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PA free! 뭐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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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 정리, 이슈/과학&기술

BPA free! 뭐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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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두개의 플라스틱 물병이 있다. 보틀북과 마이보틀(마이보틀 개발사인 일본의 rivers사와 투데이즈 스페셜에 대해서는 추후에 따로 다룰 수 있으면 다루겠다). 각각의 물병에는 BPA FREE라고 적혀 있는데 이게 무슨 뜻일까 고민하다가 글을 쓰게 되었다.

 

1. BPA란?

특히 과학면에서 BPA라고 하면 베타-니트로 프로피온산(beta-Nitropropionic acid)이나 비스페놀 A(Bisphenol A)을 떠올린다. 그중 기술, 공업 면에서는 비스페놀 A를 가르키는데, 이 비스페놀 A는 특정 플라스틱 제조에 사용되는 탄소 기반 합성화합물을 말한다.

비스페놀 A의 화학식 (출처-위키피디아)

비스페놀 A는 비스페놀기(bisphenol group)와 디페닐메탄기(diphenylmethane group)에 속하는 화학식이 (CH3)2C(C6H4OH)2인 유기 합성 화합물을 말한다.

참고)BPA의 어원
BPA는 bisphenol A의 약자이다. 그럼 bisphenol의 어원이 무엇일까?
화학에서 접두사 bis-는 쌍, 2회(twice)라는 뜻이다. 즉 직역하면 bisphenol은 쌍페놀이라는 뜻이다.
phenol은 '보이게하다, 깨끗하게하다'라는 뜻의 고대 그리스어 φαίνω [파이노]에서 왔다. 페놀이 살균제, 제초제로 쓰인 것을 보면 이렇게 명명한 이유를 유추할 수 있을 것이다.

 

2. 어떻게 우리에게 다가왔는가?

1891년, 처음으로 러시아의 화학자 알릭산드르 파블라비치 디아닌(Александр Павлович Дианин, 1851~1918)의 실험에서 BPA라는 물질을 합성하게 되었고 이를 학계에 보고했다.

 

한편 1930년대 초, 영국의 생화학자 에드워드 찰스 도드(Edward Charles Dodds)는 인공 에스트로겐으로서의 BPA를  실험했다. 그는 BPA가 성호르몬의 일종인 에스트라디올(estradiol)의 1/37,000배 효율적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찰스 도드는 이를 의료에 사용할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1934년, 공업계에서는, 독일의 화학공업회사인 IG 파르벤 근무자들은 에피클로히드린(Epichlorohydrin)과 BPA가 결합할 수 있음을 보고했다. 이후 10여년간, 스위스 공업사 디 트레이 프레어(de Trey Frères)와 미국의 드보와 레널드(Devoe and Reynolds)의 근로자들은 디아닌(Дианин)이 합성한 것과 유사한 물질에서 추출한 코팅과 수지를 만들어내게 된다. 이러한 여러 회사들의 노력은 에폭시 수지의 개발과 BPA의 상업용 발전을 촉진시키게 된다.

 

BPA는 상업적 이용 뿐 아니라 의학적으로도 이용되기 시작했다. 1938년 BPA를 이용하여 찰스 도드와 레옹 골버그(Leon Golberg) 등에 의해 인류 최초의 합성 여성 호르몬인 디에틸스틸베스트롤(Diethylstilbestrol, DES)이 합성된다. 1년뒤인 1939년 이 물질은 산고 완화제 등으로 의료계에 도입되었다. 이후 1940년부터 1971년까지 임신 합병증을 막기 위해 임산부에게 이 물질이 투여되었다.

 

1950년대 말, 독일의 바이에르(Baye)와 미국의 제너럴 일렉트릭과 모베이(Mobay)에서 폴리카보네이트 플라스틱을 발견하면서 BPA의 활용은 더욱 확대되었다.

 

3. BPA의 위험성이 들어나다

1997년, 실험실 동물에게 BPA를 투여한 실험이 있었는데, 이때 저선량 BPA 피폭의 역효과가 처음으로 보고되었다.

 

2003년, 미국에서 BPA의 소비량은 856,000톤으로, 그 중 75%는 폴리카보네이트 플라스틱을, 21%는 에폭시 수지를 만드는데 사용되었다.

 

2006년, 국내 BPA 제조생산량은 284,706톤이었으며 그 중 사용량은 264,461톤으로 보고되었다.

 

2008년 이후, 각국의 정부들은 BPA의 안정성에 대해 조사했고, 이 과정 속에서 몇몇 소매업자들은 폴리카보네이트로 만든 제품 생산을 중지하고, 비스페놀S(BPS)나 비스페놀F(BPF)와 같은 BPA가 없는 플라스틱이 제조되기 시작했다.

참고로 여기서 꼭 짚고 넘어가야할 것은 BPS나 BPF로 만든 제품은 BPA 함량이 0이라는 것이지, 비스페놀의 함량이 0이라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2010년 1월 15일, 미국 보건복지부(HHS)는 BPA와 관련된 연구가 진행되는 동안, '부모와 가족이 BPA 노출을 줄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잠정적인 권고를 제안했다.

미국 HHS에서 제안한 'BPA 노출을 줄이는 방법'

1. 폴리카보네이트 플라스틱 용기를 전자레인지에 돌리지 말기
2. 대부분 플라스틱 용기에 있는 재활용 코드를 확인하기. BPA로 만든 플라스틱의 일부는 재활용 코드가 3, 7임.
3. 통조림 음식 사용 줄이기
4. 뜨거운 음식이나 액체를 담을 때는 유리, 자기, 스테인리스 용기를 이용하기
5. BPA free 젖병 사용하기

 

2012년 7월 2일부터 국내에서는 젖꼭지를 포함한 젖병에 대해서는 BPA를 이용한 제조, 가공, 수입,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2012년 9월, 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BPA가 편도체에 상당한 유전자 발현 변화를 일으켜 불안감이 높아지며, 콩(soy)이 풍부한 식단이 이러한 효과를 완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2016년, 한 연구에서는 BPA가 쥐의 불안감을 증가시키는 것을 발견했다.

 

2018년 2월 20일, 영국의 informa의 경제지 packaging digest는 최소 90%의 깡통에 더이상 BPA를 포함하지 않는다고 보고했다.

 

2020년 4월, 식약처에서 실시한 비스페놀류 통합위해성평가에서 국내의 모든 연령대에서 식품을 통한 BPA 노출이 전체 노출의 70% 이상이었으며, 나이가 들수록 식품에 의한 BPA의 체내 유입이 증가한다고 평가했다.

 

4. BPA의 위험성

현재까지 연구된 바에 따르면 BPA는 아래와 같은 위험성을 가진다.

1. 에스트로겐 활성화에 따른 비정상적 성장호르몬 및 성호르몬 분비
2. 편도체 유전자 발현 변화
3. 영유아 및 소아기 아동의 신경행동 발달 및 사회성 발달 저하
4. 비만 유발
5. 당뇨병, 고혈압과 같은 성인병 발병 확률 증가

이러한 위해성을 가진 인공 물질에 대한 혹시 모를 부정적 영향을 줄이기 위해 물병과 그릇과 같이 최소한 입에 들어가는 것들을 보관하는 물품에서만이라도 BPA를 줄이는 방향으로 가면 좋을 것 같다.

 

한편, 영수증 코팅지에도 BPA를 아직 사용한다고 한다!! 이 말을 듣고 종이 영수증을 줄이는 것도 BPA와의 접촉을 줄이는 좋은 방법인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관련 물질에 대한 정보를 보려면 이 글(https://mspproject2023.tistory.com/298?category=918730)을 참고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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