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_SZA7T7FPc0?si=eXN60I_S4L6KJ8TM&t=125
나니아력 1000년, 긴 겨울(Long Winter)이 끝날 무렵, 베루나 여울(Fords of Beruna)에서 나니아 연대기 사상 최초의 대규모 전투가 벌어집니다. 그 여울의 이름을 따 현재는 베루나 전투(Battle of Beruna)라고 부르죠.
이 대전투는 하얀 마녀 군대와 사망한 아슬란의 군대가 벌인 최대 접전으로, 이 전투의 도입부에선 에드먼드 페벤시가 전율을 고취시키려 '나니아를 위하여, 그리고 아슬란을 위하여'라는 구호를 외치는데요. 정말 가슴 웅장해지는 부분입니다. 이 영화의 러시아어 판에선 아래 적은 스크립트가 등장합니다.
에드먼드 페벤시 : Ты со мной? [띄 싸 므노이?] (넌 나와 함께 (있을거야)?) 오레이우스 : до конца. [다 깐짜.] (끝까지요!) 에드먼드 페벤시 : За Нарнию, за Аслана! [자 나르니유, 자 아슬라나!] (나니아를 위하여, 아슬란을 위하여!) |
ты : 너(네가, 너는) (2인칭 단수 대명사 주격) с(о) + 조격 : ~와 함께 мной : 나로(써) (я의 조격) до + 생격 : ~전에, ~까지 конца : 끝의 (коне́ц의 단수 생격) за + 대격 : ~로부터, ~을 위해, ~에 대하여, ~전에, ~에 의해 |
이 러시아어판 스크립트의 영어 원전은 아래와 같습니다.
에드먼드 페벤시 : Are you with me? (나와 함께 있을건가요?) 오레이우스 : To the death. (죽을 때까지요.) 에드먼드 페벤시 : For Narnia and for Aslan! (나니아를 위하여, 그리고 아슬란을 위하여!) |
러시아어에서는 '끝까지'라고 번역했는데, 영어 원전에서는 '죽음까지'라고 표현합니다.
한국어에서도 '끝'이란 말이 비유적으로 '죽음'을 뜻하듯, 러시아어에서도 конец [꺼녜ㅉ]를 비유적으로 '죽음(сме́рть)'이라고 표현하기에 완전이 틀린 표현은 아닙니다.
그렇게 이 말을 한 뒤, 또 다른 조력자의 등장과 함께, 결국 아슬란군이 승리해 하얀 마녀가 지배하던 나니아를 독립시킵니다. 그리고 나니아의 왕좌엔 그 싸움의 주역인 네 남매가 앉게 되었죠.
영화 자체는 공식적으로 크리스트교 색채가 들어간 판타지물로, 결국 아슬란을 믿으면 악을 멸하며 구원받고, 왕좌에 앉게 된다(만물을 지배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 점에서 에드먼드 페벤시의 구호는 신을 섬기는 자의 목소리로 여길 수 있는데요. 한편으로는, 자신의 믿음과 하고자하는 의지를 널리 펼쳐 자신의 생각에 맞춰 새로운 세계를 만들고자 하는 의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가 그렇게 강하게 말할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자신의 목표를 향해 '끝까지' 믿어주고 동행할 조력자(오레이우스)도 한 몫한 것을 보아, 협업과 믿음, 동료애를 엿볼 수 있는 문장이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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