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르좌빈 시에 나타나는 5가지 토포이의 라틴어 표현을 배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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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그 외 언어

제르좌빈 시에 나타나는 5가지 토포이의 라틴어 표현을 배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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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르좌빈의 시에 나타난 대표적인 토포이로는 다섯 가지가 있다. 1) “carpe diem”, 2) “memento mori”, 3) “ubi sunt”, 4) “theatrum mundi”, 5) “brevitas vitae”

- <제르좌빈의 시학에 나타난 바로크적 세계관과 토포이의 문제>(조주관, 2004)

1. carpe diem : 날을 따라(날을 붙잡아라)

* carpe : 따라(뜯어라)(carpō의 2인칭 단수 현재 능동 명령법)
* diem : 날을(diēs의 단수 대격)

위 구절은 고대 로마 시인 호라티우스(Horace, -65~-8)의 <노래(carminum)>에 실린 한 구절에서 따온 구절입니다.

Tu ne quaesieris, scire nefas, quem mihi, quem tibi
Finem di dederint, Leuconoe, nec Babylonios
Temptaris numeros. Ut melius quidquid erit pati,
Seu pluris hiemes seu tribuit Iuppiter ultimam,
Quae nunc oppositis debilitat pumicibus mare
Tyrrhenum: sapias, vina liques, et spatio brevi
Spem longam reseces. Dum loquimur, fugerit invida
Aetas: carpe diem, quam minimum credula postero.
묻지 마, 알려고 하지 마, 나에게, 네에게
신들이 종말을 계획하시어, 레우코노에(Leuconoe)여, 말게 바빌론의
숫자 점을. 무엇이든 견디게 (그것이) 더 좋지 않느냐,

겨울을 유피테르가 많이 준비했는가. 혹은 마지막 (겨울)을 준비했는가,
지금 바다의 바위에 부딫치고 있는 (그 마지막 겨울)
튀레니아 (바다). 현명해지게. 술을 천천히 마시고 짧은 시간에
오랜 기대를 끊게, 말하는 동안, 도망가네 부러워하는 
시간이: 날을 붙잡게, 올 날을 최소한의 믿음을 미래에게 가지게.

영국의 고전학자 스티븐 해리슨(Stephen Harrison, 1960~)에 따르면, '이 문구는 미래를 예측할 수 없고, 미래의 일에 우연을 맡겨서는 안되며, 오히려 자신의 미래를 더 좋게 하기 위해 오늘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한다는 의미'라고 설명됩니다.

 

2. mementō morī(죽는 것을 기억하라)

* mementō : 기억하라(meminī의 2인칭 단수 미래 능동 명령법)
* morī : 죽는다(morior의 현재 능동 부정사)

고대그리스의 작가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오스(Διογένης Λαέρτιος)의 저서에 따르면, '데모크리토스는 종종 무덤을 드나들며 고독으로의 훈련을 했다'고 하며, 플라톤의 <파이돈(Phaedo)>에는 '철학의 올바른 실천은 '죽고 죽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아님'이란 생각을 소개하기도 하는 등 오래전부터 '죽음'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뤄졌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특히 스토아 학파에 의해 두드러졌는데요. 특히 스토아 학파 철학자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안토니누스(Marcus Aurelius Antoninus, 121~180)는 자신의 책에서 '모든 사람이 얼마나 덧없고 비열한지 생각해보라'며, 사람들에게 죽음이 뭔지 생각해보길 요구합니다.

 

이 말이 좀 더 대중화된 건 로마 시대였습니다. 영국의 고전학자 매리 비어드(Mary Beard, 1955~)에 따르면, 로마 개선식 행렬에서 장군의 뒤나 근처에 노예들이 '뒤를 돌아보라!',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와 같은 구호를 외치며 뒤따랐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개선장군이 쓰게 되는 관에도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는 문구가 쓰여 있어, 오만하지 말고 한 인간임을 받아들이라고 조언합니다.

 

정말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걸까 생각할 수 있는 구절입니다. '죽음을 기억하는 것' 어찌보면 한 인간의 영원한 과제가 아닐까요?

 

3. ubi sunt(그들은 어디에 있는가?)

* ubi/ubī : 어디에?(어느 곳에? 어떤 장소에?)
* sunt : (그들은) 있다(sum의 3인칭 복수 현재 능동 직설법)

영어로 직역하면 'Were are (they)?'가 되는 이 표현은 원래 라틴어 경구의 'Ubi sunt qui ante nos fuerunt?(우리 앞에 있던 그들은 어디에 있는가?)'라는 구절에서 유래한 표현입니다. 이는 아래 소개된 바룩서 3장에 소개된 '민족들의 지도자를 찾는 구절'에서 나옵니다.

3:16
Ubi sunt principes gentium,
et qui dominantur super bestias quæ sunt super
terram?
3:16
민족들의 지도자들은 어디에 있으며,
땅에 있는 짐승들을 다스리는 (그) 자가 누구인가?

3:17
qui in avibus cæli ludunt,
3:17
하늘의 새들과 노는 자,
3:18
qui argentum thesaurizant, et aurum,
in quo confidunt homines,
et non est finis acquisitionis eorum?
qui argentum fabricant, et solliciti sunt,
nec est inventio operum illorum?
3:18
은과 금을 쌓아 두는 자,
사람들이 의지하는 (은과 금)
(은과 금을) 획득한 것이 끝이 없는 그들 아닌가?
은을 짓는 그들,
(그것이) 심지어 그 작품(모략)들의 발명 아닌가?
3:19
Exterminati sunt, et ad inferos descenderunt,
et alii loco eorum surrexerunt.
3:19
그들은 멸하여 지하 세계로 내려 갔으며,
다른 사람들도 그 자리를 대신해 일어났노라.

이 구절은 과거로의 회상을 표현하며, 한 인간이 잠깐 멈춰 서서 지금까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상고할 수 있는 잠깐 쉬어가는 시간을 가지게 되는 구절입니다.

 

4. theātrum mundī(세계의 무대) 

* theātrum : 극장(theatre)
* mundī : 세상의, 우주의, 의상의/세상들, 우주들, 의상들(mundus의 단수 생격, 복수 주격/호격)
* mundī : 깨끗한(청결한), 잘 가꾼(우아한)(단수 남성/중성 생격, 복수 남성 주격/호격)

이 표현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가 '신'이라는 작가와 '인간들을 포함한 모든 존재'라는 배우로 구성된 하나의 무대라는 뜻으로, 세상은 큰 틀에서 '신'이 정한 룰에 따라 다양한 배우들이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는 그런 공간이라는 것입니다.

 

아무리 세상의 어떤 부분이 엉성해 보여도 그것 자체가 하나의 극이 될 뿐이죠. 극의 특성상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반전들도 많이 나타나게 되니 인생은 참 흥미롭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구절입니다.

 

5. brevitās vitae(삶은 짧음)

* brevitās : 짧음(간결, 간단)
* vitae : 삶의, 삶에게/삶들(vīta의 단수 생격/여격, 복수 주격/호격) 

간혹 어른들이 '인생 참 짧다'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인간은 잠깐 쉬었다 사라지는 환상적인 존재라는 어투 구절입니다. 이 문장으로 인생은 짧으니 부질없어 죽음을 준비하자(메멘토 모리)라고 생각하거나, 짧기 때문에 지금에 집중해라(메멘토 모리)와 같은 다른 생각으로 확장이 될 수 있는 중요한 구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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