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에서 농사짓는 팜에이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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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 정리, 이슈/사회&문화&일상

공장에서 농사짓는 팜에이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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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상추를 공장에서 짓는다구요?

수직농업(Vertical farming)은 수직적으로 쌓인 여러 층에서 농작물을 재배하는 농업을 말한다.

수직농법으로 재배되고 있는 상추(출처 : wikipedia)

 

수경재배, 어채공생재배(Aquaponics, 어류 양식과 수경 재배를 같이하는 생산 체계), 분무경(작물의 뿌리를 공기 중에 노출한 상태에서 영양액을 공급하는 재배 방식)과 같이 흙이 필요없는 무토양 재배 기술과 식물 재배에 최적화된 환경제어농업(controlled-environment agriculture)이 이러한 수직 농법 방식으로 운영되기도 한다. 이러한 수직 농업은 언제부터 나타났을까?

 

1999년, 컬럼비아 대학교의 공공환경보건(Public and Environmental Health) 교수이자 환경학자였던 딕슨 데스포미어(Dickson Despommier, 1940~)는 고층 빌딩에서 농사를 짓는 수직 농업의 개념의 근원을 설립했다. 당시 수업을 듣던 학생들에게 교수는 질문했다.

 뉴욕시 내의 건물들의 옥상에서 농사를 짓는다면 몇 명을 먹여살릴 수 있을까? 

 

학생들은 학점이 깎이지 않기 위해 교수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아냈다. 교수님은 질문만 하면 그걸로 끝이 잖아요.. 아무것도 모르는 저흰 그걸 연구하고 공부해야한다구요..ㅜ 그 결과, 뉴욕의 건물들 옥상에서 생산된 농작물은 약 1,000명의 사람에게만 공급이 가능하다라는 결론이 나왔다.

 

그러나 딕슨 데스포미에 교수는 이 결과에 만족하지 못했고 뭐라고!!!??? 대신 실내에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30층짜리 농업용 건물을 설계했다. 그 건물 상부에는 약 100여종의 농작물을 심고, 하부에는 식물 부산물을 처리할 수 있는 닭이나 어류가 살 수 있게 계획했다. 비록 딕슨 데스포미에 교수의 고층 빌딩 농장은 아직 지어지지 않았지만, 그것은 수직 농업에 대한 아이디어를 대중화시켰고 많은 후기 설계에 영감을 주었다. 그렇다. 세상에 수직 농법이라는 개념이 알려지게 된 것이다. 

출처 : Paignton Zoo Environmental Park

2009년, 영국 잉글랜드 데번 주의 페인톤 동물원 환경 공원(Paignton Zoo Environmental Park)에서 동물들의 사료를 공급하기 위한 목적으로 공식적으로 세계 최초 수직 농장이 건설되었다. 이 농장은 수직 농업 시스템을 평가하고 지구 생물 다양성과 생태계 서비스에 영향을 미치는 지속 불가능한 토지 이용 관행의 변화를 옹호하기 위한 교육 자원을 제공하고 있다.

남극에 보낸 폐쇄형 육묘시스템(출처 : 농업진흥청)

같은 해 9월, 우리나라의 농업진흥청과 해양연구원이 공동 개발한 폐쇄형 육묘시스템을  남극 세종 기지에 보내어 기지 내에서도 신선한 채소를 재배할 수 있게 했다.

 

딕슨 데스포미어가 쓴 수직농법관련 서적 (출처 : Amazon)

2010년, 딕슨 데스포미어 교수는 뉴욕에서 수직 농업: 21세기에서 세계를 먹여살리는 것(The Vertical Farm: feeding the world in the 21st Century)이라는 도서를 발표했고, 이 책은 농업계와 환경업계에서 삽시간에 유행을 타기 시작했다.

어그테크 관련 투자추이 (출처 : Agfunder)

이런 수직농법처럼 농업(agriculture)과 최신 기술(technology)을 합친 농업기술(Agriculture Technology) 혹은 어그테크(Agtech)에 대한 투자는 날이 갈수록 늘고 있는 추세다. 이 농업기술은 농업생명공학기술(Ag Biotechnology), 정밀농업 (Precision Ag), 대체식품(Innovative Food), 식품 전 자상거래(Food E-commerce) 등을 아우르는 분야를 말한다.

 

2. 우리나라는 뭐하고 있었어?

세상이 새로운 농업 기술을 들고 와서 활발히 적용시키고 있는 이 와중에 우리나라에서도 수직농법과 관련 움직임이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2001년부터 2004년까지 농촌진흥청은 수평형 식물공장의 기본시스템을 확립했으며, 2009년 남극에 수평형 식물공장을 보내 남극 세종과학기지에서 채소를 생산할 수 있게 했으며, 근10년 만인 2020년 10월말, 남극기지에 식물공장을 보내고 가동했다고 한다.

