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 글 1 - 병 정기급여명세서

아는 누나가 내 블로그를 보고 내게 말했다. "돈이 되는 글을 공유해보는 건 어때?" 내가 무슨말이냐 묻자, 그가 답했다. "그러니까 읽기 힘든 명세서나 영수증같은걸 정리하거나, 너만의 절약 팁이라던가, 뭐 그런거 말야" 그 말을 듣고 '돈이 되는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지금부터 '경제'파트 '돈 되는 글' 챕터에서 각종 지표 읽는 법, 돈과 관련된 서류 쓰고 읽는 법 등을 간단히 정리해서 종종 올릴 예정이다.

1. 급여란?

급여(給與)는 돈이나 물품 따위를 주는 행위 또는 그렇게 준 돈이나 물품을 말한다. 급여를 뜻하는 한자 자체가 모두 '준다'라는 뜻만 보더라도 '무언가를 준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한자	給	與
뜻	주다	더불다, 주다
음	급	여
단어 예시	공급(供給) 급식(給食) 지급(支給) 급료(給料) 환급(還給)	대여(貸與) 수여(授與) 여당(與黨) 증여(贈與) 참여(參與)

흔히 '급여'라고 하면 '일하고 받는 돈 혹은 물품'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는 임금에 대한 정의이며, 급여는 정확히 보자면 '고용자가 피고용자에게 주는 돈 혹은 물품'이라고 봐야한다. 급여나 임금이나 같은거 아니냐라고 반문할 수도 있는데, 사실 그 주는 물건(돈 혹은 물품) 자체는 같지만, 고용자와 피고용자의 입장과 받느냐 주느냐의 관점에서 차이가 있다.

급여명세서는 피고용자가 고용자에게 만들어서 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면 이 차이를 더욱 쉽게 알 수 있다.

고용자 입장	피고용자에게 주는 돈(혹은 물품) = 급여(보수)
피고용자 입장	고용자로부터 받는 돈(혹은 물품) = 임금(품삯, 삯)

즉, 급여는 '일한 대가로 고용자가 피고용자에게 주는 돈 혹은 물품'을 말한다.

 

2. 명세서란?

명세서라는 단어는 사회에서 흔하게 쓰인다. 카드사에서 주는 이용대금명세서부터 각종 거래에 사용되는 거래명세서, 피고용자가 받게 되는 각종 임금명세서나 급여명세서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그럼 여기서 명세서란 무엇일까?

 

명세서(明細書)란 분명하고(明) 자세하게(細) 적은 문서(書)를 말한다. 뭘 분명하고 자세하게 적을까? 명세서의 종류에 따라 분명하고 자세하게 적히는 내용이 다르다. 거래명세서라면 거래내용에 대한 세분화된 내용을, 카드 이용대금명세서라면 카드 이용대금에 대해서 명확하고 자세하게 적을 것이다. 국방부는 매달 병사 복무를 한 인원에 대해 정기적으로 급여를 주는데, 이 때 병사가 받게 되는 총 급여에 대한 세부사항을 명확히 공시해서 보여주는 문서를 보내준다. 해당 명세서를 병 정기금여명세서라고 하며, 여기에는 총 급여 및 지급금에 대한 내용(봉급, 지원비)과 저축 등의 사유로 빠져나가는 공제금에 대한 내용을 명시하고 있다.

 

3. 병 정기급여 급여명세서

병 정기급여 급여명세서는 대한민국 국방부가 국군 병사로 복무하는 이들에게 주는(급여하는) 월급에 대한 세부 정보를 명확하게 적어 보내는 급여 명세서다. 이 명세서는 크게 전체적인 정보와 급여 내역으로 구성된다. 먼저 전체적인 정보부터 확인해보자.

