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朝鮮)과 연관된 동식물에 대한 일본어 명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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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朝鮮)과 연관된 동식물에 대한 일본어 명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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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면, 한국에 많이 살고, 한국(혹은 외국)에서 유입되었다고 여겨지는 일부 동식물들에 대해서 조선(朝鮮)이라는 접두어가 붙는다. 그외에도 한반도 등지에서 유래한 동물들에 대해 고려(高麗) 등의 접두어가 붙기도 한다.

 

1. 朝鮮朝顔 [ちょうせんあさがお/쵸-센아사가오] : 조선나팔꽃(흰독말풀)

조선나팔꽃(朝鮮朝顔)이라고도 불리는 흰독말풀

흰독말풀 혹은 만다라화는 열대 아시아에서 건너온 가지목 가지과 독말풀속의 한해살이풀이며, 씨와 잎은 독이 있으며 주로 잎을 약용한다. 높이는 약 1m이고, 잎은 어긋나고 넓은 달걀 모양이며 끝이 뾰족하다. 여름부터 가을까지 흰 깔때기 모양의 꽃을 피우며, 열매는 둥글다. 이 풀은 일본 에도시대에 조선에서 이 꽃이 건너왔는데 이 꽃이 꼭 나팔꽃(朝顔)을 닮아서 조선나팔꽃(朝鮮朝顔)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2. 朝鮮薊[ちょうせんあざみ/쵸-센아자미] : 조선엉겅퀴(아티초크)

 

조선엉겅퀴(朝鮮薊)라고도 불리는 아티초크

아티초크는 국화목 국화과 키나라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엉겅퀴와 비슷하나 줄기는 높이가 1.5미터 정도이며, 잎은 깃 모양으로 깊게 갈라지고 톱니가 있다. 이 단어는 아랍어로  الخرشوفة [알-ㅋ하르슈파]라고 불렸다가 그 발음이 현재까지 이어졌다. 꽃은 자주색이고 서양 요리의 재료로 쓴다. 지중해 연안이 원산지로 고대 그리스 로마 이후 남유럽에 많이 분포한다. 이 풀은 일본 에도시대에 네덜란드에서 처음 들여왔지만, 당시 외국을 조선(朝鮮)이라고 부르던 몇몇 사람들에 의해 외국(조선)에서 온 엉겅퀴같은 풀이라는 의미에서 조선엉겅퀴(朝鮮薊)라는 단어로 정착했다. 그래도 근래에는 원명에 가까운 アーティチョーク [아-티쵸-쿠]라고 부르는 추세다.

 

3. 朝鮮鼬[ちょうせんいたち : 쵸-센이타치] : 조선족제비(족제비)

조선족제비(朝鮮鼬)라고도 불리는 족제비

족제비는 포유강 식육목 족제비과 족제비속의 동물이다. 털가죽은 방한용 옷에 쓰고 꼬리털로는 붓을 만들며 한국, 일본, 대만 등지에 분포한다. 한반도가 원산지로, 일본 쇼와시대(1926~1989) 초기에 모피를 얻기 위해 일본으로 유입되었지만, 일부가 탈출하여 큐슈(九州)에서 칸사이(関西)에 걸쳐 야생화되며, 일본 자생 족제비들을 원래 서식지에서 몰아냈다.

 

4. 朝鮮鶯 [ちょうせんうぐいす/쵸-센우구이스] : 조선휘파람새(휘파람새)

조선휘파람새라고도 불리는 휘파람새

고려휘파람새(高麗鶯/こうらいうぐいす)라고도 불리는 휘파람새는 조강 참새목 휘파람새과 휘파람새속의 동물이다. 몸의 길이는 13cm정도이다. 일찍이 휘파람새(Horornis diphone)의 아종이라고 여겨졌으나, 분자생물학 연구를 통해 같은 휘파람새속에 속하는 다른 동물로 판명이나 Horornis borealis라는 학명을 부여 받았다.

 

5. 朝鮮牛 [ちょうせんうし/쵸-센우시] : 조선소(한우)

조선소라고도 불리는 한우

한우는 소의 한 품종으로, 암소는 600kg, 황소는 650kg 정도이며, 누런 갈색이다. 체질이 강하고 성질이 온순하며, 고기 맛이 좋다. 우리나라 재래종으로 농경, 운반, 식용 등에 이용한다.

 

6. 朝鮮烏 [ちょうせんがらす/쵸-센가라스] : 조선까마귀(유라시아까치)

조선까마귀라고도 불리는 유라시아까치

유라시아까치(Pica pica)는 조강 참새목 까마귀과 까치속에 속하는 동물이다. 한반도에 많이 살고 있는 검은 새라는 뜻에서 조선까마귀(朝鮮烏)라고 부른다. 총 길이는 약 45cm이고, 꼬리가 길고, 어깨와 배가 하얗다. 그 외의 부분은 녹색 광택이 나는 검은색을 띄고있다. 잡식성이며, 유라시아 대륙과 북아메리카 서부에 분포한다. 일본에서는 사가 평야(佐賀平野)를 중심으로, 큐슈(九州) 북서부에서만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려까마귀(高麗烏), 카치가라스(勝烏, 이김까마귀)라고도 부른다.