 

2009년 8월에는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식물농장과 관련된 보고서, '기후변화에 대응한 농업의 進化: 식물공장'을 발간했다.

최근 심각한 기후변화로 인해 안정적인 식량확보 차원에서 식물공장 도입의 필요성이 증대되었다. 이로 인해, 기후변화로 인한 식량의 안정적 확보 차원에서 농업 피해 없이 1년 내내 안정적으로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식물공장'이 주목 받고 있다.

- 삼성경제연구소 강희찬 기후변화센터장

식물공장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만큼 관련 스타트업도 점차 생겨나는 추세였다.

 

2004년 10월, 경기도 광주에 농업회사법인 미래원 주식회사 설립되었다. 처음엔 웰빙 열풍이 불던 새싹채소를 핵심 사업으로 삼았다. 새싹채소는 다른 농작물과 달리 1주일이면 종자부터 제품 출하까지 가능해 농업에 생소한 사람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미래원은 2004년 11월 현대백화점 7개점에 새싹채소를 공급하는 것을 시작으로 홈플러스, 신세계 백화점, CJ프레시웨이, 현대 그린푸드 등 인지도 있는 기업에 새싹채소를 납품하기 시작했다.

 

2005년 8월, 국내 최초 수경재배식 새싹채소 전용 생산공장 준공해 식물공장의 발전에 한발짝 내딛었다.

팜에이트의 다단식 채소 재배시스템(출처 : 팜에이트)

2007년 4월, 미래원은 다단식 어린잎채소 재배시스템을 개발해 더 많은 채소를 납품하기 시작했다. 이해부터 아스파라거스, 5색 미니채소 등을 개발해 판매에 나서며 큰 수익을 올렸다.

 

2008년에는 코스트코 홀세일 전 지점에 2010년에는 현대그린푸드, CJ프레시웨이에 쌈채소 등을 공급하기 시작했으며, 2011년에는 피자헛과  리치푸드에 식자재를 롯데슈퍼에 샐러드 채소를, 원앤원 주식회사(원할머니보쌈)에 새싹채소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그 외에도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이랜드리테일, GS슈퍼, 삼성웰스토리, 초록마을, 롯데마트, 서브웨이, 스타벅스, 마켓컬리, 위메프, G마켓, 엔제리너스, 메가마트, 동원홈푸드, GS25 등에도 채소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2015년에는 직접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현재 팜에이트몰의 모체인 샐러드몰을 온라인에서 개장했다.

 

이 회사는 성장을 거듭하며 2019년 2월에 사명을 '미래원'에서 '팜에이트'로 변경했다.

2019년 9월, 팜에이트는 서울지하철 상도역에 로봇이 파종과 수확을 알아서 하고, 신선채소를 365일 24시간 생산 및 재배하는 메트로팜을 건설했다. 이 메트로팜은 청정채소를 24시간 연중 생산 및 재배하는 실내수직농장과 로봇이 파종부터 수확까지 관리하는 오토팜, 메트로팜에서 재배한 작물로 만드는 청정 샐러드 카페인 팜카페로 구성된다. 아이들에게는 교육용으로, 지나가는 직장인, 대학생들에게는 한끼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카페의 역할을 하게 된다.

팜에이트 조감도 (출처 : 팜에이트)

경기도 평택에 본사를 두고 있는 팜에이트는 한국 수직농업의 대명사로 일컬어지고 있다. 이곳은 컨테이너와 같은 건물로 구성된 공장을 여럿 가지고 있는데, 각 공장 건물 안에 식물을 키우는 공간이 있고, 2020년 10월 자체 개발한 LED 광기술을 이용한 LED 조명으로 시간별로 조정해서 식물이 잘 생장할 수 있게 돕는다. 물과 전기만 있으면 이제 어디서든 식물을 재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LED 조명 기술을 응용한 식물 생육(출처 : 팜에이트)

 

한 농업에 대한 수요가 높은 중동의 아랍에미레이트에서 설립된 한 스마트팜 기업 설립자는 이 팜에이트를 이렇게 평가했다.

Farm8 and PlanTFarm, leading Korean agribusiness and vertical farming ventures.
한국 농업사업 및 수직농업 벤쳐를 이끄는 팜에이트와 플랜트팜

- 아랍에미레이트 스마트팜 기업 퓨어 하비스트(Pure Harvest) 설립자 스카이 커츠(Sky Kur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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