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정부 시절 지어진 금강공원 자연보호헌장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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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정부 시절 지어진 금강공원 자연보호헌장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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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보호헌장>은 1970년대 후반 박정희 정부 시절 자연보호 범국민운동 궐기대회를 개최함과 동시에 자연보호의 목소리를 높이기 위해 박정희 대통령에 의해 직접 발표된 헌장입니다. 따라서 그 시절에 이런 자연보호헌장비가 국내 여기저기에 세워졌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이 부산 동래구의 금강공원에 위치한 '자연보호헌장비'입니다.

탑 저편에 '자연보호'라고 크게 쓰여진 길다란 기념비가 있습니다. 그 양옆에는 사슴 암수 한 쌍이 있네요.

사슴 한 쌍이 있는 곳 가운데, <자연보호헌장>이 쓰여있습니다. 그 내용을 찍은 사진과 내용을 아래 첨부합니다.

자연보호헌장
인간은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의 혜택 속에서 살고 자연으로 돌아간다
하늘과 땅과 바다와 이 속의 온갖 것들이 우리 모두의 삶의 자원이다.

자연은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의 원천으로서 오묘한 법칙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여 질서와 조화를 이루고 있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이 땅을 금수강산으로 가꾸며, 자연과의 조화 속에 향기 높은 민족문화를 창조하여 왔다. 그러나, 산업문명의 발달과 인구의 팽창에 따른 공기의 오염, 물의 오탁, 녹지의 황폐와 인간의 무분별한 훼손등으로 자연의 평형이 상실되어 생활환경이 악화됨으로 인간과 모든 생물의 생존까지 위협을 받고 있다.

그러므로 국민 모두가 자연에 대한 인식을 새로이 하여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며 모든 공해 요인을 배제함으로써 자연의 질서와 조화를 회복 · 유지하는데 정성을 다하여야 한다. 이에 우리는 이땅을 보다 더 아름답고 쓸모 있는 낙원으로 만들어 길이 후손에게 물려 주고자 온 국민의 뜻을 모아 자연보호헌장을 제정하여 한 사람 한 사람의 성실한 실천을 다짐한다.

1. 자연을 사랑하고 환경을 보전하는 일은 국가나 공공 단체를 비롯한 모든 국민의 의무이다.
2.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문화적 학술적 가치가 있는 자연 자원은 인류를 위하여 보호되어야 한다.
3. 자연보호는 가정, 학교, 사회의 각 분야에서 교육을 통하여 체질화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4. 개발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도록 신중히 추진되어야 하며, 자연의 보전이 우선되어야 한다.
5. 온갖 오물과 폐기물과 약물의 지나친 사용으로 인한 자연의 오염과 파괴는 방지되어야 한다.
6. 오손되고 파괴된 자연은 즉시 복원하여야 한다.
7. 국민 각자가 생활 주변부터 깨끗이 하고 전 국토를 푸르고 아름답게 가꾸어 나가야 한다.

1978년 10월 5일

자연보호헌장이 쓰인 네모난 부분 바로 뒷편에는 이렇게 산천을 새긴 그림이 있습니다.

건립자
동부산로타리클럽
동래라이온스클럽
부산동래천년회의소
태창기업(주) 대표이사 황래성
동일고무벨트(주) 대표이사 김도근
대우실업(주) 사장 조동제

1979년 10월 5일
건립 동래구청장 조삼규

그 아래에는 당시 이 기념비를 건립했던 단체와 사람들의 이름과 설립 연도, 그리고 설립 주최자의 이름이 적혀있습니다.

그 시절 산업화와 경제 성장에 중점을 둔 박정희 정부의 정책에서 이런 환경 보호 정책이 나타난 것은 아이러니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어쨌든 그는 자연보호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고, 전국민을 동원해 자연보호를 해야한다고 강력히 촉구하기에 이르렀죠. 그렇게 지금의 금강공원에도 이런 동상이 세워졌습니다. 의도야 어찌되었든, 우리 모두 자연 속에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인간이기 때문에 자연보호를 조금이라도 신경쓰면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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