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2년 5월(음력 4월), 일본군(왜군)의 침략으로 임진왜란이 일어납니다.
일본군은 한성을 함락시키고, 한반도의 북쪽 함경도까지 막힘없이 진격하죠.
그 당시 전주에서 살다 죄를 지어 함경도 회령으로 유배온 국경인(鞠景仁, ?~1592)이
조정에 원한을 품고 경성부의 사람들을 모아
선조의 두 왕자 임해군(臨海君) 이진과 순화군(順和君) 이보 등을 왜군 가토 기요마사에게 넘겼던
반란 사건도 일어나 북부에 있던 조선군은 골머리를 앓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1592년 10월 20일(음력 9월 16일),
함경도의 북병영의 병마절도사의 보좌관격인 북평사(北評事) 정문부(鄭文孚, 1565~1624) 등은
경성을 공격, 재수복하게 됩니다.
조선군은 곧 길주(吉州)로 향했고, 그 기세에 두려움에 떨던 일본군은 길주성 문을 걸어 잠급니다.
그렇게 시작된 길주 공방전은 몇 주 동안 지속되었는데요.
그 소식을 들은 가토 기요마사가 급히 지원군을 보냈지만,
거짓으로 패하는 척하면서 좁은 곳으로 모은 조선군은 일본군을 크게 격파합니다.
이 일련의 전투를 북관대첩이라 부르며,
시간이 지나 함경북도 북평사 최창대가 지금은 '북관대첩비'라고 흔히 불리는
'유명 조선국 함경도 임진의병대첩비(有明朝鮮國咸鏡道壬辰義兵大捷碑)'를 세웁니다.
북관대첩비(北關大捷碑, Stele for the Victory in Battle at the Northern Frontier) | |
1708년(숙종34), 높이 187cm | 복제품 |
북관대첩비는 임진왜란 당시 함경도 북평사 정문부(鄭文孚, 1565~1624)가 의병을 모아 왜군을 크게 무찌른 것을 기념하려고 세운 승전비로, 함경도 북평사로 부임한 최창대가 비문을 지어 숙종 34년(1708) 함경도 길주에 세웠다. 1905년 러일전쟁 중 일본군이 비석을 발견해 일본으로 보내 버렸고, 도쿄 야스쿠니 신사에 계속 방치되어 있었다. 1978년에 최서면 선생이 다시 비석을 발견하면서 국내에 알려졌다. 그 후 우리 정부와 민간 단체들이 노력한 끝에 북관대첩비를 2005년 10월 20일에 일본으로부터 돌려받았고, 남북 합의에 따라 2006년 3월 1일 북한에 인도되어 원래 있던 함경도 길주(현재 김책시)로 되돌아갔다. 이 비석은 2006년 4월 25일에 북관대첩비 반환을 기념하여 세운 복제비이다. |
그런데 왜 이 비석이 전적지인 함경도가 아닌 서울 경복궁에 있는걸까요?
그것도 복제품으로요!!
이는 러일전쟁(1904~1905) 당시 일본군 장교였던 이케다 쇼스케(池田正介, 1855~1914) 소장 때문입니다.
전쟁 당시 그가 이 비석을 발견해 일본 야스쿠니 신사로 가져가 버립니다.
그렇게 시간이 많이 지난 1999년쯤부턴 이 비석의 반환 요구 움직임이 국내에서 나타났으며,
2005년 6월 한일회담에서 반환 조정을 합니다.
처음엔 당시 소유자인 야스쿠니 신사는 원래 이 비석은 북한 것이니 남한에 줄 수 없다는 입장이었는데요
한국과 일본 정부의 요청으로 대한민국의 국립중앙박물관로 옮겨지게 됩니다.
2006년 2월13일, 남북간에 북관대첩비 북한 환송에 관한 협의를 가져, 3월1일, 개성에서 인도하기로 결정하고,
3월1일 개성을 거쳐 북한으로 송환된 북관대첩비는 3월23일 원래 자리에 다시 세워졌으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보 제193호로 지정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독립기념관, 고궁박물관, 진주 가호서원, 의정부 묘소 네 곳에 복제비를 세워 북관대첩 정신을 기립니다.
특히, 2006년 4월 25일엔 북관대첩비 반환을 기념하여 경복궁 고궁박물관 뜰에 복제비를 세웠고,
언젠가 통일이 되어, 꼭 북관대첩이 일어난 곳에 직접가 그 원본을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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