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학 - 형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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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그 외 언어

언어학 - 형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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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언어학에서의 형태론의 정의

언어학에서 형태론(morphology)단어가 어떻게 형성되는지, 같은 언어에서 다른 단어와 어떤 관계를 가지는지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영어 어원 자체도 모양(morpho)을 연구하는 학문(logy)이라는 뜻에서 이를 쉽게 유추할 수 있다. 이 학문은 단어의 구조와 어간(word stem), 어근(root), 접두사, 접미사와 같은 단어의 부분을 분석한다. 또한 품사(品詞, part of speech), 억양(intonation), 강세(stress), 문맥이 단어의 발음과 뜻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자세히 살펴보며 연구한다.

참고로 이 형태론은 단어의 사용에 기초한 언어의 분류인 형태적 유형론(morphological typology)과 단어와 단어가 어떻게 언어의 어휘를 구성하는지를 연구하는 학문인 어휘론(lexicology)과는 다름을 유의해야 한다!

한국어 화자라면 이 두 단어의 차이를 바로 눈치챌 것이다. 사전상으로는 성인인 개를 '개', 새끼인 개를 '강아지'라고 부른다는 걸 말이다. 사실 이 '개'와 '강아지' 모두 같은 말에서 유래했다.

오래전에는 이 생물체를 ''이라고 썼다. 간혹 '개'의 고어형은 '가히'다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명사 갛에 주격 조사 ㅣ가 붙은 형태로, '가히'는 '개가, 개는'이라는 뜻이기 때문에 잘못된 설명이다. 어찌 되었든 '갛'은 모양이 변해 지금의 '개'가 되었고, 그 동물의 새끼를 '작은 것'이라는 뜻의 '-앚이'가 붙어 지금의 '강아지'라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그런데 여기에서 '앚이'는 '작다'라는 접두어 '앚-'에 어미 '-이'가 합쳐진 형태였다! 이런식으로 단어의 부분 부분을 연구하는 학문이 바로 형태론이다.

 

2. 형태론에서의 기본 개념

2-1. 어휘소(語彙素, lexeme)와 어형(語形, word form)

'단어(word)'라는 용어에 다양한 전문가들이 동의하는 명확한 의미는 아직 없다. 그래서 이 형태론에서는 이런 애매한 말 대신 어휘소(語彙素, lexeme)와 어형(語形, word form)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어휘소다른 형태를 가지는 같은 의미의 여러 단어들의 추상적 집합을 말하며, 어형단어의 형태를 말한다.

한국어로 예를 들면, '가다', '가고', '가서', '갔는데'와 같이 다양한 어형이 존재하는데, 이 어형들을 대표하는 기본형인 '가다'가 어휘소가 된다.

 

여기서 핵심은 이 모든 어형의 의미가 같아야 어휘소에 포함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영어의 어휘소 eat에는 'eat, eats, eaten, ate'와 같은 어형이 포함되는 반면, eat와 eater는 의미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서로 다른 개념을 지칭하기 때문에) 다른 어휘소라고 본다.

 

2-2. 굴절(屈折, inflection) vs 어형성(語形成, word formation)

어휘소의 개념을 고려할 때, 두 종류의 형태학적 규칙을 구별할 수 있다. 일부 형태학적 규칙은 동일한 어휘소의 다른 형태와 관련 관련있지만, 다른 규칙은 다른 어휘소와 관련이 있다.

 

첫번째 규칙은 굴절이다.

영어에서 dog(개)라는 명사에 -s를 붙여 복수형 dogs를 만드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그래서 쉽게  굴절'같은' 단어(어휘소)의 변형된 형태를 생성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이 굴절의 특징은 어형성과 달리 변형이 되더라도 그 문법적 범주를 절대 바꾸지 않는다는 것이다.

 

두번째 규칙은 어형성이다.

dish(그릇)와 washer(씻는 것, 씻는 자)를 합쳐 새로운 단어인 dishwasher(식기세척기, 설거지 담당자)를 만드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그래서 쉽게 어형성'새로운' 단어(어휘소)를 형성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이 어형성의 특징은 굴절과 달리 새롭게 형성되는 경우, 기존의 문법적 범주와 다를 수도 있다.

이 어형성 중 형태론적 어형성에는 다른 단어에 접사가 붙어 만들어지는 파생(derivation)과 단독적인 의미를 가지는 둘 이상의 단어가 붙어 만들어지는 복합(compounding)으로 분류된다.

 

2-3. 이형태 현상(異形態 現象, allomorphy)

우선 영어 allomorphy는 allomorph(이형태)에 추상명사화 접미사 -y(~한 현상)가 붙은 말로, allomorph(이형태)는 접두사 allo-(다른)와 접미사 -morph(-한 모양)이 붙은 말이다.

 

위에서 형태학적 규칙은 어형간의 유사점으로 설명된다. 영어에서 dog이 dogs로, cat이 cats로, dish가 dishes로 변하는 것은 모두 같다. 이 경우, 유사성은 단어의 형태와 의미 모두에 적용된다. 각각의 쌍에서, 첫 번째 단어들은 '하나의 X'를 의미하고, 두 번째 단어는 '둘 이상의 X'를 의미한다. 여기서 이 차이는 두 번째 단어들에 붙은 복수형 -s(또는 -es)인데, 이는 단수와 복수라는 수라는 실체간의 중요한 구별을 보여준다.

