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때 철마인 교육에 힘쓴 영수 공적 기념비와 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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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원과 표로 보는 역사 시리즈/어원과 표로 보는 한국사, 한국문화

일제강점기 때 철마인 교육에 힘쓴 영수 공적 기념비와 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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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전2교삼거리에서 회동동 방면으로 조금 내려가다 보면 지도에도 없는 작은 무덤과 비문이 있다.

단순히 보면 기독교계 가족 무덤으로 보일 뿐인 이 무덤은 사실 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 무덤이었다.

위쪽 비문 앞면 위쪽 비문 뒷면
문봉순 영수 공적 기념비
文奉珣 領袖 功績 紀念碑
(부산 철마 출신)
(1881.10.1 ~ 1936.7.25)

나는 부활용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라 (요11:25~26)
장남 : 장로 장호     자부 : 권사 안동년
장여 : 권사 남이     사위 : 집사 양유호
손자 : 철상 철홍 경애 미애 신애
손부 : 김미경 김정애
손서 : 차홍철 김상호 정기조
증손자 : 경준 예슬 다슬 하린 선영
증외손자 : 차현진 차혜진 김지광 김지민 정은지 정은비

문포상-김말진 내외부터 양유호-문남이 내외까지 4대 가계보. 이하 가계보는 생년순 정리를 임의로 정리할 수 없어 적지 않았다.

아래쪽 비문
구 한말(韓末) 우리 민족이 암울한 시기에 철마면민 기독교 복음 선교와 개화를 위해 1908년 철마교회 설립에 이어 철마 교육의 효시인 철마의숙(鐵馬義塾)과 철마강습소를 자비로 개설하여 많은 인재를 양성하였으며 1919년 4월 10일 철마면 3.1 독립만세운동 당시 주동자 김수찬 지도 아래 김민수 조사와 함께 철마 예배당에서 태극기를 밤새 만들어 시위 군중에게 나눠주고 독립운동을 주도했다. 1924년 개교한 철마초등학교 초대 육성회회장으로 학교 실습지 10,000평을 제공한 이 고장 유신문화(維新文化) 운동의 선구자 문봉순 영수 그의 부인 정장아(鄭長牙) 집사(1885.1.10 ~ 1975.5.18)

육신의 고향인 이곳에 영생의 문을 열다.
기념하여 세운 날 2010년 4월 6일

그렇다. 이 무덤군은 구한말부터 일제강점기의 민족적 암흑기에서 우리 민족들에게 조금의 안정을 줄 수 있는 공간과 그 어둠을 걷어내려는 노력을 했던 분들의 안식처였다. 아래 비문은 위에서 부터 차례로 찍은 사진이다.

성도 文布祥(문포상)
1851년 출생 ~ 1905년 3월 20일 별세

성도 金末眞(김말진)
1861년 8월 11일 출생 - 1948년 음 4월 4일 별세

영수 文奉珣(문봉순)
1881년 10월 10일 출생 ~ 1936년 음 6월 6일 별세

집사 鄭長牙(정장아)
1885년 1월 10일 출생 - 1975년 음 4월 8일 별세

1920년, 문봉순(文奉珣)의 사랑채에서 철마의숙(鐵馬義塾)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천자문>, <명심보감>, <자치통감>을 비롯하여 경서의 강독, 제술, 습자를 교육했다. 1924년에 제1회 졸업생 2명을 배출했는데, 그 해에 공교롭게도 철마의숙은 폐지되었다.

 

철마의숙의 혼은 선교사 왕길지와 조사 정덕생이 1908년에 설립한 장전리 예배당 자리로 옮기게 되었다.

문봉순은 논 990㎡(300평)을 장전리 예배당에 기증하고, 700원으로 그 교회에 철마(사설)강습소를 세워 1925년 3월 2부터 개교했다. 이후 이 학교는 1927년 철마공립보통학교로 4년제 인가를 받았고, 시간이 지나1996년 이후에는 철마초등학교라는 이름으로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어떻게 보면, 영수 문봉순은 철마초등학교의 역사의 한 축을 담당했던 분이라고 생각한다.

철마의숙 철마강습소 철마공립보통학교 철마국민학교 철마초등학교
1920~1924 1925.03.02~1927.02.28 1927.03.01~1941.03.31

* ~1934.05.03, 4년제
* ~1941.03.31, 6년제
1941.04.01~1996.02.28 1996.03.31~
장전리교회 철마교회
1908.01.05~1945 1945~

장로  文長鎬(문장호)
1933년 음 10월 22일 출생 ~ 

권사 安東年(안동년)
1931년 음 7월 13일 출생 - 2021년 음 5월 8일 별세
                                                  양 6월 17일 

기독교를 믿는 기장 장전마을 출신의 문봉순 영수와 그 문씨 가문은 나라 안에서, 하늘의 힘과 권능을 바라며 조국 광복과 그를 위한 교육을 서슴치 않고 행했기에 이들을 지금까지 기리는 것 같다. 지나가면서 우연히 단순한 기독교 가족들의 무덤이라고 생각했던 내가 너무 부끄러워질 정도였다. 힘든 시기에 이 땅에서 빛을 되찾으려 노력했던 부산 기장 철마의 문씨 일가 분들은 이 땅 저 너머에서도 평안하게 지내고 계시길 잠시나마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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