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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도 시비 |
단란 아이는 글을 읽고 나는 수를 놓고 심지 돋고 이마를 맞대이면 어둠도 고운 애정에 삼가한 듯 둘렸다. 석류 다스려도 다스려도 못 여밀 가슴 속을 알알이 익은 고독 기어이 터지는 추청(秋晴) 한 자락 가던 구름도 추녀 끝에 머문다 모란 여미어 도사릴수록 그리움은 아득하고 가슴 열면 고여 닿는 겹겹이 먼 하늘 바람만 봄이 겨웁네 옷자락을 흔든다 |
정운(丁芸) 이영도 (李永道, 1916~1976)는 1916년 경상북도 청도에서 시인 이호우(李鎬雨, 1912~1970)의 여동생으로 태어나 1945년 대구의 문예동인지 <죽순>에 시 <제야(除夜)>를 발표하면서 시인과 교사로서 삶을 살게 된 분입니다. 그는 주로 시조를 썼으며, 시인 유치환과 편지로만 사랑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정운 이영도의 연도별 발표 작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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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 | 작품 | 작집 |
1945 | <제야(除夜)>, <바위> | |
1954 | <청저집(靑苧集)>(시조집) | |
1956 | <바람>, <시조3수> | |
1957 | <지리산시초(智異山詩抄)> | |
1958 | <한라산>, <황혼에 서서> | <춘근집(春芹集)>(수필집) |
1959 | <설악산시초(雪嶽山詩抄)> | |
1960 | <4월의 하늘 아래서> | |
1961 | <경주시초(慶州詩抄)> | |
1965 | <목련화>, <수혈(輸血)>, | |
1966 | <아지랭이> | <비둘기 내리는 뜨락>(수필집) |
1967 | <나목(裸木)> | |
1968 | <백록담> | <비가 오고 바람이 붑니다>(시조집), <석류>(시조집) |
1969 | <들에서>, <미소>, <추청(秋晴)을 갈(磨)다> | |
1970 | <구천동소묘(九千洞素描)>, <제야(除夜)에> | |
1971 | <머나먼 사념(思念)의 길목>(수필집) | |
1976 | <나의 그리움은 오직 푸르고 깊은 것>(수필집) |
어릴 때부터 몰래 시조의 가락을 익히고, 문학 도서를 읽던 소녀는 결혼을 하고서도 책을 놓지 않았습니다.
남편이 사망한 1945년부터 교직에 임하게된 그는 1950년대부터 60년대 중반까지 부산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작품 활동을 활발히 했습니다.
그 때의 인연으로 1996년 3월 30일, 부산일보 김상훈 사장과 부산문인협회가 이영도 시인이 생전 잠시 거주하셨던 곳 인근에 이 비석을 세워, 그녀의 이야기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시비 속 시들이 간결하고 잘 읽히고 그 감정이 잘 어울려 나오는 듯 했습니다. 이곳에서 많은 문학 작품을 쓰셨던 시인 이영도님의 이름을 다시 되새기면서 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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