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타겔의 아서 동상, 갈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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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원과 표로 보는 역사 시리즈/어원과 표로 보는 세계사, 세계문화

틴타겔의 아서 동상, 갈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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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틴타겔 성

틴타겔 성의 위치

틴타겔 성(Tintagel Castle)은 영국 잉글랜드 콘월주의 틴타겔(Tintagel) 혹은 트레베나(Trevena)에 위치한 작은 틴타겔 섬(Tintagel Island)에 13세기 세워졌다고 여겨지는 성이다.

기원전 10년경, 둠노니아 지도

-1세기부터 8세기경, 이 지역에 둠노니아(Dumnonia)가 있었는데, 이 때에도 틴타겔은 주요 정착지로서 큰 역할을 하고 있었을 정도로, 콘월 지역에서 중요한 곳이었다.

 

1225년, 제1대 콘월 백작 리차드(Richard, 1209~1272)는 틴타겔의 걸베이스(Gervase de Tintagel)과 콘월 서부에 위치한 메르센(Merthen)과 틴타겔 성을 바꾸었다. 그렇게 1233년 백작 리차드는 그 지역에 새롭게 성을 증축했고, 그 성이 현재 틴타겔 성의 모태가 되었다. 그가 성을 지은 이유는 바로 몬머스의 제프리(1095'~1155')가 글로 남긴 <브리타니아 열왕사(Historia Regum Britanniae)> 즉, '아서왕 전설' 때문이었다.

우서 팬드래건(Uther Pendragon)이 멀린(Merlin)의 주술에 의해 콘월 공작 골로리스(Gorlois)로 변장했다. 그리고 골로리스의 부인 이그레인(Igraine)과 (틴타겔 성에서) 동침하여 아이를 가졌는데, 그 아이가 아서 왕이었다.

그는 그 성을 오래되었지만 단단한 돌들을 사용해 고풍적으로 만들며, 아서왕의 이야기가 오래 깃들길 바랬지만, 리차드 사후의 콘월 백작들은 이 성에 큰 관심이 없어 성 관리를 고등 보안관(high sheriff)에게 맡겼다.

 

그렇게 성의 일부 숙소는 감옥으로 사용되었고, 주변의 땅은 목초지로 임대되었다. 1330년대에 들어서는 핵심 시설의 천장을 들어내면서 성은 점점 황폐해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본토와 성이 있던 틴타겔 섬을 잇는 지협도 침식되어 바닷속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1571년, 레판토 해전에서 오스만 제국을 대패시키고, 1580년, 이베리아 연합을 탄생시켜 전성기를 누리던 에스파냐의 침공을 막기 위해 잉글랜드는 틴타겔 성에 철문이 설치되는 등 섬과 성의 방어가 한층 강화되었지만, 해당 지역은 19세기까지 임대지로서 난개발되었다.

 

19세기에 시작된 빅토리아 시대(1837~1901) 동안 대중문화가 크게 발전하면서 아서왕의 전설에 대한 이야기도 민간에 널리 퍼져나갔고, 이제는 더 이상 사용하지 않던 틴타겔 성은 관광지로써 역할을 다하기 시작한다.

2. 틴타겔 섬의 아서 왕 동상, 갈로스(Gallos)

갈로스 동상 (출처 : https://www.cornwalls.co.uk/)

2016년, 웨일스 조각가 루빈 이넌(Rubin Eynon)이 잉글랜드의 문화재를 관리하는 잉글리시 헤리테지(English Heritage)의 의뢰를 받고 콘월어로 '힘'이라는 뜻을 가진 '갈로스(Gallos)'라는 이름의 틴타겔 섬의 절벽 옆에 8피트(약 2.4m) 높이의 아서 왕 청동 조각상을 세웠다.

 

재밌는건, 엑스칼리버처럼 보이는 신성한 검을 손에 들고 머리에 왕관을 쓰고 있는 이 동상에 대해 잉글리시 헤리티지는 아서 왕을 묘사한 건지 아닌지에 대한 공식적인 답변을 하진 않았다. 다만 그들은 이렇게 밝혔다.

틴타겔의 '갈로스(힘)' 동상은 아서의 전설뿐 아니라 콘월과 그 지역의 왕실 유산과 유적의 역사적 중요성을 상징한다.

-잉글리시 헤리티지

잉글리시 헤리티지가 이렇게 애매모호하게 답변한 이유는 틴타겔 성과 아서 왕 전설을 연관지었던 다른 작품들에 대한 역사학자와 콘월 국민주의자에게 많은 비판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비온 뒤의 갈로스 동상 (출처 : https://www.dreamstime.com/)

그럼에도 이 동상에 대해선 큰 비판이 없었는데, 이 동상 자체의 퀄리티가 높은 편이고, 현대 동상이라고 하지만, 주변의 고대 틴타겔 성과 같은 유적지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이는 전설과 역사가 뒤섞인 틴타겔 섬에서 무엇이 진짜고 무엇이 거짓인지 알 수 없는 듯한 느낌을 주는 듯 하다. 이곳을 방문한 한 관광객은 '풍경과 조각이 잘 어우러진다'라는 호평을 남기기도 했다. 영국 특히 콘월에 간다면 한번 쯤 가보고 싶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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