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지시어 ‘이’, ‘그’의 선택 기준 제시 -러·한 번역 사례를 중심으로- - 언어와 언어학
This study concerns demonstrative translation. Usually, world languages feature two or three directives. When translating between two languages with three demonstratives, a choice must be made as to which of the three demonstratives to translate. When t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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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본 연구는 지시 체계가 2개인 러시아어(этот, тот) 중 этот을 3개인 한국어(이, 그, 저)로 번역할 때 발생하는 학습자의 혼란과 오류를 해결하기 위해, 문맥조응(지시 대상이 지시어 앞이나 뒤에 나타나 있어 지시어가 그 지시 대상을 가리키는 것)에 적용 가능한 지시어 선택 기준을 마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학습자들이 기존에 학습한 위치조응 지식만으로는 문맥조응까지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에 주목하여, 실제 한국 소개 자료와 연구자가 보완한 예문을 분석함으로써 외국인 학습자가 직관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최소한의 형태적·상황적 번역 지침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2. 지시어 ‘이’,‘그’의 의미와 사용 상황
| (한국어) | 예시 | 문법적 특징 |
| 지시관형사 | 이, 그 | 지시관형사 + 의존명사/명사 |
| 지시대명사 | 이것, 그것 | 지시대명사 + 조사 |
본 연구는 관형사가 없는 러시아어와 관형사가 있는 한국어의 품사 체계 차이를 고려하여, 문법적 범주를 넘어 대용과 지시 기능을 수행하는 '지시어'의 관점에서 '이'와 '그'의 사용 원리를 고찰합니다.
2.1 한국어에서의 ‘이’,‘그’의 의미와 사용 상황
한국어 지시어 '이'와 '그'에 대한 연구는 초기 거리 중심의 개념(근칭, 원칭, 중칭)에서 점차 심리적, 담화적, 화용적 영역으로 확대되어 왔습니다.

주요 선행 연구들을 종합하면, '이'는 화자의 주관성이 개입되어 주로 실제 대화 상황인 화맥에서 사용되며, 화자와의 심리적 거리가 가깝고 시간적으로 현재와 연결됩니다. 또한, '이'는 화자만이 아는 신정보를 다루며 후행조응과 선행조응 모두에서 활용이 가능합니다.
반면, '그'는 화자의 주관성이 배제된 채 주로 문맥 안에서의 지시를 담당하며, 화자와의 거리가 있는 과거 및 미래 상황이나 화자와 청자가 공유하는 구정보를 가리킬 때 선행조응의 형태로만 사용됩니다. 이처럼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어 왔으나, 여전히 '이'와 '그'를 선택하는 명확하고 직관적인 기준을 제시하는 데에는 학계 내에서도 어려움이 존재합니다.
2.2 러시아어에서의 ‘Этот’의 의미와 사용 상황
러시아어의 지시 대명사는 этот(this와 유사)과 тот(that과 유사)이 존재하며, 일반적으로 근칭과 원칭으로 구분됩니다.
특히 러시아어에서 этот은, 영어의 'that'이나 한국어의 '그'처럼, 담화 직시 기능의 무표적 대명사로서 압도적인 사용 빈도를 보이며, 한국어의 '이'와 유사하게 화자의 주관적 관점을 반영하여 신정보를 지시하거나 화제 전환의 역할을 수행하기도 합니다.

<표2>에 정리된 바와 같이, этот이 근칭으로 쓰일 때는 화자의 감정이입이 반영된 현재의 사건이나 화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전경 정보를 가리키는 데 사용됩니다. 반면, 원칭으로 쓰일 때는 화자의 주관이 배제된 객관적 관점에서 과거의 사건이나 화자가 상대적으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배경 정보를 지시하는 데 활용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2.3 한국어와 러시아어의 지시어 대조
러시아어와 한국어는 근칭과 원칭을 사용하는 상황적 맥락에서 유사한 체계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표3>에 나타난 대조 분석에 따르면, 러시아어의 этот이 한국어의 근칭인 '이'로 번역될 경우, 화자의 주관적 관점이 강하게 개입되며 시간적으로는 현재나 현재와 가까운 시점을 지시하게 됩니다. 반면, этот이 한국어의 원칭인 '그'로 번역될 때는 화자의 주관이 배제된 객관적 태도가 나타나며, 주로 과거, 미래 등 현재와 거리가 있는 시간적 맥락에서 사용된다는 차이를 보입니다.
3. 러시아어 Этот의 번역어 선택 기준
본 연구는 <표3>의 대조 결과를 토대로, 러시아어 этот을 한국어로 번역할 때 '이'와 '그'를 구분하는 변별 기준으로 '시제(현재 여부)'와 '주관성(화자의 문장 해석 관여 여부)'을 설정하여 가설을 수립하였습니다.
3.1 선행조응/ 후행조응

러시아어 этот의 번역어 선택 기준 중 하나인 조응 방식에 따르면, 지시 대상이 этот의 앞에 위치하는지 뒤에 위치하는지에 따라 번역어가 결정될 수 있습니다. 선행조응의 경우 문맥적 상황에 따라 '이'와 '그'가 모두 사용될 수 있으나, 후행조응의 경우에는 본 연구가 다루는 문어 중심의 청자와 상호작용이 없는 상황에서는 주로 '이'가 단독으로 사용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3.2 지시어 생략

