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러시아, 더 아름다워지길... 블록의 <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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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 러시아, 더 아름다워지길... 블록의 <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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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블록의 <러시아(Россия, 1908)>

Россия 러시아
Опять, как в годы золотые,
Три стертых треплются шлеи,
И вязнут спицы расписные
В расхлябанные колеи…
다시, 황금의 시절처럼,
3개의 닳은 말엉덩이띠가 나붓기고,
그리고 색칠한 바큇살들이 빠져있다

흔들거리는 바퀴홈에...
Россия, нищая Россия,
Мне избы серые твои,
Твои мне песни ветровые, —
Как слезы первые любви!
러시아, 가난한 러시아,
내게 너의 잿빛 이즈바들이 (있고),
네 바람의 노래들은 내게, -
사랑의 첫 눈물들처럼!
Тебя жалеть я не умею
И крест свой бережно несу…
Какому хочешь чародею
Отдай разбойную красу!
나는 너를 불쌍히 여기지 못하며,
그리고 나의 십자가를 조심스럽게 들고...
어떤 (네가) 원하는 마술사에게
강탈의 아름다움을 뺏어오게!
Пускай заманит и обманет, —
Не пропадешь, не сгинешь ты,
И лишь забота затуманит
Твои прекрасные черты…
유인하고 속이게 두자, -
없어지지 않을 것이며, 사라지지 않을 것이야 넌,
그리고 걱정만이 뒤덮어 버리지
너의 아름다운 모습들을
Ну что ж? Одной заботой боле —
Одной слезой река шумней
А ты все та же — лес, да поле,
Да плат узорный до бровей…
음 그럼?  한 걱정으로 더욱 -
한 눈물로 강은 더 시끄럽네
아 넌 여전히 그러해 - 숲, 그래 들판,
그래 스카프는 눈썹까지 (올라오네)...
И невозможное возможно,
Дорога долгая легка,
Когда блеснет в дали дорожной
Мгновенный взор из-под платка,
Когда звенит тоской острожной
Глухая песня ямщика!..
그리고 불가능한 것은 가능하며,
긴 길은 쉬우며,
도로의 먼 곳에서 번쩍일 때
스카프 아래로부터의 순간적인 시선,
신중한 우울이 울려퍼질 때,

마부의 잘 안들리는 노래!...
 

2. 시 해설

1903년, 알렉산드르 블록(Александр Блок, 1880~1921)은 공부를 같이 해왔던 류보프 멘델레예바(Любовь Менделеева, 1881~1939)와 결혼을 했고, 그녀를 묘사하는 많은 시를 쓰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1904년, 그와 평생 베스트프랜드가 될 안드레이 벨리(Андрей Белый, 1880~1934)와 만나게 되는데, 흥미로운 것은 이 벨리 또한 멘델레예바를 좋아했다는 것입니다... 그것 때문만은 아니지만 벨리와 블록이 잠시 사이가 안좋았던 적도 있었죠..
 

어찌 되었든, 당시 러시아는 외부적으로 러일전쟁을 치르고 있었고, 그로 인해 빠르게 늘어난 공산주의 세력과 힘들어진 내부 상황으로 노동자들은 민생 개선과 반독재(반절대군주제)에 대항하며 시위를 하게 되는 게 그렇게 1905년 1월, 제1차 러시아 혁명(первая русская революция, 1905~1907)이 일어나 러시아 사회는 대혼란에 빠집니다. 당연히 그 혁명의 범위 안에 있던 블록에게도 큰 영향을 주었는데, 그래서 그의 시에는 '눈보라(вьюга, метель), 자연력(стихия)'과 같은 새로운 모티프가 등장하게 됩니다.

 

제1차 러시아 혁명이 끝나고, 정부는 정당 형성, 두마 설립 등으로 유사 입헌군주정을 도입하며 인민들에게 권리를 내렸으나, 그래도 황제가 많은 권리를 지고 있던 상황이 형성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인민 블록 또한 현 정권에 환멸을 느끼고 새로운 러시아가 등장해야 한다며 '혁명'을 갈망했는데, 그 때 썼던 시가 바로 1908년에 쓴 <러시아(Россия)>입니다.

 

이 시는 '불완전하지만 조국(Родина)에 대한 사랑'을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현 정권은 싫지만, 러시아 자체는 사랑한다. 그러니 혁명을 기다린다'라고 생각한 것이죠. 그렇게 이 시는 블록의 시 시리즈인 '조국(Родина, 1970~1916)'에 포함되게 됩니다. 그는 러시아를 이상화하지도 않았고, 낭만화시키지도 않았습니다. 다만 '너의(твои), 너를(Тебя)'와 같이 '러시아'를 친근하게 부르며 그에게 아쉬운 것과 바뀌는 것에 대한 가능성을 넌지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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