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태풍이 일본을 뒤덮은 후... 합격 사과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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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태풍이 일본을 뒤덮은 후... 합격 사과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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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과로 유명한 아오모리현

아오모리현의 위치

일본 도호쿠지방(東北地方)의 아오모리현(青森県). '푸른 숲'이라는 뜻의 이 현의 현화(県の花, 현을 대표하는 꽃)이 사과꽃이고, 일본 국내에서 생산되는 사과 중 절반 이상이 생산될 정도로 아오모리현은 사과로 유명하다!

 

1875년, 일본 제국에서 식산업을 담당했던 내무성 권업료(勧業寮)는 아오모리현청(青森県庁)에 사과나무 묘종 3그루를 배부했고, 이 때부터 이 지역은 사과 농업이 발달했다. 

 

1930년, 아오모리현에서 대형 사과인 무츠(陸奥)를 개량했고, 1948년에 해당 사과의 품종을 등록했다. 해당 사과는 과거 아오모리현 지역에 있던 무츠노쿠니(陸奥国)에서 유래했다.

또한 같은 해, 츠가루(津軽)라는 품종을 개량했고, 1975년에 품종 등록했다. 해당 사과는 아오모리현 서부를 다스렸던 다이묘 가문인 츠가루씨(津軽氏)에서 유래했다.

 

1962년 4월, 아오모리현의 후지사키정(藤崎町)에 있던 농림수산성 원예시험장 도호쿠지점에서 신종 사과를 키워냈는데, 이 사과가 그 유명한 '후지'라는 이름의 품종으로 등록되었다. 이름은 해당 품종을 만든 후지사키정(藤崎町), 그리고 동명의 산인 후지산(富士山)에서 유래했다. 이 후지라는 사과는 당도가 14~16%이며, 실온에서는 4개월, 냉장에서는 7개월까지 보존이 가능한 품종이다.

 

유명한 사과를 개발하면서 사과를 더 많이 생산하게 된 아오모리현은 1965년 현내 사과 생산량이 572,100톤에 달했다. 이는 현내20세기 및 2000년대까지 역대 최고 수확률이었으며, 그 이후에는 연간 40만 톤에 달하는 사과를 생산하고 있다. 

 

1974년, 아오모리는 세카이이치(世界一)라고도 불리는 아오리 4호(青り4号)라는 대형 사과 품종을 개량했다. 이 사과는 무게가 약500 ~ 1000 g 정도된다.

 

1991년 9월, 일본 북부에 큰 타격을 입힌 태풍19호(태풍 미어리얼)로 아오모리현도 큰 피해를 입었는데, 그 사과 농원 피해 면적이 현 전체의 2.3%에 달하는 22,400헥타르나 되었다. 이로 인해 현애의 사과 생산량은 최저로 떨어지게 되었다. 

 

2010년, 아오모리현은 쿠레나이노유메(紅の夢)라는 품종을 개발해 등록했다. 이렇게 아오모리현은 지속해서 사과의 품종을 개량하고 발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2. 태풍 미어리얼이 일본 북부를 지나고 있습니다.

태풍 미에리얼의 이동 경로

1991년은 일본에게 크게 힘든 해였다. 헤이세이 불황(1991~2001)이 시작되어 일본의 거품 경제가 무너져 가기 시작한 해이기도 했지만, 이 해에 일본은 수차례 태풍의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해 8월부터 9월에 걸쳐 태풍의 접근·상륙이 많았고, 8월 31일에 태풍 나비(14호 태풍)가 시즈오카 현에 상륙, 9월 14일에는 태풍 즐라왓(태풍 17호)이 나가사키 현에 상륙하고, 9월 19일에는 가을비와 같이 온 태풍 송다(태풍 18호)가 동일본에 접근하는 등 잇따른 태풍의 피해를 보던 차에 태풍 미어리얼(태풍 19호)이 매우 강한 세력으로 상륙했기 때문에 피해는 거의 전국에 미쳤다.

 

태풍 미어리얼이 아오모리현을 지나면서 현내의 사과 농장에서는 수확을 앞둔 사과가 나무에서 대부분 떨어지고, 사과나무가 쓰러지고, 가지가 부러지며 장지적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사과의 피해 면적은 22,400헥타르, 피해 수량은 38만 8,000톤, 피해 금액은 741억 7천만엔(약 45조 360억 2천400만원)으로 추정된다.

 

떨어진 사과는 먹기에 부적합해서 가격이 떨어져 농부들은 주스나 잼과 같은 가공용으로 돌리며 적자를 매꾸었다. 그러면서도 그래도 먹을 수 있을 것들을 골라내 현내 지역 초등학교 등에 사과를 배식하기도 했다.

 

이번 태풍으로 인해 아오모리현을 비롯한 사과 산지에서는 태풍이 가까워지면, 수확 가능한 사과는 일찍 수확하는 문화가 퍼지기도 했다.

 

3. 역발상으로 인해 다시 일어서다.

1991년 태풍으로 인해 농사를 망친 아오모리 사과 농원이 참울해 있을 때 한 농부가 역발상을 하게 된다.

 

사과의 90프로가 떨어졌다는 것은 사과의 10프로는 떨어지지 않았다는 거잖아?

 

그렇게 '떨어지지 않은 사과(落ちないリンゴ)' '합격 사과(合格リンゴ)'가 등장하게 되었다. 이 사과들의 가격은 아마 떨어진 부분을 커버할 수 있도록 평소보다 높게 설정되었다. 도쿄의 메이지 신궁과 유시마 신사, 가나가와의 쓰루가오카하치만구(쓰루가오카 팔번궁), 아치현의 이와즈텐만구(이와즈 천만궁)과 같은 각 지역의 유명한 신사 8곳에 판매되었는데, 이를 사러 온 참배객과 여러 시민들에 의해 완판되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정답은 관점의 전환였다. 대부분의 농민은 떨어진 90프로의 사과를 바라보면서 '어쩌지...'라며 절망에 빠져 있을 때 몇몇 농민들은 달려있는 10프로의 사과를 보면서 '어떻게 팔까?'라고 생각했는데, 후자는 큰 성공을 거두게 되었고, 이러한 관점을 따라 아오모리현 자체에서 나는 사과들에 대해 로열티가 붙이며 전체적으로 큰 성공을 이어가고 있다. 이 관점의 전환이 아오모리현의 사과 농업을 크게 성장시킬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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