러시아어 문장에서 지시 대명사 это가 사용된 경우를 분석하면, 러시아어는 한국어와 달리 선행 내용을 설명할 때 하이픈(-)을 활용하는 특성을 보입니다. 이러한 문장 구조에서는 선행 어휘와 후행 어휘가 동일한 지시 대상을 가리키므로 후행 어휘(후행 지시 대명사 등)를 생략하는 것이 가능하며, 번역 시에도 굳이 '이'나 '그'로 옮기지 않고 지시 대상을 직접 주어로 설정하여 표현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습니다.
3.3 시제
한국어와 러시아어에서 발화시와 사건시 사이의 시간적 거리는 지시어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한국어에서 발화시와 사건시가 가깝거나 일치하는 현재 상황에서는 '이'와 '그'가 모두 사용될 수 있으나, 과거 또는 미래와 같이 시간적 거리가 멀어질수록 '이'의 사용은 배제되고 '그'만이 주로 사용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러시아어 этот의 번역 또한 그러한 맥락을 공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용 양상은 <표4>에서 볼 수 있듯이 현재 시제에서는 '이/그'가, 과거 및 미래 시제에서는 '그'가 선택되는 형태로 정리됩니다.
3.4 주관성

한국어와 러시아어의 지시어 대조 분석을 통해, 지시어 '이'와 '그'를 변별하는 핵심 기준 중 또 하나는 주관성의 역할입니다.


함계임(2016)의 기준을 적용하여 서법, 서술어 품사, 주어 인칭을 중심으로 주관성을 측정한 결과, 현재 시제에서 후행 문장의 용언이 형용사이거나 특정 장소에 머무름을 나타내는 동사 '있다'일 경우 주관성이 강한 '이'가 선택될 가능성이 높음을 확인하였습니다.


반면, 선행 문장의 서술어 품사는 지시어 선택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주어 인칭의 경우 선·후행 문장의 주어가 모두 1인칭일 때 화자의 개입이 가장 강하게 작용하여 '이'가 선택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그 외의 경우에는 대부분 '그'가 선택되었으며, 이는 한국어 문어와 구어에서 '그'의 사용 빈도가 압도적으로 높다는 기존 연구 결과들과도 일치합니다.

이러한 분석 결과를 종합하여 제시한 '이'와 '그'의 판별도는 [그림1]과 같으며, 이를 통해 논문은 러시아어 этот을 한국어로 번역할 때 고려해야 할 형태적 기준과 상황적 기준을 체계적으로 정립하였습니다.
3.5 어휘
본 연구에서 제시한 시제와 주관성에 기반한 '이'와 '그'의 판별 기준에도 불구하고, 실제 문맥에서는 어휘적 특성이나 담화 상황에 따라 예외적인 지시어 선택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선행 문장에 '여기(Здесь)'와 같은 현장성을 담은 어휘가 사용된 경우, 후행 문장의 서술어가 동사일지라도 화자가 위치한 공간적 현재성을 강조하기 위해 '이곳'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간접화법으로 서술된 문장이라 하더라도, 원래의 직접화법에서 화자가 의도했던 발화 당시의 상태를 살리기 위해 '이'가 유지되는 사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지시어 번역 시에는 설정된 문법적 기준 외에도, 함께 사용된 어휘의 현장성이나 담화 상황에서의 화자 의도를 면밀히 고려해야 합니다.
4. 결론
본 연구는 러시아어의 지시어 этот을 한국어 '이'와 '그'로 번역할 때 외국인 학습자가 활용할 수 있는 명확한 형태적 선택 기준을 정립하는 데 목적을 두었습니다. 연구 결과, 조응 방향(선행조응, 후행조응)과 시제, 그리고 서술어의 품사와 주어 인칭에 따른 주관성 개입 여부가 지시어 선택의 핵심 변별 기준임을 확인하였으며, 이를 통해 러시아어의 특수한 문장형태인 하이픈(-) 처리 방안과 예외적인 어휘적 상황까지 포괄하는 번역 전략을 제시하였습니다. 본 연구는 언어 간 지시 체계의 차이로 발생하는 학습자의 오류를 줄이고, 학습자가 보다 전략적으로 지시어를 선택할 수 있도록 개념적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습니다.
5. 제언
этот을 한국어로 어떻게 번역하느냐는 오래된 문제였습니다.
그런데, 이 논문은 조응, 지시어 생략, 시제, 주관성, 어휘 등 5가지 기준을 활용한 판별 기준을 통하여, этот은 '이' 혹은 '그'로 번역된다고 설명합니다. 이 판별 기준은 논문에서 언급한 것처럼 향후 러시아어 모어 화자의 한국어 학습 및 한국어 모어 화자의 러시아어 학습 시 교육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정도로 잘 정리된 것 같습니다.
다만 해당 논문은 тот은 어떤 기준에 따라 '그' 혹은 '저'로 번역되는지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아서 이 부분에 대해서 추가로 연구가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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