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지인의 추천으로 유엔기념공원을 산책하게 되었고, 그 때 찍은 사진과 감상을 공유하려 합니다. |
우선 시간표와 입장료를 정리했습니다.
입장료 | 무료 |
입장 시간 | 10~4월 : 09:00~17:00 5~9월 : 09:00~18:00 (연중무휴 365일 개방) |
유엔기념공원 정문입니다.
크고 희며 깨끗한 이 문을 들어가며 마음을 경건하고 깨끗하게 정리했습니다.
입구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곳이 바로 이 추모관입니다. 안에 들어가면 어르신 한 분이 12분짜리 영상을 볼건지 물어보십니다. 보고 싶으시면 본다고 하시면 되고 그렇지 않다면 잠시 묵념만 하고 간다고 말씀드리면 될 것 같습니다.
안에는 이렇게 성당처럼 스테인드글라스도 있고, 신성한 느낌도 들긴 한데, 이는 많은 당시 참전 UN군 용사들이 크리스트교를 믿고 있었고, 또 거의 문화화되었기 때문에, 그들의 영혼이 잠시 앉아 쉬었다갈 수 있게 한 것 같습니다.
이쪽으로 들어가면 주묘역이 나옵니다. 여기서 왼쪽으로 올라가면 상징구역이 있으며, 남쪽으로 내려가면 녹지지역이 나옵니다.
상징구역에는 참전 22개국과 대한민국 국기, 유엔기가 연중 게양되어 있으며, 상징적인 의미로 11개국의 유해의 일부 또는 전부의 묘역이 있습니다. 녹지를 밟지 말라는 경고문도 있고, 또 저부터도 잠들어계신 성역을 밟으면 안된다는 생각에 풍경이나 기념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들만 찍었습니다.
태국기념비입니다.
In Memory of Thailand's contrivution and the Thai soldiers who sacrificed themselves in the Korean War. this Memorial was inaugurated on the occasion of the 50th anniversary of the establishment of diplomatic relations between Thailand and the Republic of Korea. 1 Ocober 2008 |
상징구역은 이런 모습입니다. 각 국기 아래 그 나라 장병들이 묻혀 있다고 합니다.
뉴질랜드 기념비입니다. 45명의 전사자를 포함한 6천명의 한국전쟁 뉴질랜드 참전용사들을 기리기 위한 기념비죠.
직접 찍은 기념비를 포함해 이 상징구역에는 총 8개의 기념비가 있습니다.
그 아래쪽엔 대부분의 유해가 안장되어 있는 주묘역이 나오는데, 여긴 호주, 캐나다, 프랑스, 네덜란드, 튀르키예, 영국, 미국 등 7개국의 묘역이 있습니다.
1950 on this memorial 1953 are inscribed the names of men from Britain, Canada, Australia, New Zealand and South Africa who fell in the Korean war and have no known grave. they died with men of other countries fighting to uphold the ideals of the United Nations. |
영국의 연방국가들(영국을 비롯한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5개국)의 전사자 중 유해를 찾지 못한 392명의 용사들의 부대, 계급, 성명을 나라별로 벽면에 새겨 그들의 고귀한 희생을 추모하는 영연방 위령탑입니다. 흔적을 찾지 못한 사람들을 달래는 위령탑이라니 한편으로는 조금 슬프네요.
We will never forget you brave sons of canda. |
캐나다군이 21개의 단풍나뭇잎과 무궁화를 들고 있는 대한민국의 소년과 소녀들과 같이 서있는 캐나다 기념 동상입니다. 다른 기념비와 다르게 동상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 특징이며, 군모도 쓰지 않고 있는 격식을 차리지 않은 편안한 캐나다인 만늬 그런 특색을 잘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Honor freedom peace |
간결한 미국 답네요. 미국 출신 한국전쟁 전몰장병을 추모하기 위핸 미국 기념비입니다.
호주정부의 참전용사 기념사업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호주조각가 로스 J. 바스티안(Ross J. Bastiaan)이 제작한 호주 기념비입니다. 현재 호주 묘역에 위치해 있는 이 기념비에는 한국전쟁 당시 호주공군의 활약상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렇게 주묘역에는 총 7개의 기념물이 있습니다.
도은트 수로(Daunt waterway) 수로 이름은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 전사자 중 최연소자(17세, 1951.11.6 전사)인 호주병사(JP Daunt)의 성을 따서 지은 것입니다. The watarway is named in honor of JP Daunt, an Australian soldier who fell at the age of 17 on 6 November 1951, He is the youngest fallen resting at the UNMCK. |
이 수로는 1951년 사망한 겨우 17살밖에 되지 않았던 호주 병사 도운트(J. P. Daunt)를 추모하기 위해 만든 작은 수로입니다. 착잡하더군요. 전 17살 때 학원이나 다니고 제 성공을 위해 애쓰고 있었지만 이 분은 타국의 미래를 위해 목숨까지 바쳐 싸우셨던 분이었습니다. 과연 내가 17살에 이런 전투에 배치되었다면 어땠을까 곰곰히 생각해봤지만 너무 끔찍하고 잔인했을거 같습니다.. 헤이 브라덜 하던 형들이 적의 총알에 쓰러지고, 폭탄에 온 몸이 다치는 그 모습을 보고있었을 그 작은 소년은 결국 순국하셨습니다..
이 길로 쭉 가면 유엔군 위령탑이 나옵니다. 저 끝까지 가기 전에 왼쪽으로 꺾으면 유엔군전몰장병추모명비와 참전용사묘역이 있습니다. 전 끝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길에 여길 들렀습니다.
