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슈케크 남부, 나무 그늘이 깊게 드리운 길 끝에서 나는 뜻밖의 역사를 마주했습니다.
이 공원은 단순한 산책로가 아니라, 소련의 흔적과 전쟁의 기억, 그리고 튀르키예의 상징이 겹쳐진 공간이었죠.
케말 아타튀르크 공원을 걸으며, 이 땅에 새겨진 시간의 층위를 하나씩 따라가 봅니다. |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 옥탸블구(시월구) 남부 지역에 케말 아타튀르크 공원(Парк им. Кемаля Ататюрка)이 있습니다. 인티막2공원에서 걸어 올라왔더니 이 공원의 남동쪽 입구로 이어지더군요.



원래 이곳은 1957년에 소련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소련50주년문화휴식공원(парк культуры и отдыха имени 50-летия СССР, 1957-1967)이 지어져 키르기즈SSR 과학아카데미 식물원 소속 수목원(дендропарк Ботанического сада АН Киргизской ССР)으로 쓰였다가 1967년에 '우정(Дружба)'문화휴식공원(1967-1995)으로 이름이 바뀝니다.


그 때 세워진 많은 놀이기구들과 시설들이 아직까지 조금의 개보수를 거쳐 쓰이고 있다네요.
그리고 1995년에 이 공원은 튀르키예의 첫번째 대통령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Mustafa Kemal Atatürk, 1881-1938)를 기리기 위해 지금의 이름인 케말 아타튀르크 공원(Парк им. Кемаля Ататюрка, 1995-)이라고 불리게 됩니다.


이 때 국무장관을 역임했던 오스모나쿤 이브라이모프(Осмонакун Ибраимов, 1954-)의 펀드에 49년간 임대되면서 이 재단에서 아프가니스탄 전쟁(1979-1989)의 희생자를 기리는 기념 공간이 세워졌죠. 그 공간으로 걸어가봅니다.



아프가니스탄 군인 기념물(Памятник воинам Афганистана)의 뒷편입니다.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심은 꽃이 피어 있네요.



그 화단 앞에는 122명의 전쟁 희생자들의 이름과 사망일이 쓰여 있는 추모비가 있습니다.


기념물의 앞 공간으로 옵니다. 이곳에는 130명의 아프가니스탄 전쟁 희생자들의 이름과 사망일이 쓰여진 추모비가 있습니다. 그러니 이 공간에는 총 252명의 전쟁 희생자를 추모하고 있죠.


이 공원의 이름이 지금의 이름으로 바뀌고 나서 몇 개월 뒤인 1996년에 지어진 이 추모공간의 가운데에는 쓰러진 전우를 껴안고 있는 한 군인의 모습의 동상이 있습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희생된 자들의 기억들을(ПАМЯТИ ПАВШИХ В АФГАНИСТАНЕ)/사람들이여, 과거의 가르침을 잊지 마시오(ЛЮДИ, НЕ ЗАБЫВАЙТЕ УРОКИ ПРОШЛОГО)'이라는 글귀가 쓰여 있네요.



다시 공원의 공식 입구가 있는 북쪽으로 걸어가며 여러 놀이 공간과 시설들을 보게 됩니다.



이곳엔 스페라(сфера)라는 바가 있는데요. 이름 처럼 둥근 구 형태로 지어진 바입니다.



이곳에서 술을 마신 적이 있었는데, 분위기가 꽤 무섭더라구요. 막, 옆에서 웃통 까고 물담배를 하고 있고, 전체적으로 붉고 어두운 느낌의 조명이 비추고 있어서 외국인 혼자 여기 오기엔 위험해보였어요. 다행히 제 친구의 친구가 여기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고, 현지 친구들과 같이 갔기 때문에 전 안전했습니다. 사진 찍은 것이 별로 없어서 이 공원 안에 있는 바 소개로 간단하게 씁니다.



스페라 바 바로 앞에는 이 공원이 세워진 근거가 쓰여져 있는 비석이 있는데요. 1995년에 탁월한 정치가이자 군사지도자이며 튀르키예 공화국의 초대 대통령인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를 기리기 위해 이 공원이 '아타튀르크 공원'이라고 명명되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계속 많은 나무들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걸어갑니다.



키르기스인민예술가 사티발디 및 미르자다 달바예프 기념표식(Кыргыз эл артисттери Сатыбалды, Мирзада Далбаевдердин белгиси)이라는 안내판이 붙은 정자가 보이네요.


튀르키예 공화국 설립자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1881-1938)를 기리는 동상이 공원을 방문하는 사람들을 맞이합니다. 이 동상의 기단에는 튀르키예의 상징인 '아이 이을드즈(달별/달과 별)'가 그려져있고,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의 서명도 새겨져 있습니다.


그렇게 공원 정문으로 올라왔습니다. 이 공원은 북쪽에 두 곳의 입구가 있는데요. 공원 이름이 쓰여있는 곳은 북쪽 중간의 입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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