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읽다가 手強い라는 형용사를 보게 되었다. 당연히 [테츠요이] 혹은 [테즈요이]라고 읽을 줄 알았지만, [테고와이]라고 읽는 것을 알게 되었다. 왜 '공포'를 표현하는 [코와이]로 읽는지 궁금해 찾아봤다. |
1. 恐い와 怖い, 그리고 強い
こわい[코와이]라는 형용사를 한자로 쓸 때, 흔히 怖い나 恐い로 쓸 수 있다. 그러나 가끔 強い이라고 쓰는 경우도 있다. 이 3개의 한자가 각각 어떤 어투로 쓰이는 지 알아보자.
1-1. 恐い
恐い[코와이]는 '자신에 대한 위험이나 불안을 느끼고 두려워하다(おそれる)'라는 뜻이다. 특정 대상에 가까워지면 자신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불안해지거나, 무언가 자신에게 좋지 않은 일이 생긴다고 생각하고 겁이 나는 것을 말한다. 또한 이러한 상황이 아니더라도 나쁜 결과가 나올 것 같아서 불안해하는 마음이나 이상한 능력, 작용(영향)이 있다고 느껴 까닭을 알 수 없는 무서움을 느끼는 것도 이 恐い[코와이]에 포함된다.
우리말로 '두려울 공'이라고 부르는 恐[공]이라는 한자는 '굳다, 단단하다'라는 뜻을 가진 巩[공]과 '심장, 마음'을 뜻하는 心[심]으로 이루어져있다. 이는 마음이 굳어버린 것을 말하는데 말 그대로 '무언가를 두려워해 순간적으로 심장이 멈춘 듯 한 상황'을 표현한 것이다.
이렇게 '위험이나 불안을 느끼고 두려워하다'라는 뜻을 가진 恐い[코와이]는 현재 일본에서 시적, 문학적 표현으로 쓰인다. 그 대신 일상적으로 다음 소개할 怖い[코와이]를 많이 쓰는 편이다.
1-2. 怖い
怖い[코와이]는 단어 자체로 恐い[코와이]와 뜻이 같다. '무언가에 대해 불안이나 위험, 섬뜩함을 느끼고 거리를 두려고 하다'라는 기본적인 뜻 외에 '신비한 힘을 느끼고 떨다'라는 의미도 포함된다.
우리말로 '두려워할 포'라고도 부르는 怖[포]는 '마음'을 뜻하는 忄[심]과 '베'를 뜻하는 布[포]로 구성된다. 사실 여기서 布[포]는 단순히 발음을 표현한 것이고, 실제로는 '마음'이라는 忄[심]이 핵심적인 단어다. 직접적으로 유추하기는 어렵지만 이 단어 자체는 '(마음으로) 두려워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 단어는 위에 소개한 恐い[코와이]와 달리 일본의 상용한자이기 때문에 일상적으로나 공문서를 적을 때 怖い[코와이]라고 적는다. 즉, 두 단어의 뜻은 같지만, 쓰임새에 따라 한자 표기가 다른 것이다.
1-3. 強い
表外読み[효우가이요미] 그러니까 '표외읽기'라는 방식이 있다. 여기서 표외(表外)라는 말은 일본의 상용한자표에서 제외된 것을 말하며, 일본 상용한자표에 표시되지 않은 발음으로 읽는 방법을 표외읽기(表外読み)라고 한다. 흔히 A라고 쓰고 B라고 읽는다라고도 유명한 일본어 특유의 한자 읽는 방법 중 하나다.
그 예가 오늘 소개할 強い다.
強이라는 한자를 훈독하는 방법은 상용한자표에서 4가지만 소개한다.
일본어 표기[일본어 발음] | 한국어 발음 | 뜻 |
強い[つよい] | [츠요이] | 강하다(세다) |
強まる[つよまる] | [츠요마루] | 강해지다(세지다) |
強める[つよめる] | [츠요메루] | 강하게 하다(세게 하다) |
強いる[しいる] | [시이루] | 강요하다(강권하다) |
즉 強[강]이라는 한자를 위의 4가지 방법으로 읽지 않고 다르게 읽는다면 이는 표외읽기(表外読み)가 되는 것이다.
強い는 [つよい/츠요이]라고도 읽지만 [こわい/코와이]라고 읽는 경우도 있다. 여기서 強い[코와이]라고 읽으면, 우선 '고집스럽다(완고하다), 힘이 세다'라는 뜻이다. 예를 들어서 情の強い子供는 '정이 강한(많은) 아이'라는 뜻이다.
또, '딱딱하다(뻣뻣하다)'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強い御飯는 '딱딱한 밥'이라는 뜻이다. 또 髪が強い라고 하면 '머리가 뻣뻣하다'라는 뜻이 된다.
사실 뜻이 달라보이는 強い와 恐い, 怖い는 같은 뜻에서 유래한 말들이다. こわい[코와이]는 원래 '단단하다(かたい)'라는 뜻으로 쓰였는데, 여기에서 強い[코와이]가 '단단한 벌레(바구미)같다'라는 뜻으로 파생되었고, 이 뜻은 '다가가기 어려운' 그리고 여기서 파생된 '(다가가기 어려울 정도로) 강한'이라는 뜻의 つよい로 바뀌게 되었다.
간단하게 恐い와 怖い, 그리고 強い의 차이를 알아봤다. 다시 정리하면 '무섭다'라는 감정은 恐い와 怖い로 표기하되, 일상적인 상황이나 공문서에서는 怖い로, 문학적, 시적 상황에서는 恐い를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強い는 '다가가기 어려운'이라는 뜻에서 파생되어 '단단한(고집스러운, 딱딱한)'이라는 뜻으로 사용된다. 다만 強い를 つよい로 읽는 경우 '(다가가기 어려울 정도로) 강한'이라는 뜻이 된다.
2. 手強い
強い를 [코와이]라고 읽는 경우 '단단한(고집스러운, 딱딱한)'이라는 뜻으로 쓰는 것을 알았다. 그럼 앞에 手[테]가 붙은 手強い[테고와이]는 무슨 뜻일까? 手[테]가 접두사로 쓰이는 경우, 형용사와 형용동사 앞에 붙어서 그 단어를 강조한다. 즉, 手強い[테고와이]는 強い[코와이]라는 형용사에 접두사 형태로 手[테]가 붙은 것이므로, 手強い[테고와이]는 強い[코와이]의 강조형으로 볼 수 있다. 사전적으로 이 단어는 '상당히 강해서 방심할 수 없다'라는 뜻으로 쓰인다. 여기서 핵심은 '상당히 강하다'라는 부분이다.
手強い対戦相手 | 만만치 않은 대전 상대 |
敵は見かけによらず手強い | 적은 (겉)보기와 다르게 만만찮다. |
요즘 쓰는 말로 쉽게 번역하면 手強い[테고와이]는 '개센(개쎈), 개빡센'이라는 뜻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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