 

7. 朝鮮刈安 [ちょうせんがりやす/쵸-센가리야스] : 조선 카리야스(대새풀)

조선카리야스라고도 불리는 대새풀

대새풀(Cleistogenes hackelii)은 벼목 벼과 대새풀속에 속하는 식물이다. 높이는 30~90cm이고, 줄기는 뭉쳐나며, 잎은 어긋나고 피침 모양인데 흰 털이 난다. 한반도에서는 여러 산지에서 자라며, 일본에서는 혼슈(本州) 서쪽 지방의 산과 들에서 자란다. 이 또한 한반도에서 건너왔기 때문에 이러한 이름이 붙었다. 카리야스(刈安)는 '자르기 쉬운(刈り易い) 풀'이라는 뜻이며, 일본에서는 이 풀을 잘게 잘라 달인 즙을 염색할 때 사용했다고 한다. 히메가리야스(ひめがりやす)라고도 한다.

 

8. 朝鮮鮒 [ちょうせんぶな/쵸-센부나] : 조선붕어

조선붕어, 조선금붕어라고도 불리는 버들붕어

버들붕어(Macropodus ocellatus)는 조기어강 농어목 버들붕어과 버들붕어속에 속하는 동물이다. 얕은 연못이나 논 등에 산다. 전체 길이는 약 8cm이다. 몸은 가늘고 길다. 공기호흡을 할 수 있고 또 수면에 기포집을 만들어 산란한다. 다이쇼 3년(1914)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관상용으로 유입되었다. 조선금붕어(朝鮮金魚)라고도 부른다.

 

9. 朝鮮五味子 [ちょうせんごみし/쵸-센고미시]

조선오미자라고도 불리는 오미자

오미자는 아우스트로바일레리아목 오미자과 오미자속에 속하는 식물이다. 산골짜기에서 자라는 덩굴나무이며, 잎은 어긋나고 넓은 타원형 혹은 달걀 모양이다. 한방에서 이 나무의 열매를 '달고 쓰고 시고 맵고 짠 열매'라고 하여 오미자라고 부르며 약재로 사용한다. 한국, 중국, 일본(혼슈 북부, 홋카이도), 아무르강 유역, 사할린 섬 등에 분포한다. 오미자도 한반도에서 건너갔다고 보아서 조선오미자라고 부른다.

 

10. 朝鮮五葉 [ちょうせんごよう/쵸-센고요우] : 조선오엽(잣나무)

조선오엽송이라고도 불리는 잣나무. 여기서 오엽송(五葉松)은 일본어로 섬잣나무를 말한다.

잣나무는 구과식물강 구과목 소나무과 소나무속에 속하는 식물이다. 높이는 10~30미터이고 나무껍질은 잿빛을 띤 갈색이며 얇은 조각이 떨어진다. 잎은 5장씩 뭉쳐나며, 솔방울은 크다. 한반도에는 널리 퍼져있으며, 일본에는 혼슈(本州) 중부나 시코쿠(四国)의 깊은 산 등에서 자생한다. 목재를 건축, 펄프 등에 사용하기도 하며, 나무 자체를 정원수나 분재로 사용한다. 조선송(朝鮮松)이라고도 부른다.

 

11. 朝鮮芝 : 조선잔디(금잔디)

조선잔디, 고려잔디, 실잔디라고도 불리는 금잔디

고려잔디(高麗芝)라고도 불리는 금잔디(Zoysia matrella)는 벼목 벼과 잔디속에 속하는 여려해살이풀이다. 잎의 폭이 보통 2.7~3.2mm이며, 한반도 중남부, 일본 혼슈 남부, 중국, 동남아시아 등에서 산다. 주로 잔디용으로 키워진다. 실잔디(いとしば)라고도 부른다. 실제로 고려잔디와 조선잔디는 종에서는 같고 모양이 조금 다르지만, 흔히 조선잔디나 고려잔디를 크게 구분하여 사용하지는 않는다. 잎의 폭에 따라 부르는 호칭이 다른데, 잎폭이 3.3.~3.6mm일 경우, 큰고려잔디(大高麗芝), 1.7~2.5mm일경우 공주님고려잔디(姫高麗芝), 1.2~1.6mm일 경우 조선잔디(朝鮮芝)라고 부른다.

 

12. 朝鮮蛤 [ちょうせんはまぐり/쵸-센하마구리] : 조선대합(민무늬백합)

바둑돌대합, 조선대합이라고도 불리는 민무늬백합

민무늬백합(Meretrix lamarckii)은 이매패강 백합목 백합과 메레트릭스속에 속하는 조개다. 대양의 모래바닥에 살며, 조개껍질은 백합과 비슷하지만 크고 두껍고 보다 삼각형에 가깝다. 껍데기는 바둑의 흰돌의 재료로 사용되며, 조갯살은 식용으로 이용가능하다. 한반도의 충청남도, 경상남도의 모래해안, 일본의 이바라키현 카시마나다(鹿島灘) 해역 남부에 분포한다. 바둑돌대합(碁石蛤)이라고도 부른다.

 

대부분 우리에게 익숙한 동물들이다. 한반도에서 나고 자란 몇몇 동물들은 우리와 아직도 함께 있기도 하지만 몇몇은 상인들에 의해, 몇몇은 우연히, 몇몇은 일본의 게획에 의해 일본땅으로 다다르게 되었다. 그곳에서 적응하기도 하고, 포식자가 되기도하면서 일본에서도 그 뿌리를 이어가고 있다. 글을 쓰면서 정말 동물들에게는 국경이라는 것이 없나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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