3-1. 전체적인 정보

구분	소속		계급		호봉	(미기재)	군번		성명
정기급여	급여계		공제계		지급액		지급계좌
중앙여비

윗줄에는 병사의 소속, 계급, 군번, 성명이 기재된다. 여기서 호봉은 적혀있지 않은데, 그 이유는 대한민국 국군 병사는 공식적으로 호봉이 없기 때문이다. 어? 근데 군대에선 상병 3호봉, 병장 2호봉 이렇게 말하지 않는가? 이렇게 각 계급 뒤에 호봉을 붙이는 것은 그 계급을 단지 몇 달이 지났다를 나타내는 비유적인 표현일 뿐이라 실제 급여명세서에 자신의 호봉이 적혀있지 않는 것이다.

 

아랫줄에는 해당 병사가 받게 되는 정기급여나 중앙여비의 급여계, 공제계, 실제 지급액, 지급계좌가 적혀있다.

정기급여는 정기적으로 국방부로부터 일한 대가로 받게 되는 돈을 말하며, 중앙여비는 중앙(국군재정관리단)에서 지급하는 여비(이동에 필요한 돈)를 말하는데, 흔히 진급비라고 생각하면 된다.

급여계는 병사의 총급여를 말하며, 공제계는 급여계에서 각종 사유로 빠져나가는 돈을 말한다. 또 지급액은 급여계에서 공제계를 뺀 실제 지급액을 말한다. 따라서 아래의 공식이 성립한다. 이는 사회에서 받게 되는 급여명세서의 큰 범위에서 적용되니 참고바란다.

급여계(지급계) = 공제계 + 지급액

 

3-2. 급여내역

병 정기급여 급여명세서는 크게 월급 수령자에 관한 정보, 전체적인 월급 내역을 기재하고, 아래에 급여내역을 따로 기재해 세부적인 내용을 알려준다. 이번에 볼 내용은 급여내역이다.

정기급여
지급항목	정기	추가(+,-)	공제항목	정기	추가(+,-)
봉급			일반저축
병일용품비
병이발비
지급계			공제계

좌측에는 지급계(급여계) 우측에는 공제계가 적혀있다. 각 항목에는 '정기'와 '추가'가 적혀있는데, 이는 각각 '정기지급, 정기공제', '추가지급, 추가공제'를 말한다. '정기지급과 정기공제'는 매달 정기적으로 들어오거나 나가는 금액을 말하며, '추가지급과 추가공제'는 각 달에 특별한 사유로 들어오거나 나가는 금액을 말한다.

 

국방부가 병에게 주는 정기급여는 봉급, 병일용품비, 병이발비 등이 있다. 병일용품비는 휴지, 치약과 같은 일용품을 사기 위해 지원하는 돈을 말하며, 병이발비는 병사가 외출나가서 이발 및 조발을 하고 올 수 있게 지원하는 돈이다.

중앙여비(재정단여비)
지급항목	정기	추가(+,-)	공제항목	정기	추가(+,-)
병휴가비
지급계			공제계

중앙여비에는 병 휴가비가 포함되는데, 이로 인해 대부분 '휴가비=여비'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며, 이렇게 봐도 큰 무리는 없다. 또한 병사가 휴가를 나가지 않더라도 진급 다음 달에도 재정단여비라고 해서 정기급여와 같이 입금되는데 이 때문에 '휴가비=진급비'라고 이해해도 큰 무리는 없다. 명목상 병휴가비는 휴가를 나가는 병사에게 지원해주는 돈이지만, 진급 다음 달에 들어오므로 통상적으로 병진급비라고 하는 것이다.

 

간단하게 병 정기급여명세서에 대해서 알아봤다. 늦었지만, 글을 정리하며 급여와 임금의 차이를 확실히 이해할 수 있었고, 휴가비와 여비에 관계에 대해서도 정확히 알게 되었다. 전역하고 나서도 여러 명세서를 읽을 일이 많으니까 그걸 대비한 공부를 했다는 것으로도 만족한다. 하지만! 이제 곧 이 명세서를 안봐도 된다니 기분이 너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