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일본어 한자 중 戸가 아직도 헷갈려서 이참에 확실히 기억하려고 이 글을 쓴다. |
1. 戶의 유래와 한국어에서의 쓰임
戶(집 호)는 갑골문에서 외닫이 문을 그린 것에서 유래했다. 양쪽 문을 열고 들어가는 대문을 門(문 문)으로 표현한 것에 대비해, 이 한자는 집 안에 있는 작은 방으로 들어가던 외닫이 문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이 한자의 다른 훈은 '지게'는 짐을 얹어 이고 가는 운반 기구가 아닌 '마루와 방 사이의 문이나 부엌의 바깥문'을 말한다.
그래서 처음엔 외닫이 문, 외짝 문을 뜻했다가 점차 출입구, 집, 거주자, 사람이라는 뜻으로 확대되어 쓰이게 되었다.
그렇기에 호(戶)라고 하면 '호적상의 가족으로 구성된 집' 혹은 105호, 204호처럼 '집을 세는 단위'를 뜻한다.
호(戶)가 쓰이는 단어 |
문호(門戶) : 집으로 드나드는 문 창호(窓戶) : 창과 문 파락호(破落戶) : 행세하는 집의 자손으로서 난봉이 나서 결딴난 사람 호(戶) : 호적상의 가족으로 구성된 집, 집을 세는 단위 호구(戶口) : 호적상으로 집의 수효와 사람의 수효 호적(戶籍) : 홋수와 한 집안의 식구를 적은 부책 호조(戶曹) : 고려~조선 시대에 호구, 공부(공물 및 세금류), 전량(돈과 곡식), 식화(음식과 재물)과 관련된 일을 담당했던 부서 호주(戶主) : 한 집안의 주장이 되는 주인 |
2. 일본어에서의 戸
2-1. 戸의 음독
戶(집 호)를 일본어로는 속자인 戸로 적는다.
戸 | |
훈독 | コ [코] : 문짝(출입구), 집, 주량 |
음독 | と [토] |
戸를 음독하면 [코]라고 발음하는데, 이 때는 흔히 '문짝, 출입구, 집'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문짝, 출입구, 집'이라는 의미를 포함하는 단어 | 일본어 발음 | 뜻 |
戸外 | [こがい/코가이] | 호외(집 밖) |
門戸 | [もんこ/몬코] | 문호(문과 호(출입구)) |
戸主 | [こしゅ/코슈] | 호주(한 집의 주인(가장)) |
戸数 | [こすう/코스-] | 호수(집의 수) |
戸籍 | [こせき/코세키] | 호적 |
戸別訪問 | [こべつほうもん/코베츠호-몬] | 호별방문(한 채 한 채 방문함) |
一戸 | [いっこ/잇코] | 일호(1세대가 사는 집, 1채의 집) |
이렇게 한자만 봐도 유추할 수 있는 단어들이 많은데, 그 외에도 '주량'을 뜻하는 표현으로도 쓴다.
'주량'이라는 의미를 포함하는 단어 | 일본어 발음 | 뜻 |
上戸 | [じょうご/죠-고] | 애주가, 술고래 (술을 좋아하는 사람, 술을 좋아해 많이 마시는 사람) |
下戸 | [げこ/게코] | 알쓰, 술쓰, 알찌, 술찌 (술을 잘 못마시는 사람, 술을 싫어하는 사람) |
죠고(上戸)는 애주가, 술고래라는 어투로 쓰이고, 게코(下戸)는 알쓰(술쓰), 알찌(술찌)라는 어투로 쓰인다.
2-1-1. 죠고(上戸)와 게코(下戸)의 유래
일본에선 술을 좋아해서 많이 마시는 사람을 보고 죠고(上戸), 반대로 술을 그닥 못 마시는 사람을 보고 게코(下戸)라고 부른다. 이 말의 어원이 되는 가설들이 많이 있는데 그 중 2개를 소개하겠다.
첫번째는 일본 고대 율령제 시대에 있었던 계급 제도에서 유래했다는 설이다.
율령제에서는 각 가정의 계급을 그 가족의 인원수와 재산에 따라 타이코(大戸), 죠코(上戸), 츄코(中戸), 게코(下戸)로 나눴戸口는데, 여기서 죠코(上戸) 이상은 상류층, 게코(下戸)는 최하급의 집을 나타냈다. 혼례를 할 때, 각 계급이 마실 수 있는 술의 양이 죠코(上戸)는 8병, 게코(下戸)는 2병과 같이 계급별로 정해져 있었다. 그래서 술을 많이 마실 수 있는 사람을 죠코(上戸), 술을 거의 마실 수 없는 사람을 게코(下戸)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다른 하나는 중국에서 유래한 말이라는 설이다.
중국 진(秦)나라 때 만리장성에서 문지기를 하던 병사들이 있었다. 이 만리장성 자체가 꽤 길다보니 이 장성에는 상호(上戸)라고 불리던 매우 추웠던 산 위의 문이 있었고, 하호(下戸)라고 불리던 사람들의 왕래로 북적였던 많았던 평지에 있던 문이 있었다. 그렇게 고생하는 병사들을 위해 궁에서는 상호를 지키던 병사들에게는 몸을 따뜻하게 해 줄 술을, 하호를 지키던 병사들에게는 피로를 풀어주는 달달한 간식을 나눠줬다고 한다. 이 말이 전해져 일본에서 '술고래 '죠코(上戸), '알쓰 '게코(下戸)라는 말이 되었다고 한다.
이런 다양한 역사적인 이야기들을 통해 지금 일본의 술자리에서 쓰이는 말이 탄생한 것으로 보인다.
2-2. 戸의 훈독
戸을 훈독하면 と[토]라고 부르고, 기본적으로는 '문짝, 문, 입구'라는 뜻을 가진다.
단어 | 일본어 발음 | 뜻 |
雨戸 | [あまど/아마도] | (풍우를 막기 위한) 빈지문, 덧문 |
網戸 | [あみど/아미도] | 방충망 |
井戸 | [いど/이도] | 우물 |
戸 | [と/토] | 문짝, 창문, 출입구 |
戸口 | [とぐち/토구치] | (건물의) 출입구 |
戸締まり | [とじまり/토지마리] | 문단속 |
戸棚 | [とだな/토다나] | 찬장 |
戸袋 | [とぶくろ/토부쿠로] | 두껍닫이 (직역 : 문자루) |
戸惑い | [とまどい/토마도이] | 수단이나 방법을 몰라 갈피를 잡지 못함 (직역 : 문을 몰라서 당황함) |
鳴門/鳴戸 | [なると/나루토] | 썰물과 밀물 때 소용돌이치며 명동하는 좁은 해협 (우는 물의 입구) |
引き戸 | [ひきど/히키도] | 미닫이(문) |
이렇게 기본적으로 '문'이라는 뜻을 가지고 다양하게 훈독해 쓰이고 있다. 그렇다면 江戸[에도]는 무슨 뜻일까?
현재의 도쿄 지역을 과거에는 江戸[에도]라고 불렀는데, 이 지역에는 여러 강들이 바다로 흘러가고 있었다. 그래서 당시 강(江)이 바다와 만나는 문(戸)이라는 뜻에서 江戸[에도]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간혹 고베(神戸)처럼 戸를 [へ/헤]라고 읽는 경우도 있으니 이런 경우는 조금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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