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을 샐 때 쓰는 순우리말 표현의 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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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원과 표로 보는 역사 시리즈/어원과 표로 보는 한국사, 한국문화

날을 샐 때 쓰는 순우리말 표현의 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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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인이 '사흘이 4흘아니에요?'라는 질문을 했고, '접두사 '사-'는 셋을 뜻하고, 접두사 '나-'는 넷을 뜻하니 사흘이 맞다'는 답변을 드렸다. 이와 관련된 날을 샐 때 쓰는 순우리말 시간 표현 몇가지의 어원을 정리해보았다.

1. 하루, 이틀 그 다음 뭐더라?

날을 샐 때 쓰는 순우리말은 아래와 같다.

1일 2일 3일 4일 5일 6일 7일 8일 9일 10일
이틀 여드 아흐

그 다음부터 10단위가 늘어날 때마다 고유수사 이름을 쓴다. 11일부터 19일까지는 모두 '열-'이라는 고유 수사 접두사가 붙는다.

11일 12일 13일 14일 15일 16일 17일 18일 19일 20일
열하루 열이틀 열사흘 열나흘 열닷새
보름
열엿새 열이레 열여드레 열아흐레 스무날

마찬가지로 21일부터 29일까지는 모두 '스무-'라는 고유 수사 접두사가 붙는다.

21일 22일 23일 24일 25일 26일 27일 28일 29일 30일
스무하루 스무이틀 스무사흘 스무나흘 스무닷새 스무엿새 스무이레 스무여드레 스무아흐레 그믐
(서른날)

그럼 31은 뭐라고 부를까? 굳이 따지자면 서른하루나 그믐이라고 불러야겠지만, 우리가 순우리말로 날짜를 세는 경우는 음력에 한해서다. 음력은 30일까지밖에 없기 때문에 음력 31일을 뜻하는 순우리말 단어는 없다!

2. 그래서 사흘은 왜 사흘인거야?

1일 2일 3일 4일 5일 6일 7일 8일 9일 10일
여드 아흐

이 표를 다시 보자. 특정 단어들이 파란색 혹은 빨간색으로 칠해져있다. 이제 이 색깔의 의미와 각 단어들이 어떤 어원을 가지는지 알아보자. 먼저, -루, -레, -흘(-틀) 모두 '해, 날(日)'라는 뜻이다.

접미사 -루 -레 -흘 -틀
접미의 영어 발음 [-ru] [-re] [-heul] [-teul]
접미의 어형 변화 -ㄹ + -후 -ㄹ + -헤   -ㄷ(혹은 ㅅ) + -흘
파생어와의 관계 하루 [핫- + -루] 이레 [일- + 헤]
여드레 [여들- + -헤]
아흐레 [아흘- + -헤]
사흘 [사(혹은 삿)- + -흘]
나흘 [나(혹은 낫)- + -흘]
열흘 [열- + -흘]
이틀 [잇- + -흘]

윗 표에서 보이는 접미사 -후, -헤, -흘 모두 해(日)와 발음이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명확하게 이러한 어원에서 왔다기보다 이러한 느낌에서 온 거구나라고 이해하길 바란다. 그럼 사흘은 셋째날, 나흘은 넷째날이라는 뜻이 되는 것이라고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 다음 닷새와 엿새의 유래에 대해 알아보자.

현재의 단어 닷새 엿새
고어형 닷쇄<-다쐐 엿쇄<-여쐐
어형 분석 닷- + -ㅅ- + -해 엿- + -ㅅ- + -해

공통적으로 보이는 -해해(日)와 같다. 닷새, 엿새 또한 다섯째날, 여섯째날이라는 뜻이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어원이 어떻게 되었든 이 순우리말 단어들은 지구가 한 번 자전하는 동안의 시간(과학적으로 약 24시간)이라는 뜻을 가진 날(日)와 연관이 되어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해가 뜨고 지는 시간인 날에 숫자를 넣어 날의 단위로 사용해왔을 거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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