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5년 4월 부산교통공단((현) 부산교통공사)의 부산 지하철 3-2호선((현) 부산도시철도 4호선) 수안역 건설 공사 중 동래읍성 해자가 발견된 뒤 2005년 7월부터 2008년 8월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발굴 조사를 실시하였습니다. 그 결과, 이 동래읍성 해자에서 임진왜란 당시 동래읍성 전투에서 희생된 약 100명 안팎 사람들의 뼈와 다양한 무기 등이 출토되었죠. 이에 발굴 지도 위원, 부산광역시 등과 의논하고, 문화재청의 협조를 받아 출토 유물 등의 전시관을 수안역 안에 짓기로 한 뒤 2011년 1월 28일 공사를 끝내고, 동래읍성 임진왜란 역사관을 개관하였습니다.



입구 왼편에는 영상실과 종합안내도가 있고, 입구 오른편에는 포토존이 있습니다.


임진왜란 당시 일본군이 동래읍성 남문에 다다랐고 그 앞에 목패 하나를 세우고 갔습니다. 그곳에는 '전즉전의 부전즉가도(戰則戰矣 不戰則假道), 싸우고 싶거든 싸우고, 싸우지 않으려면 우리에게 길을 빌려달라)'라고 쓰여 있었는데, 이에 대해 당시 동래부사 송상현은 '전사이 가도난(戰死易 假道難, 싸워서 죽기는 쉬워도 길을 빌려주기는 어렵다)'라고 써서 일본군에게 던지며 결사항전의 의지를 표현하며 동래성 전투가 시작되었습니다.



| 동래읍성 해자 |
| 동래읍성 해자는 성벽 주변을 둘러 판 도랑으로, 1452년에 설치된 것으로 보인다.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해자는 동쪽 석축의 길이가 5m, 서쪽 석축의 길이가 42m, 폭 5m 내외, 석축 높이는 1.7-2.5m이다. 해자의 진행방향은 북동-남서이다. 해자의 내부 퇴적토는 기초다짐층, 조선전기층, 조선후기층으로 구분된다. 기초다짐층에서는 적을 방어하기 위해 세워진 나무말뚝인 목익(木杙)이 확인되었다. 조선 전기층에서는 인골과 목익, 찰갑(札甲, 비늘갑옷), 투구, 대도(큰칼), 창, 활 등의 무기류, 청동숟가락, 짚신 등의 생활용구 등이 출토되었다. 조선 후기층에서는 백자, 옹기, 기와편과 동물뼈 등이 출토되었다. |

청동숟가락, 청동그릇, 낫, 나무삽과 같은 생활용구와 투구, 비늘갑옷, 쇠손칼, 창과 같은 무기가 전시되어 있으며, 이러한 것들을 착용한 조선군의 모습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특히 임진왜란 시기의 갑옷은 수은갑(水銀甲), 유엽갑(柳葉甲), 피갑(皮甲), 쇄자갑(鏁子甲), 경번갑(鏡幡甲), 지갑(紙甲) 등이 있었습니다. 동래읍성 해자에서는 쇠로 찰(미늘)을 만들고 수은을 발라 가죽으로 엮어 만든 수은갑으로 추정되는 쇠로 만든 비늘갑옷 1벌과 많은 비늘 편이 출토되었는데, 이를 통해 조선군의 주 갑옷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햇빛가리개가 달린 투구(첨주)가 출토되었는데, '동래진상(東萊鎭上, 동래진 납품)'이라는 명문이 남아 있습니다. 지금까지 조선 전기의 갑옷과 투구는 류성룡(柳成龍, 1542-1607)의 가주갑옷 1벌과 원뿔모양의 모자 테두리에 쇠미늘을 엮어 만든 볼가리개와 뒷가리개가 붙은 투구 1점이 유일하며, 이는 보물 460호 류성룡 종가 유물 중 하나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 활 | 직궁(탄력이 좋은 나무를 적당한 길이로 잘라 양쪽에 줄을 걸어 약간 휘게 만든 단순한 형태의 활) |
| 만궁(본래 굽은 활 채를 그 반대쪽으로 강하게 밀어 굽혀서 시위를 건 활) ex) 각궁 | |
| 화살 |
호시(광대 싸리나무로 살대를 한 화살) |
| 효시(소리가 나는 화살) | |
| 유엽전(무과와 교습에 사용한 화살) | |
| 편전(애기살) | |
| 무촉전(모구에 사용하는 화살) | |
| 화전(화약을 이용하는 화살) ex) 신기전 | |
그다음에는 동래읍성 해자에서 출토된 화살통, 화살, 활, 목궁, 깍지(숫깍지, 암깍지), 화살촉과 같은 활의 구성요소들도 볼 수 있습니다.

동래읍성 해자에서 출토된 대도(큰칼), 도자(쇠손칼) 등도 볼 수 있는데, 조선전기의 <병기도설>에 보이는 무기들과 실제 모습이 일치하는 경우가 많아 조선전기의 무기체제를 직접 확인할 수 있죠. 이 무기는 전후에 왜군에 의해 짓밟힌 것들로 여겨집니다. 한편 동래읍성 해자에서는 왜군의 무기인 키쿠치창[菊池槍] 1점도 출토되었다고 하네요.


그다음 조선 영조대 동래부 화원이었던 변박(卞璞, ?-?)이 그린 <동래부순절도(1760)>를 중심으로 임진왜란의 과정과 당시 부산의 모습에 대한 이야기를 읽어볼 수 있습니다. 지하철 공사를 통해 밝혀진 임진왜란의 참상은 이렇게 우리의 일상 공간 옆에서 아직까지 남아있습니다.
수안역 대합실 속 작은 고고학 박물관, 동래읍성 해자
수안역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곳에 표를 끊고 앞을 바라보면, '동래읍성 해자 단면'이 보입니다. 동래읍성 해자 축조 단면 동래읍성(東萊邑城) 해자(垓子)는 체성(體城)에서 약 30m
mspproject2023.tistory.com
이 수안역 대합실에서 지하철 타는 곳으로 내려가는 길에는 동래읍성 해자 단면도 있으니 지하철을 이용하실 분들은 지나가면서 훑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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