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무인판족보서문(戊寅板族譜序文)> |
무릇 이 세상의 모든 것에는, 일의 처음이 되는 근원이 있고, 생명의 바탕이 되는 근본이 있다. 저 끝 없이 넓은 바다도 그 근원을 거슬러 보면 깊은 산속의 조그만 옹달샘에서 비롯 되었으며 하늘을 찌를듯한 아름드리 큰 나무가 그 생명을 지탱하는 것은 뿌리에서 바탕하는 것이리라. 깊은 산 속의 조그만 옹달샘이 없었던들 어찌 저 큰 바다가 이루어졌겠으며, 나무를 지탱하는 뿌리가 없었던들 어찌 아름드리 큰 줄기와 무수한 잎과 가지가 번성할 수 있겠는가. 이와 같은 사물도 이렇거늘 어찌 인간에게 근원이 없고 근본이 없겠는가. 인간은 부모로부터 존귀한 생명을 받고 태어나서 세(世)를 거듭하고 대(代)를 이어 오늘에 이르렀으니 그 근원은 한 조상에서 비롯 되었으며 한 조상의 뿌리를 바탕으로 하여 수 많은 자손으로 번창하여 온 것이다. 같은 혈통의 연(緣)으로 맺어진 수 많은 후예들은 태어난 시대, 일시, 지역이 모두 다르나, 이러한 자손들로 하여금 종(縱)으로는 한 분의 시조로부터 여러 갈래로 이어져 내려온 계파를 알게 하고 횡(橫)으로는 일가간의 동질성 속에 자리한 자신의 존재를 깨닫게 하는데 족보편찬의 목적이 있다. 나아가 이 같은 자신의 발견을 토대로 위로는 숭조(崇祖), 좌우로는 종족간의 화목 및 상부상조를 통한 선조의 얼과 위업을 계승발전시키고, 아래로는 가문의 역사에 대한 후손들의 인식고양과 천륜의 질서유지에 도움이 되게 함이 족보편찬의 의의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자랑스런 덕수장문(德水張門)의 시조는 공숙공(恭潚公) 휘 순룡(舜龍, 1255~1297)이시다. 시조께서는 본래 회회인(回回人)으로 초휘(初諱)는 삼가(三哥)이셨으며, 몽고의 후신인 원나라(元-, 1271~1368)에 계시다가 고려(高麗, 918~1392) 충렬왕비(忠烈王妃) 제국대장공주(齊國大長公主, 1259~1297)를 배행(陪行)하여, 1274년, 이 땅에 오시게 되었다. 시조께서는 고려 25대 충렬왕으로부터 장순룡(張舜龍)이라는 성명(姓名)을 받으셨고, 이어 개성 근방의 현(德水縣, 지금의 개풍군 일부)을 식읍(食邑)으로 하사받아 고려에 귀화정착하시게 되었다. 그리하여 시조께서는 충렬왕을 충성으로 보필하셨고 또한 국익을 위하여 수차에 걸쳐 원나라를 왕래하시는 등 국정에 진력하시다가 애석하게도 연부역강(年富力強)한 나이로 1297년 12월 5일 서거하셨으니 향년 44세이시었다. 이후 우리 덕수 장씨(德水張氏)는 700여 년의 유구한 역사를 지닌 전통 있는 명문으로 번창하였으니, 이는 그 동안 제세안민(濟世安民)의 경륜(經綸)으로 후진양성과 문화창달에 힘쓰신 수 많은 학자를 비롯하여 불의와 타엽하지 않고 문란한 국정을 바로 잡고자 중종반정(中宗反正, 1506)과 인조반정(仁祖反正, 1623)을 주도하셨던 공신과, 효를 몸소 실천하여 사회의 사표(師表)가 되신 여러 선조들의 음덕이라고 생각하며 후손들은 모름지기 훌륭하신 조상들의 정신을 거울로 삼고 이어 받아 덕수 장씨로서의 긍지를 지니고, 모든 분야에서 분발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 가문의 족보는 1621년에 12세손(世孫)으로 신풍부원군(新豊府院君)이신 휘 유(維) 계곡(裕谷)선생께서 편찬하신 가승(家乘)을 근간으로 하여 1808년의 무진보(戊辰譜), 1848년의 무신보(戊申譜), 1875년의 을해보(乙亥譜), 1915년의 을묘뵤(乙卯譜), 1974년의 갑인보(甲寅譜) 등 다섯 차례에 걸쳐 편찬 발간되었다. 이번(1998년)에 발간되는 무인보(戊寅譜)는 문중의 여섯번째 대역사(大役事)이다. 실로 감회가 깊으며 선대에서 이룩하신 위업에 누를 끼치지나 않았은가 저으기 두려움이 앞선다. 그간의 어려움은 이루 형언하기 어려우나 종족 여러분의 끊임없는 성원과 열의를 바탕으로 마침내 성취를 보게 되었으니 정녕 선령(先靈)께서 도와주신 은덕이라 여긴다. 다만, 우리 덕수 장씨의 발상지인 개성을 중심으로 북녘땅에 산재거주(散在居住)하는 종족 여러분이 이번에도 수단(收單)에서 누락이 되어 안타깝기 그지없으며 분단된 나라의 한을 또 다시 뼈저리게 느낀다. 우리 덕수 장씨 후손들의 윤리적 가치구현의 지침서로 또한 가보로 자자손손이 보장(保藏)하여야 할 이 보첩(譜牒)의 발간을 계기로 모든 종인(宗人)이 각자의 혈통을 바로 알고 조상의 얼을 제대로 이어 받아 진정으로 선조를 추모하고 나아가 일가간의 화목이 더욱 돈독하기를 진심으로 희원(希願)하며 우리 자손에게 크나큰 홍복(洪福)을 내려주신 열조(烈祖)에게 거듭 고개 숙여 감사드리며 우리 가문이 날로 창성하기를 합장축수(合掌祝手)하면서 이 글을 맺는다. 1998년 무인 8월 일 덕수장씨 종친회장 24세손 범수(範秀) 삼가지음 |
반응형
'어원과 표로 보는 역사 시리즈 > 어원과 표로 보는 한국사, 한국문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덕수장씨족보 1권 무진보서 (2) | 2024.10.04 |
---|---|
덕수장씨족보 권1 계곡공가승서 (3) | 2024.10.04 |
1932년부터 영도를 이어준 영도대교(도개행사 : 토 14:00~14:15) (3) | 2024.10.03 |
유라시아가 함께 어울려 즐기길 바라며, 영도다리 아래 유라리광장 (2) | 2024.10.01 |
사라진 영도의 신석기 패총의 흔적, 영선동 패총 기념비 (1) | 2024.10.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