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에펠탑 효과가 뭔 줄 알아?"라는 질문에 "저가 알기론 '환상이 파괴되면서 느끼는 심리적 증후군'인데, 아닙니까?"라고 답을 했다. 그러자 그는 나에게 완전히 잘 못 알고 있다면서 에펠탑 효과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
1. 에펠탑이 세워지다. (에펠탑의 역사)
에펠탑은 알렉상드르 귀스타브 에펠(Alexandre Gustave Eiffel, 1832~1923)에 의해 프랑스 파리 마르스 광장(Champ de Mars)에 1889년에 완공 설치된 격자형 연철탑이다. 설계자의 이름을 딴 이 거대한 철탑을 프랑스 현지에서는 철의 여인(La dame de fer)이라고 부른다.
1870년 7월부터 1871년 1월까지 일어난 1870년 프랑스-독일 전쟁(Guerre franco-allemande de 1870)중 전쟁에서 패배한 프랑스 제2제국이 멸망하고, 프랑스 제3공화국이 세워졌다. 전쟁에서 패한 프랑스는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 독일에게 패배한 치욕을 만회하며 프랑스 혁명 100주년을 기념하면서 회복된 국력을 과시하기 위해 엑스포를 기획했는데, 그 때 설치할 탑에 대해 여러 건축가들이 밤새 의논을 했다.
일정한 간격의 금속 트러스(truss)로 연결된 4개의 격자 대들보로 구성된 대형 철탑
- 모리스 코이클린(Maurice Koechlin, 1856~1946), 1884.05
모리스 코이클린은 1884년 5월 자신이 구상한 탑을 에펠에게 보여줬고, 에펠은 처음에는 별로라는 기색이었지만, 곧 설계해보라고 허가를 했고, 코이클린은 스테펭 소베스트르(Stephen Sauvestre, 1847~1919), 에밀 누기에(Émile Nouguier, 1840~1897)과 같은 유명한 건축가들과 같이 에펠탑 설계에 들어갔다. 이 때 소베스트르는 한 가지 아이디어를 냈다.
탑의 기단의 아치에는 여러 장식을 추가하고, 1층엔 유리 파빌리온(pavilion)을 설치해보는 건 어떨까요?
- 스테펭 소베스트르(Stephen Sauvestre, 1847~1919)
탑의 하부에 여러 장식들이 추가된 설계도를 본 에펠은 만족했고, 탑에 대한 저작권과 특허권을 구상자였던 구매했다. 그는 이 구상도를 1885년 3월, 프랑스 민간 엔지니어 협회(Société des ingénieurs civils de France, 1848~1948)에 제출했고, 회의를 통해 설치해도 된다는 허락을 얻어냈다.
현대 기술자의 예술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산업과 과학의 세기, 그리고 18세기의 위대한 과학 운동과 1789년의 혁명에 의해 준비된 이 기념비는 프랑스의 감사의 표시로 세워질 것입니다!
- 알렉상드르 귀스타브 에펠(Alexandre Gustave Eiffel, 1832~1923)
1887년 1월, 건축 허가가 떨어졌고, 1887년 2월 28일에 착공했다.
에펠탑이 건설될 시기, 철강업이 강해져 재료를 쉽게 모을 수 있었고, 89년 박람회가 개최될 때 쯤 토머스 에디슨이 공사용 리프트 건설을 지원하면서 에펠탑은 빠르게 건축될 수 있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JLVLvADGiqg)
그렇게 시간은 흘러 1889년 3월 5일이 되었고, 파리 박람회가 열렸다. (https://www.youtube.com/watch?v=RnVb9JT7_mk)
그러나 에펠탑은 아직 완공되지 않았고, 10여 일 뒤인 3월 15일에 완공되었지만 남은 장비를 정리하고, 관광용 및 이동용 리프트를 설치하는 작업이 필요했기에 정식 개장은 1889년 3월 31일에 이루어졌다. 3월 31일 그날, 에펠은 언론사 대표들 및 정부 관리들과 함께 에펠탑 꼭대기로 올라가 바깥을 바라보며 성공적인 에펠탑 건축 축하 행사를 열었고, 이 때부터 에펠탑의 문이 열렸다.
파리 박람회를 빛냈던 에펠탑은 1909년 소유권이 파리 시에게 넘어가 철거될 뻔 했으나, 박람회를 통해 긍정적으로 바뀐 여론에 의해 해체되지 않았고, 1909년도경에는 군용 송신 장치가, 1918년에는 라디오 송신 장치가, 1957년에는 텔레비전 송신 안테나가 설치되어 대형 송신탑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현재도 수많은 관광객들이 이 탑을 찾으러 오는 프랑스의 랜드 마크가 되었다.