 

형태론에서  복잡성의 가장 큰 근원 중 하나는 의미와 형태 사이의 일대일 대응이 언어의 모든 경우에 완벽히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문법을 공부할 때 '불규칙형태가 존재한다'라고 부르는 것은 이러한 의미가 담겨져 있다. 영어로 예를 들면,  ox/oxen(황소/황소들), goose/geese(거위/거위들), sheep/sheep(양/양들)과 같이 단수와 복수의 차이가 규칙적인 패턴에서 벗어나거나 전혀 복수와 단수를 구별하는 지표가 없는 형태의 어형쌍이 존재한다.

심지어 규칙적인 형태인 dogs와 cats의 -s는 다르게 발음되며, dishes와 같은 복수형에서는 모음(a, e, i, o, u)이 -s 앞에 추가되는 경우도 있다.

즉, 동일한 구분이 단어의 대체 형태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경우는 이형태 현상(allomorphy)을 구성한다고 본다.

 

3. 형태론

3-1. 형태론의 3가지 주요 접근법

형태론에서는 3가지 주요 접근법이 있는데, 각각은 형태론에서의 기본 개념들의 특징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알아내려고 한다.

형태론의 3가지 주요 접근법
형태소(morpheme) 기반 형태론 항목-배열 접근법 사용
어휘소(lexeme) 기반 형태론 항목-과정 접근법 사용
단어 기반 형태론 단어-패러다임 접근법 사용

참고로 해당 목록의 각 항목에서의 개념간에 나타난 연관성은 매우 강한 반면,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3-2. 형태소 기반 형태론

형태소 기반 형태론에서는 어형은 형태소의 배열로 분석되며, 형태소는 언어의 최소 단위로 정의된다.

independently와 dogs의 형태소 기반 형태론 계보도

예를 들어 independently(독립적으로)라는 단어가 있다고 하자. 이 단어는 'in- + de- pend + -ent + -ly'로 구성되는데 이중 pend가 어근이 되고, 이 경우에 나머지 형태소는 파생접사가 된다. dogs 같은 경우, 어근 dog에 -s라는 굴절형태소가 붙어 만들어진 것이다.

 

3-3. 어휘소 기반 형태론

어휘소 기반 형태론은 흔히 항목-과정 접근법을 통해 어형을 표현한다. 어형을 어형을 순서대로 배열한 형태소 집합으로 분석하는 대신, 새로운 형태를 만들기 위해  단어 형태나 어간을 바꾸는 규칙을 적용한 결과라고 보는 것이다.

출처 : link.springer.com

굴절은 어근을 취하여 규칙에 의해 요구되는 대로 변경하고 단어 형태를 표현한다고 여기며, 파생은 어근을 취하여 그 단어의 요구에 따라 변경하고 파생어근을 출력한다고 보는 것이다.  복합은 단어 형태를 취하며 유사하게 복합어근을 출력한다고 본다.

 

3-4. 단어 기반 형태론

단어 기반 형태론은 단어-패러다임 접근법을 통해 어형을 분석하는데 패러다임을 핵심 개념으로 여긴다.

언어적 패러다임(linguistic paradigm)

주어진 어휘소와 그와 관련된 어형의 완전한 집합. 동사의 활용과 명사의 곡용(격변화)를 이 예로 들 수 있다.
또한 어휘소의 어형을 시제, 상, 법(서법), 성, 격 등의 공통된 굴절 범주에 따라 분류하여 표로 배열한다면 언어적 패러다임 구성이 된다. 영어의 인칭 대명사를 인칭(1인칭, 2인칭, 3인칭), 수(단수, 복수), 성별(남성, 여성, 중성), 격(주격, 목적격, 속격 등)으로 나누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형태소를 어형으로 갖추거나 어근으로부터 어형을 생성하는 규칙을 말하는 대신, 단어 기반 형태론은 굴절 패러다임의 형태 사이에 있는 일반화된 결과를 말한다. 이 접근법의 주요 요점은 그러한 많은 일반화가 다른 접근법 중 하나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접근법은 형태소와 같은 단순한 형태학적 현상을 포착하는 데에는 도움되기 때문에 널리 쓰이고 있다.

영어 인칭대명사 주격 단수 복수
1인칭 I we
2인칭 you
3인칭 he, she, it, one they

이런 식으로 표로 정리되어 단어의 활용이나 곡용을 표현하는 것을 단어 기반 형태론이라고 한다.

 

4. 형태적 유형론(morphological typology)

혹시 굴절어, 교착어, 포합어, 고립어라는 말을 들어봤는가? 이런 언어 분류가 바로 이 형태적 유형론에 따른 분류다.

 

19세기에 언어학자들은 언어의 형태론에 따라 고전적인 분류를 고안했다.

어떤 언어는 고립적이고 형태론이 거의 없거나 아예 없는 반면(중국어 등), 또 다른 언어는 굴절의 특징이 강하게 나타난다(인도유럽어족). 그런 반면 고립어와 굴절어의 중간적 성격을 띄는 언어들(한국어족, 일본어족, 튀르크어족 등)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해 언어를 각각 고립어, 굴절어, 교착어로 분류한 것이다.

고립어 대부분의 형태소가 그 자체로 낱말이 되어 단어가 변형되지 않음
중국어, 베트남어, 태국어, 현대 영어 등
교착어 어근과 접사에 의해 단어의 기능이 결정됨 한국어, 일본어 등
굴절어 문장 속의 문법적 기능에 따라 단어의 형태가 변화(굴절, 곡용(격변화)함
어근과 접사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음
인도유럽어족 언어, 셈어파 언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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