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시어 ‘이, 그, 저’의 용법과 의미
Kang, Chang-Seok. 2016. The Usage of Korean Demonstratives ‘i, geu, jeo’. Korean Journal of Linguistics, 41-2, 201-216. The demonstratives in Korean (‘i, geu, jeo’) show high token frequency in the daily conversation and written texts, which mak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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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머리말
이 논문은 문맥 중심 언어인 한국어의 지시어 '이, 그, 저'의 용법과 체계를 쉽고 정확하게 설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기존의 거리 중심의 '근칭·중칭·원칭'의 설명은 한계가 있으며, 원근(遠近)은 본질적인 기준이 아니라는 점을 주장하죠. 따라서 인도유럽어 이론보다 한국어 화자의 직관과 실제 용례를 중심으로 '이, 그, 저'의 용법을 설명해야 한다고 제안합니다.
2. ‘이, 그, 저’의 대립 체계
2.1. ‘이, 그, 저’ 사이의 대립 여부
논문은 선행 연구들을 통해, '이, 그, 저'는 외견상 3항 대립 체계처럼 보이지만, 용례를 분석해보면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점이 드러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니까, '이'와 '저'는 서로 배타적으로 대립하지만, '그'는 이들과 같은 방식으로 대립하지 않는 다른 기준으로 사용되는 지시어라는 것이죠. '이런저런, 여기저기, 이쪽-저쪽, 이놈-저놈'과 같이, '이+저' 합성어와 '그럭저럭'과 같이, '그+저' 합성어는 존재하나, '이+그' 합성어는 없으며, 이는 한국어의 기본적인 이분법적 구분을 보여주죠. '그'는 '이'와 교체되는 경우가 많고 '여기'-'저기'와도 같은 대상을 가리킬 수 있어, 독립적인 대립항으로 보기 어렵다고 논문은 봅니다. 그렇게 논문은 '그'는 '이'-'저'와 같은 대립축에 있는 지시어가 아니라고 보는 것이죠.
2.2. 용례(범주)의 구분 여부
기존 연구는 '이, 그, 저'의 용례를 여러 범주로 나누었지만, 논문은 이를 구분할 충분한 근거가 없다고 판단합니다.
지금까지 관련 논문들이 용례를 나누게 된 이유는 인도유럽어 이론과 원근 중심 해석에 의존했기 때문이라고 비판하죠. 그래서 모든 용례를 한국어 화자의 직관과 실제 사용을 바탕으로 하나의 관점에서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3. ‘이, 그, 저’의 용법과 의미
3.1. ‘이’와 ‘저’의 영역
논문은 '이'와 '저'의 차이는 거리(원근)가 아니라 화자가 설정한 영역의 안과 밖을 구분하는 데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의 영역은 문맥에 따라 자유롭게 정해지고 '저'는 '이'의 영역이 정해진 뒤, 그 밖의 영역을 가리키며, 이러한 구조는 '우리–남'의 관계와 같은 한국어 화자의 인식 체계와도 일치한다고 설명하죠 . 따라서 '근칭-원칭'보다 '안-밖' 혹은 문무영의 <지시사 ‘이, 그, 저’ 고(1984)>에서 주장한 '자시(自示)와 '타시(他示)'라는 설명이 '이'와 '저'의 실제 용법을 더 잘 설명한다고 봅니다. 그러면서 논문은 물론, 인간의 인식은 시공간을 넘나들 수 있으므로, 화자의 현재 위치와 상관없 이 '이'의 영역이 설정될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3.2. ‘그’의 용법과 의미
논문은 '그'를 '중칭'이나 '청자 근칭'으로 설명하는 기존 견해는 모든 용례를 설명하지 못한다고 비판합니다. 대신 '그'는 화자가 청자가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대상(청자 기지(聽者旣知))을 가리키는 지시어라고 해석하며, 이를 통해 청자 근칭·전술 언급·상식적 사실 등의 다양한 용례를 하나의 원리로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하죠. 다만 청자가 알고 있는 대상이라고 해서 반드시 '그'를 사용하는 것은 아니므로, 실제 사용에는 추가적인 조건이 존재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3.3. ‘그’와 청자의 관점
한국어는 대표적인 문맥 중심 언어로, 한국어 화자가 말을 할 때 중요하게 여기는 문맥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청자입니다.
이에 논문은 '이'는 화자의 관점을, '그'는 그렇게 중요한 청자의 관점을 반영하는 지시어라고 설명합니다. 화자와 청자의 관점이 비슷하면 '이'와 '그'가 모두 가능하지만, '그럴까?, 그렇습니다, 그래도 되나요?'와 같이 청자의 발화나 판단에 반응할 때는 반드시 '그'를 사용합니다. 이를 통해 영어와 달리 한국어는 '예'와 '아니오'의 대답의 특징과 마찬가지로 청자의 관점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언어이며, '그'의 용법도 이러한 특성을 보여준다고 주장하죠.
3.4. ‘그’와 ‘그녀’
논문은 3인칭 대명사 '그'와 '그녀'는 서구 언어 혹은 그 언어들을 모방한 일본어의 영향으로 나타난 20세기의 신조어로, 한국어의 경어법과 문법 체계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일상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또한 한국어는 인도유럽어와 달리 인칭보다 지시 체계가 중요한 언어이므로, '이, 그, 저'를 1·2·3인칭과 대응시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하죠. 따라서 '이 사람'이 화자(1인칭), 청자(2인칭), 제3자(3인칭) 모두에 쓰일 수 있듯이, '이', '그', '저'는 고정된 인칭이 아니라 문맥에 따라 화자, 청자, 제3자를 모두 지시할 수 있는 지시어로 이해해야 한다고 봅니다.
참고로, 제3자를 지칭할 때 항상 '저'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고 '그'를 사용하는 빈도가 높기에, 3인칭 대명사를 새로 만들 때 '저'가 아니라 '그'를 선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4. 맺음말
논문은 국어의 문맥 의존성과 청자 중심성을 바탕으로 '이, 그, 저'의 용법을 새롭게 설명하고자 하였습니다.
'이'와 '저'는 화자가 설정한 영역의 안과 밖을 구분하는 배타적 지시어이며, '그'는 청자가 이미 알고 있는 대상을 청자의 관점에서 표현할 때 사용하는 지시어라고 주장하였죠. 따라서 기존의 원근이나 인칭 중심의 설명만으로는 '이, 그, 저'의 실제 용법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고 결론짓습니다. 다만 논문은 이러한 주장은 가설적 성격을 가지므로 다양한 용례를 통한 추가 검증과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5. 제언
이 논문도 많은 선행 연구처럼 '이-저' 그리고 '그' 이렇게 두 개로 구분하여 한국어 지시사의 용법과 의미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꽤 흥미로웠던 부분은 '이-그'는 화자 중심, '그'는 청자를 고려한 화자의 판단에 따라 설정된다는 것이었고, 이를 인도유럽어의 특징과 비교하며 논증을 펼친 점도 대단한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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