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나와바리([繩張り)에 관한 글을 적다가 세계사 시간에 배웠던 내용이 생각났다.
'어? 오키나와할 때 나와도 한자 縄를 쓰던데? 오키나와 '줄'과 관련된 곳일까? 찾아봐야지'
그이후 급하게 오키나와 현청 사이트, 백과사전, 한자사전을 찾아보며 이 글을 정리했다.
일본의 최남단에 위치하고 일본에서 유일하게 아열대 지역에 속하여 사시사철 온난한 기후를 가진 겐(県 : 현)인 오키나와현. 오늘은 이곳의 어원을 알아보자.
들어가기전에 정리해야할 개념들이 있다. 바로 난사이 제도, 오키나와현, 오키나와 제도, 오키나와섬, 류큐 제도 이 5단어의 의미를 말이다.
먼저 난사이 제도는 일본 규슈 섬의 남서쪽에 있는 여러 섬들을 말한다.
한자로 南西諸島라고 적는데, 한국식 발음으로 [남서제도]이다. 남서쪽에 있는 섬들이라는 뜻이다. 이 난세이 제도의 섬들은 행정구역상 오키나와 현과 가고시마 현으로 나뉜다.
위에 표시된 붉은 선 안의 섬들은 일본국의 여러 현 중 '오키나와현'에 속하는 섬들이다. 저 섬들을 통틀어 '오키나와현'이라고 부른다.
오키나와 현에 속한 섬들 중 오키나와 섬과 그 주변 섬들은 '오키나와 제도'라고 부른다.
바로 이 섬들이 오키나와 제도의 섬들이다. 이 섬 중 오른쪽에 가장 큰 섬을 오키나와혼토우(沖縄本島/충승본도) 혹은 沖縄島(충승도)라고 부른다.
지금껏 오키나와 현, 오키나와 제도, 오키나와 섬에 대해서 간단히 정리해보았다. 그럼 류큐 제도는 무엇인가? 류큐는 이 섬에 있었던 옛 왕국의 명칭에서 따왔다. 먼저 간단히 이 지역의 역사를 알아보자.
세기 | 연도 | 정식 명칭 | 소속 국가 |
15세기 | 1429~1872 | 류큐국 | X |
16세기 | |||
17세기 | |||
18세기 | |||
19세기 | |||
1872~1879 | 일본제국 류큐번 | 일본 제국 |
|
1879~1945 |
일본제국 오키나와현 |
||
20세기 |
|||
1945~1950 | 미합중국 류큐 열도 미국군정부 | 미합중국 |
|
1950~1972 | 미합중국 류큐 열도 미국민정부 | ||
1972~ | 일본국 오키나와현 | 일본국 | |
21세기 |
14~19세기까지 독립국으로 존재했던 류큐 왕국은 1872년 제1차 류큐 처분으로 왕국이던 류큐국을 류큐번으로 강등시켜 형식적으로 일본제국의 영역에 포함되었으며, 7년뒤인 1879년 제2차 류큐 처분을 통해 완전히 일본 제국의 영토가 되었다... 이후 일본이 태평양 전쟁에서 패배했고, 미합중국은 '오키나와를 과거 류큐국 때 처럼 독립국으로 만들자'는 목표를 가지고 일본제국령 오키나와였던 지역에 군정을 설치했다. 그러나 주민들이 류큐국 독립에 크게 반응하지 않았고, 어영부영 시간이 흐르다가 1972년 현재 일본국에 반환되었다. 요약하면, '류큐->오키나와' 이렇게 명칭이 바뀐 것이다.
앞서 살펴본 오키나와 제도와 그 외 다른 섬들을 통틀어 류큐제도 라고 부르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대략적인 지리 명칭을 정리했고 이제는 그 오키나와의 어원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沖縄 [한국어 : 충승/일본어 : 오키나와/오키나와어 : 우치나]는 '바다, 호수, 빈(공허한) 상태, 날다'라는 뜻의 일본어 沖 [음독 : 츄-/훈독 : 오키, 오키츠, 츄스루, 와쿠]와 '(새끼)줄'을 뜻하는 일본어 縄 [음독 : 죠-/훈독 : 나와, 타다스]가 합쳐진 단어이다. 즉 '바다에 있는 줄', '바다에 친 줄'이라는 뜻이다.
류큐번 출신의 민속학자 이하 후유(1876~1947)는 おき[오키 : 바다]와 な[나 : 물고기] 그리고 は[와 : 장소]가 합쳐져 '먼바다에서 물고기가 많이 사는 곳(=어장)'이라는 뜻으로 풀이했고, 오키나와현 출신의 역사학자인 히가시온나 칸쥰(1882~1963)은 '먼바다, 멀다'라는 뜻의 おき[오키]와 '장소'라는 뜻의 なわ[나와]가 합쳐져 '먼 곳, 먼 바다에 있는 곳'이라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위의 내용들을 종합해보면 오키나와는 '물고기가 많이 사는 먼바다에 줄을 친 곳'이라고 볼 수 있겠다. 어원에서 알 수 있듯, 오키나와의 3대 수입원은 관광업과 농업, 그리고 어업일 정도로, 어획량도 뛰어난 편이다. 낚시를 하러 오키나와현에 가는 사람들도 있으니 말 다했다.
마지막으로 2020년 7월까지 발견된 내용 중 오키나와와 관련된 가장 오래된 기록을 살펴보고 글을 끝마침하겠다.
덴표쇼호(天平勝宝) 5년 12월 12일(754년 1월 9일), 견당사 일행이 아코나와지마(阿児奈波島, 오키나와 섬으로 비정)에 도착했다.
- <당대화상동정전(唐大和上東征伝)> (오미노 미후네(淡海三船), 779, 감진(鑑真)의 전기를 다룬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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