유엔군 위령탑 in memory of those members of the united nations forces who gave their lives in the Korean war 1950-1953 |
유엔군 위령탑입니다.
한 3분간 6.25전쟁에서 희생하신 유엔군들을 위해 묵념을 했는데 오늘따라 눈물보따리에 구멍이 뚫렸나..계속 눈물이 나오더군요ㅠ
벽에는 동판에 각 국가별 전투지원 내역과 전사자 숫자가 적혀 있었습니다.
유엔군 위령탑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는 길에 11개의 계단으로 구성된 수로인 무명용사의 길(unknown soldiers' pathway)이 있습니다. 보통 12월부터 2월까진 추운 날씨 때문에 이렇게 물을 뺀다고 하고, 겨울이 아닐 땐 물도 나온다고 하네요.
이렇게 말이죠. 봄이나 가을 되면 다시 한 번 가볼 생각입니다.
저 안에 각국의 유가족이 제공하여 받은 안장자 사진들과 관련 기념품과 그림 등을 상설전시한다는 제2기념관이 있다고 하던데, 갔을 땐 문이 꼭 닫혀 있었습니다.
6.25전쟁에 참전 후 생존해 있던 유엔군 참전용사들 중 이곳에 사후 안장이 승인되어 나라별 구분없이 날짜순으로 안장된 묘역입니다. 외국인이지만 이 땅을 지켜내고 돌아가신 뒤 다시 이 땅에 묻히고 싶다고 하신 분들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고향으로 돌아온 느낌이었을까요?
유엔군 전몰장병 추모명비(wall of remembrance)입니다. 여기도 겨울동안(대략 12~2월) 단수한다고 하네요.
유엔군 전몰장병 추모명비 유엔군 전몰장병 추모명비는 한국전쟁(6.25동란) 중 세계평화와 자유라는 대의 아래 공산침략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수호하기 위하여 고귀한 생명을 바친 유엔군 전몰자를 영구히 추모하고저 대한민국 정부의 지원으로 2006년 10월에 건립되었다. 우주를 뜻하는 원형수반에는 전몰영혼들이 머무는 하늘과 명비 그리고 보는 이들이 담겨 있으며 수반 안에는 전쟁을 상징하는 철모가 맞은편에서 평화로운 연꽃으로 승화하는 뜻을 표현하고 있다. 검정색 명비에는 참전 각국에서 제공한 40,896명의 전사자(실종자 포함)의 이름이 알파벳 순서(국가별, 개인별)로 새겨져 있으며, 이곳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 전몰자는 이름 뒤에 ◇로 구분 표시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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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명 | 전사자수 | 명판번호 |
호주 | 346 | 1~2 |
벨기에 | 106 | 3 |
캐나다 | 516 | 3~6 |
콜롬비아 | 213 | 6~8 |
에티오피아 | 122 | 8 |
프랑스 | 270 | 8~9 |
그리스 | 186 | 10~11 |
룩셈부르크 | 2 | 11 |
네덜란드 | 124 | 11 |
뉴질랜드 | 41 | 11 |
노르웨이 | 3 | 12 |
필리핀 | 120 | 12 |
남아공 | 37 | 12~13 |
태국 | 136 | 13 |
터키 | 1,005 | 13~17 |
영국 | 1,177 | 17~20 |
미국 | 36,492 | 21~140 |
총계 | 40,896 |
풀이 무성하고 나무가 꽃을 피울 때, 이렇게 물과 작은 분수들까지 보이는 모습은 아마 봄 이후는 되어야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여기 벽엔 총 40,896명의 전사자와 실종자들의 이름이 알파벳 순서로 적혀 있습니다.
검은 벽에 적힌 이름을 읽으며 따라 걸을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여기도 한겨울에는 물을 단수시킨다도 합니다.
이 모든 검은 벽에 빼곡하게 적힌 이름이 전부 이 한국전쟁에 참가하신 분들의 명단이랍니다.
부산박물관에서 시작한 여정을 다 걸어오니 문득 그런 말이 마음속에 생각나더군요. '고맙다'... 뭐라 더 표현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모든 것이 다 고마워요. 제가 아직도 일본제국이라는 이름 아래에서 일본어를 배우고, 또 나이가 더 차면 중국전선이나 동남아전선으로 눈물없이 볼 수 없던 슬픔과 고통을 당하며 끌려가거나, 김정은 만세 삼창을 매일 아침 저녁으로 하면서 옆집에선 불온서적을 보나 안보나 감시하고 있었을 수도 있었겠죠.
그런데 광복이 되었고, 또 한반도의 반쪽이나마 자유라는 것이 주어졌고, 또 다양한 운동을 통해 현대에 제가 태어났는데, 이 모든 힘든 시절을 버텨오신 저희 할머니, 또 아버지 어머니, 또 나보다 이후에 태어났지만 잘 자라준 동생에게도 고맙고, 절 가르쳐준 선생님과 교수님, 말동무라도 되어주는 좋은 친구, 동기들에게도 고맙구요.
무엇따나 가장 감사한 분들은 미래의 한국어를 쓰는 아이들이 번영할 수 있게 그 고통스러울 시절 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에 큰 감사함을 느낍니다. 그리고 저부터도 정신 바짝 차리고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해치우고, 조금이나마 미래의 이 땅에 태어날 사람들을 위해 좋은 영향을 퍼뜨리기로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역사를 좋아해왔지만 이렇게 뼈에 사무치게 무언가를 느낀 건 처음이 아니었나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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