2. 그럼 에펠탑 효과는 뭐야?
한 관찰자가 특정 메시지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그 관찰자는 해당 메시지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형성할 가능성이 더 높다. 2013년 심리학자 데이비드 마이어스(David G. Myers, 1942~)는 위와 같은 반복 노출 효과를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에 비유했다.
한 때 파리 시민들에게 멸시의 대상이었던 에펠탑이 지금은 점차 사람들에게 익숙해져 어느새 사랑받는 명물이 되었다.
즉, 에펠탑 효과는 한 대상에 대한 감정이 처음에는 무관심에 가까웠지만, 자주 접하게 됨에 따라 호감도가 높아지며 거부감도 사라지는 현상을 말한다. 흔히 이 효과는 마케팅 기법으로 사용되는데, 반복적인 PPL과 광고가 그 예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ii0wD1EVRAw
약 10년 전쯤부터 TV 광고에 나왔던 맥심 아이스커피 광고이다. 아마 이때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여름이니까~'라는 말만 들어도 바로 '아이스커피'라는 단어가 연상될 것이다. '아~싸'라고 하면 '니! 니!'라고 하는 것처럼 어??
이런 익숙함에서 오는 호감으로 인해 사람들은 해당 광고의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시 말해 에펠탑 효과는 무관심했던 대상에 익숙해지면 호감이 높아지는 심리적 현상을 말한다.
3. 파리 신드롬은?
파리 신드롬과 에펠탑 효과를 헷갈린 나는 에펠탑 효과를 아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리고 이 답변은 파리 신드롬을 요약한 문장이었다.
"저가 알기론 '환상이 파괴되면서 느끼는 심리적 증후군'인데, 아닙니까?"
- 에펠탑 효과를 아냐는 질문에 대한 나의 답변
일본어로 パリ症候群[파리쇼-코-군], 영어로 Paris syndrome라고 적는 파리 신드롬 혹은 파리 증후군은 다른 문화에 대한 적응장애로, 문화 충격(컬쳐 쇼크)의 한 유형을 말한다. 정확하게는 유행 발신지 등과 같은 파리(Paris)에 대한 이미지를 동경하며 파리에서 살기 시작한 외국인이 현지 문화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우울증에 걸리거나 정신적인 혼란에 빠지게 되는 상태를 말한다.
1991년 일본의 정신과 의사 오오타 히로아키(太田博昭, 1949~)가 이 증상에 관한 책을 펴며 유명해진다.
2004년, 오오타는 이 책과 관련된 여러 연구들을 계속 진행하여, 프랑스 신경학 잡지 네르뷔르(Nervure)에 해당 내용을 투고했다.
Les Japonais en voyage pathologique à Paris : un modèle original de prise en charge transculturelle 파리로 병적인 여행을 떠나는 일본인들 : 문화 간 교류의 독창적인 표본 |
같은해, 프랑스 일간지 리베라시옹(Libération)에도 관련 내용이 보고 되었으며, 2006년에는 ''Paris Syndrome' strikes Japanese'라는 기사로 영국 BBC에도 보도되었다.
2014년, 잡지 블룸버그 펄수이츠(Bloomberg Pursuits)에서는 해당 증상이 중국인들에게도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왜 이런 심리적 장애가 일어나는 것일까? 그 이유를 크게 내적, 외적, 사회적 요인으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내적 요인으로는 파리에 대한 이상향과 현실의 괴리, 부족한 프랑스어 능력이나 파리에서 원하는 직업을 찾지 못하는 것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 등이 있다. 또 외적 요인으로는 상대의 감정을 헤아리는 일본 특유의 문화와 자신의 주장을 명확히 전달하는 프랑스 문화의 충돌이 있으며, 사회적 요인으로는 미디어가 묘사하는 이상향적인 파리의 모습을 들 수 있다.
따라서 파리에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자국과 프랑스의 문화의 차이를 인정하고 배워서 이런 다른 문화에 대한 심리적 압박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요약> 에펠탑 효과 : 한 대상에 대한 감정이 처음에는 무관심에 가까웠지만, 자주 접하게 됨에 따라 호감도가 높아지며 거부감도 사라지는 현상 파리 신드롬 : 파리의 이미지를 동경하며 파리에 살기 시작한 외국인이 현지 문화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심리적 증후군 이제 이 두 개의 차이를 까먹지 않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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