 '저번 수업에서 교수님이 무슨 말을 하셨었어?'와 같이 직시 중심이 발화시에 있는(발화시에 집중도를 가지는) 발화시 원칭을 나타내는 것으로 분석합니다. 이는 공간지시사에서 인칭 축의 투사가 발생하는 것과 달리, 시간지시사에서는 시간의 축이 발화시에서 사건시로 투사됨으로써 각 지시사가 고유한 기능을 수행하게 된 결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출처 : 김상민(2021)

또한, 이러한 대립 체계는 '이/그/저 + 시간 명사' 구성에서 나타나는 결합의 제약이나 잉여성을 설명하는 근거가 되며, 지금까지의 논의를 통해, 기존 공간지시사 연구와 달리 삼원 대립이 체계적으로 잘 나타나지 않는 시간지시사만의 독자적인 대립 체계를 체계적으로 위와 같이 도식화하였습니다.

 

4. 시간지시사 대립 체계의 확장

논문은 앞서 정립한 시간지시사의 대립 체계를 문맥지시사 및 상맥지시사 등으로 확장하여 적용함으로써, 해당 체계가 지시사 전체를 관통하는 통합적인 설명력을 지니는지 검증하고자 합니다.

4-1. 문맥지시사 대립 체계로의 확장

논문은 시간지시사의 대립 체계를 문맥지시사로 확장하여 그 대립 체계를 새롭게 도식화합니다.

담화에서 등장한 발화의 일부분을 지시하는 문맥지시사에서 직시의 중심은 '화자의 현재 발화'이며, '이'는 화자의 현재 발화 속 표현을 지시하는 근칭, '그'는 인칭과 시간의 축이 투사되어 화자와 청자의 과거 발화 속 표현을 지시하는 근칭으로 분석됩니다. 또한, 문맥지시사에서 '저'는 화자의 현재 발화 원칭을 나타내지만, 과거 발화 표현을 지시할 때 집중도가 높아지는 일반적인 문맥지시의 특성상 사용 가능한 상황이 거의 없다는 점이 확인됩니다.

출처 : 김상민(2021)

이러한 분석을 통해 문맥지시사는 단순히 '이, 그'의 이원 대립이 아니라, 본래 '이, 그, 저'의 삼원 대립 체계를 갖추고 있으나 '저'의 사용이 극히 제한적인 결과임을 밝혀냈습니다.

 

4.2. 상맥지시사 대립 체계로의 확장

출처 : 김상민(2021)

화자의 인식 속에 있는 개념을 지시하는 상맥지시사는 화자의 현재 인식을 직시 중심(근칭 표현 '이')으로 하며, 개념이라는 속성상 직시 중심 투사 대상이 불명확하여 '그'와 '저'는 화자의 현재 인식에서 먼 원칭을 나타내게 됩니다.

출처 : 김상민(2021)

그렇게 논문은 화자의 인식 속에 있는 개념을 지시하는 상맥지시사까지 분석을 확장하여, 공간·시간·문맥·상맥지시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적인 대립 체계를 도식화하였습니다. 이 최종 지시사 대립 체계는 모든 지시 차원에서 '이'는 직시 중심의 근칭으로, '그'와 '저'는 직시 중심의 원칭으로 분류하되, '그'는 지시 대상 근처로 직시 중심의 투사가 발생하는 경우(투사 O), '저'는 그렇지 않은 경우(투사 X)로 그 차이를 규정하였습니다. 결론적으로 각 지시사는 고유한 직시 중심(공간: 화자가 존재하는 공간, 시간: 화자가 존재하는 시간, 문맥: 화자의 현재 발화, 상맥: 화자의 현재 인식)을 가지며, 이 중심으로부터의 투사 여부에 따라 전체 지시 체계가 체계적으로 설명될 수 있음을 밝혔습니다.

 

5. 결론

논문은 기존 연구가 공간지시나 문맥지시와 혼재된 사례를 분석 대상으로 삼고 직시 중심의 투사 개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였습니다. 이를 위해 논문은 시간지시 환경만을 엄밀히 선별하여, 시간지시사에서 시간의 축이 발화시에서 사건시로 투사됨으로써 '이(발화시 근칭), 그(사건시 근칭), 저(발화시 원칭)'의 대립 체계가 형성됨을 밝혔습니다. 나아가 이러한 대립 체계를 지시사 전반으로 확장하여 '이'는 직시 중심 근칭, '그'는 직시 중심 투사 대상 근칭, '저'는 직시 중심 원칭이라는 통합적 체계를 정립하였으나, 상맥지시사 내 '그'와 '저'의 세부적인 차이와 채움말(filler)의 기능을 하거나 어휘화된(관용화되거나 접속부사가 된) 지시사의 기능 등은 향후 과제로 남겼습니다.

 

6. 제언

이 논문은 기존의 공간적 거리 중심적 지시사 연구들에서 벗어나, 직시 중심이 이동하는 직시 투사(deictic projection) 개념을 지시사 전반에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 점은 분명 지금까지 읽은 한국어 지시사 분류에 관한 논문들에서는 크게 언급되지 않았었죠. 이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읽어보면 좋을 논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영어] 명사 deictic projection의 어원과 의미

영단어를 암기하던 중 deictic projection의 뜻과 품사가 헷갈려 이를 캠브릿지딕셔너리와 윅셔너리를 참고하여 정리해봤습니다.1. deictic projection의 어원'직시적인'이라는 뜻의 형용사 deictic이 '예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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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공간지시사는 인칭 축, 시간지시사는 시간 축으로 투사되는 화시 중심의 축을 명확히 구분함으로써, 지시사 체계를 더욱 체계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밝혔고, 결과적으로 '이(화시 중심 근칭), 그(화시 중심 투사 대상 근칭), 저(화시 중심 원칭)'로 구성된 통합적인 대립 체계를 통해 한국어 지시사의 용법을 보다 정밀하고 포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이론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이 또한 흥미로운 분석이었습니다.

 

기존 연구가 대부분 '공간지시사' 분석에 치우쳐져 있었지만, 이 논문은 '시간지시사'라는 새로운 연구 주제를 다시금 인식시키고 있다는 점에서도 큰 의의가 있다고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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