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1674년(현종 15) 2월 효종의 왕비 인선왕후의 국상이 일어났고, 그 때 시어머니였던 자의대비(慈懿大妃)가 입을 상복을 두고 예송 논쟁이 일어나게 되는데, 이것이 '2차 예송'인 갑인예송이다.
삼가 듣건대, 대신이 차자를 올려 논하며 해조에 문의토록 했다 합니다. 모후(母后)의 상에 기년복(朞年服)을 입는 제도에 대해서 신들도 처음에는 의심했습니다만 예경을 상고해 보고 나서 비로소 의심이 풀렸습니다. 《의례(儀禮)》 상복(喪服) 부장기장(不杖期章)을 보면 ‘임금의 어미와 처를 위해 입는다.’고 하였는데, 이것은 임금을 위해 종복하는 것뿐으로서 본래 방상(方喪)의 의리가 없기 때문에 기년복 정도로 그치는 것입니다. 또 《오례의(五禮儀)》 소주(小註)를 보건대 ‘내상(內喪)에는 자최로 기년복을 입는다.’고 하였는데, 이것은 왕비와 왕대비를 통칭해 말한 것이고, 그 아래에 또 ‘내상에 대해서는 앞에 나와 있다.’는 글이 있는데, 이것은 왕비만 가리켜서 말한 것입니다. 따라서 내상이라는 용어가 하나만 일컫는 것이 아니고 보면 양쪽 주석을 또한 서로 비교해서 보아야 할 것입니다. 《오례의》에 미비한 곳이 본래 많습니다만, 이 부분은 잘못된 것이 아닌 듯합니다. 그리고 인순 왕후(仁順王后)의 상에 선묘(宣廟)께서 신하들에게 삼년복을 입게 하려 하였는데, 그때의 양사 장관들이 모두 해박한 유신으로서 예를 근거해 쟁집하자 선묘께서 즉시 윤허하셨으니, 여기서도 기년복이 의심할 나위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례의》의 내명부복(內命婦服) 소주(小註)에 역시 ‘내상엔 자최로 기년복을 입는다.’ 하였고, 그 아래에 또 ‘내상에 대해서는 앞에 나와 있다.’는 글이 있습니다. 그런데 대체로 빈(嬪) 이하와 상궁 등의 직책을 통틀어 내명부라고 하는데, 그들의 복 역시 기년이 고작이고 보면 외조(外朝)의 신하들과 의리에 있어 차이가 없다 할 것입니다.
- 1674년 2월, 서인 부제학 이단하
서인 이단하는 왕후였던 자의대비는 1년간 입게 되는 기년복을 드리는 것이 좋다고 했고 이에 왕은 허락했다.
신들이 어제 복제의 절목 가운데 대왕 대비께서 입을 복제에 대해 기년복으로 헤아려 정해 재가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가례복도(家禮服圖)》 및 시왕(時王)의 제도에 며느리의 복은 기년복과 대공복(大功服)의 구분이 있었으며, 기해년 국상 때에도 대왕 대비께서 기년복을 입으셨습니다. 이로 본다면 이번 복제는 대공복이라는 게 의심할 것이 없는데, 다급한 사이에 자세히 살피지 못하여 이처럼 경솔히 하다 어긋나게 한 잘못이 있었으니 황공함을 금하지 못하겠습니다. 원래 절목 가운데다 대공복으로 고치는 표지를 붙여 올리겠다는 뜻으로 감히 아룁니다.
- 1674년 2월, 예조
그러다 다음날 급히 3년간 입게 되는 대공복으로 재결재를 요청했고, 왕은 이에 크게 분개하게 된다.
대왕 대비전의 복제가 과연 그러하다면 어째서 이제야 부표해 들인단 말인가?
이 복제 문제 때문에 내일 성복을 미처 행하지 못할 염려가 있을 듯하다. 예조의 당상과 낭청 모두를 나문(拿問)해 처리하라.
- 1674년 2월, 현종
이에 따라 판서 조형(趙珩), 참판 김익경(金益炅), 참의 홍주국(洪柱國), 정랑 임이도(任以道) 전원은 금부에 넘겨졌다. 이후 7개월 뒤 현종이 사망하고, 14살이던 숙종이 왕위에 오르게 된다.
숙종이 왕이 되자마자 제일 처음 한 것은 수렴청정에서 벗어나는 것! 그는 14살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스스로 정치를 펼치게 된다.
그는 붕당 간 균형과 견제를 이루었던 과거의 정국을 한순간에 뒤집어 하나의 당파가 강력한 집권 세력이 되게 하는 환국 정치를 실시하였으며 그 결과 조선 후기의 정치적 균형을 무너뜨려 나라의 발전에 걸림돌이 되버리게 된다..
반응형
'어원과 표로 보는 역사 시리즈 > 어원과 표로 보는 한국사, 한국문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63년에 한반도에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0) | 2021.03.30 |
---|---|
5대 환국 (0) | 2021.02.27 |
너의 돈의 단위는 뭐니? [한국은행 설립 전까지의 한국의 중앙 은행과 화폐 단위의 역사] (0) | 2021.02.22 |
법동사 must (0) | 2021.02.20 |
발해고에 기록된 발해어 (0) | 2021.02.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