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알렉산드르 푸시킨의 <엘레지(Элегия)(1830)>
Элегия | 엘레지(비가) |
Безумных лет угасшее веселье Мне тяжело, как смутное похмелье. | 광란의 시간 동안 꺼져갔던 즐거움 내겐 힘들구나, 혼란스런 숙취처럼. |
Но, как вино — печаль минувших дней В моей душе чем старе, тем сильней. | 그러나 와인처럼 - 지난 날들의 슬픔은 내 마음에서 늙을수록 더욱 강해지네. |
Мой путь уныл. Сулит мне труд и горе Грядущего волнуемое море. | 내 길은 우울하다. 내게 노동과 슬픔(горе)을 약속한다 다가오는 파도치는 바다가. |
Но не хочу, о други, умирать; Я жить хочу, чтоб мыслить и страдать; И ведаю, мне будут наслажденья Меж горестей, забот и треволненья: Порой опять гармонией упьюсь, Над вымыслом слезами обольюсь, И может быть — на мой закат печальный Блеснет любовь улыбкою прощальной. | 하지만 나는, 오 벗들이여, 죽고 싶지 않다네; 나는 생각하고 괴로워하며 살고 싶다네; 그리고 알지, 내게 즐김이 있을 것이라는 걸 우울, 근심 그리고 걱정 사이에: 때때로 또다시 조화로 (난) 도취되고, 지어낸 것 위에서 눈물을 끼얹으며, 아마도 - 나의 슬픈 만년에 사랑이 작별의 미소로 반짝일지도. |
2. 알렉산드르 푸시킨의 <엘레지(1830)> 해설
2-1. 작품이 쓰이기까지
1830년, 이때 알렉산드르 푸시킨은 두 번째로 나탈리야 니콜라예브나 곤차로바(Наталья Николаевна Гончарова, 1812~1863)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했고, 그녀는 그를 받아들입니다. 그렇게 결혼을 위한 정리로 아버지의 영지인 볼디노(Болдино)를 그해 9월 3일에 찾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콜레라에 걸려 그 해 12월까지 이곳 아버지의 영지에서 시간을 보내게 되었죠. 이 시간을 문학사적으로 볼디노 가을(болдинская осень)이라고 부릅니다.
어찌 되었든 그가 도착하고 며칠 뒤인 9월 8일에 <광란의 시간 동안 꺼져갔던 즐거움(Безумных лет угасшее веселье)>이라는 시를 쓰고, 자기가 쓴 이런 시를 <엘레지>라는 장르라고 불렀습니다.
이 <엘레지>는 그의 총각 인생의 졸업과 새로운 인생의 단계로 나아가는 중간점에 위치해 있었을 때 쓰인 시로, 그 새로운 단계에 대한 푸시킨의 철학적 성찰을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위 시를 읽으면서 이 질문에 답해보시길 바랍니다.
결혼은 무엇일까요?
2-2. 작품 내용
시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첫 번째 연에서 시인은 폭풍우가 몰아쳤던 '광란의 시간'을 후회하고 이제 '다가오는 파도치는 파도'가 그에게 좋은 것을 약속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역사적으로 봤을 땐 푸시킨과 곤차로바 사이에 결혼과 관련된 재정 문제가 많이 남아있었으며,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노동'을 해야 하며, 그 '노동'으로 인해 일어나는 여러 종류의 '슬픔'을 이해하게 됩니다. 특히, 이 슬픔 중에서는 '자신의 실수와 낭비한 시간에 대한 후회'가 '지난날의 슬픔'으로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두번째 연에서는 의외로 낙관적인 이야기가 들리는 듯 합니다. '우울, 근심, 걱정' 사이로 다가오는 삶에도 불구하고, 화자는 여전히 '즐김, 조화, 사랑'과 같은 것들이 그를 기다린다고 믿고 있죠. 그렇게 마지막 2개연에서는 '첫 번째 부분의 슬픔'과 '두 번째 부분의 사랑'이 '조화'를 이루어 결국 '사랑이 이별의 미소와 함께 번쩍일 것이다'라도 표현하며, 낙관성을 최대로 끌어올려 독자들로 하여금 기대감을 가지게 하며 시를 끝냅니다. 참고로 이런 해피 엔딩은 '낭만적 엘레지'의 특성이 아니라, 푸시킨의 전통적인 시쓰기 방식임을 참고하셔야 합니다. 낭만적인 엔딩으로 볼 수 있겠지만, 실은 이 <엘레지>는 '결국 나는 생각하고 고통받아 즐김, 조화, 사랑이 주어질 새로운 삶을 살고 싶다'며 삶의 강한 의지를 표현한 것이었죠~
이런 내용의 시는 전체적으로 느린 약강격 5음보로 쓰였으며, 여성운(강세가 시행의 끝에서 두번째 음절에 오는 운)과 남성운(강세가 시행의 마지막 음절에 오는 운)을 번갈아 가며 쓰고 있습니다. 또한, 푸시킨은 '약속한다(сулит)', '지나간(минувших)', '벗들이여(други)', '다가오는(грядущего)', '(나는) 안다네(ведаю)', '걱정(треволненья)'과 같은 그가 이전부터 자주 쓰던 단어를 쓰며, 그만의 시 방식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 모음 о, у, е를 번갈아 강조해서 쓰며 운율을 만들어 독자로 하여금 리듬감 있는 노래를 부르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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