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과, 과실, 과일 그리고 열매의 차이
본문 바로가기

언어/그 외 언어

실과, 과실, 과일 그리고 열매의 차이

728x90
교수님이 칠판에 한자 하나를 적었다.



교수님 "이 글자는 무슨 글자인지 아는 사람?"
나 "과실 과"입니다.
교수님 "이 한자의 훈은 과실이 아니고 실과라고 합니다"

그래서 정리해봤다. '과실'과 '실과', 더 나아가 '열매'와의 차이가 무엇일까?

1. 果(실과 과)

 
실과 강신제 시중들다 벗다

이 한자의 대표훈은 '실과'이며, 대표음은 [과]다. 이 한자를 예전에는 어떻게 불렀을까? 1575년 조선 광주(光州)에서 편찬된 <광주천자문(光州千字文)>에서 그 연유를 찾을 수 있다.


여름〮 과

- <광주천자문>

중세 한국어에서 여름계절 여름(summer)을 뜻하며, 여름〮열매(fruit)를 뜻한다. <광주천자문>에선 果[과]라는 한자의 뜻이 '열매'라고 밝히고 있는 것이다. 자 그럼 오늘날의 훈은 '실과'는 뭘까?

 

실과(實果)

나무 따위를 가꾸어 얻는,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열매. 대개 수분이 많고 단맛 또는 신맛이 난다. 사과, 배, 포도, 귤, 감, 바나나, 밤 따위가 있다.

즉, 실과농산 식용열매라고 보면 된다.

 

이에 따르면 예전에는 果[과]를 보고 단순히 '식물에 맺힌 것=>열매'를 뜻했다면, 이후 근래에는 '열매'라는 뜻은 다른 한자에게 넘겨주고 그 열매 중 식용가능한 실과를 훈으로 썼다고 봐야할 것이다.

 

2. 실과, 과실, 과일 그리고 열매의 차이

우선 실과의 정의를 다시 보자.

실과(實果) : 농산 식용열매

나무 따위를 가꾸어 얻는,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열매. 대개 수분이 많고 단맛 또는 신맛이 난다. 사과, 배, 포도, 귤, 감, 바나나, 밤 따위가 있다.

실과는 농산 식용열매를 뜻한다. 그럼 열매는 무슨 뜻일까?

열매

식물이 수정한 후 씨방이 자라서 생기는 것. 대개는 이 속에 씨가 들어 있다.

그렇다. 여기까지만 해도 포함관계가 '열매>실과'가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엔 과일을 보자.

과일

나무 따위를 가꾸어 얻는,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열매. 대개 수분이 많고 단맛 또는 신맛이 난다. 사과, 배, 포도, 귤, 감, 바나나, 밤 따위가 있다.

사전상 의미로는 과일=실과다. 이에 따르면, 아래와 같은 사전상의 포함관계가 성립한다.

그럼 실과와 발음이 비슷한 과실은 무슨 뜻일까?

과실(果實)

1. 실과=과일(나무 따위를 가꾸어 얻는,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열매. 대개 수분이 많고 단맛 또는 신맛이 난다. 사과, 배, 포도, 귤, 감, 바나나, 밤 따위가 있다.)

2. 열매(식물이 수정한  씨방이 자라서 생기는 대개는  속에 씨가 들어 있다.)

3. [법률] 원물(元物)에서 생기는 이익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곡물, 양모 따위의 천연 과실과 이자, 집세, 땅세 따위의 법정 과실이 있다.

사전상으로 과실은 이 열매와 실과를 포괄하는 의미로 쓰인다.

통상적으로 과실=열매+과일(실과)라고 보면 되는데, 이 과일(실과)라는 것도 열매이기 때문에 과실=열매라고 볼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아래와 같은 포함관계가 나올 수도 있다.

정리하자면 '실과=과일'은 농업을 통해 식용가능한 열매를 뜻하며, 열매는 식물의 씨방이 자라서 생긴 것을 말한다. 즉, 열매는 '실과=과일'을 포함한다. 여기서 논란이 되는 것은 과실이다. 과실은 사전상 혹은 언어학적으로 '열매+실과(=과일)'이다. 즉 '과실⊃열매⊃실과=과일'이 된다. 그러나 생물학적으로 이 모두 열매에 속하기 때문에 '열매⊃과실⊃실과=과일'이 될 수도 있다.

 

결국, 이 果[과]는 훈에 한정해서는 의미 축소라고 볼 수 있지만, 이 단어 자체가 '실과, 과실, 열매 등'을 뜻하기 떄문에, 결국 의미 자체는 확대되었다. 어쨌든 果[과]의 현재 대표훈은 '실과'라는 것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