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시킨이 썼으나 그가 쓰지 않은 듯한 <벨킨 이야기>
본문 바로가기

어원과 표로 보는 역사 시리즈/어원과 표로 보는 세계사, 세계문화

푸시킨이 썼으나 그가 쓰지 않은 듯한 <벨킨 이야기>

728x90

1. <벨킨 이야기>

1831년 발표된 &amp;amp;lt;고 이반 페트로비치 벨킨의 이야기&amp;amp;gt; (출처 : http://www.100bestbooks.ru)

<고 이반 페트로비치 벨킨의 이야기(По́вести поко́йного Ива́на Петро́вича Бе́лкина)>알렉산드르 세르게이비치 푸시킨(Алекса́ндр Серге́евич Пу́шкин, 1799~1837)이 이반 페트로비치 벨킨(Ива́н Петро́вич Бе́лкин)이라는 가상의 집필자의 이름으로 써 1831년에 발표한 5편의 소설을 말하는데, 실제 작가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출판되었습니다.
 
이 책은 발행자의 서문과  5편의 중편 소설(по́вест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소설 제목 소설 완성일
벨킨 이야기 속 중편 소설 발사(총 한발, Вы́стрел) 1830년 10월 14일
눈보라(Мете́ль) 1830년 10월 20일
장의사(Гробовщи́к) 1830년 9월 9일
역참지기(Станцио́нный смотри́тель) 1830년 9월 14일
귀족아가씨-농사꾼 처녀(Ба́рышня-крестья́нка) 1830년 9월 20일

현재 러시아 영역 안에서 볼쇼예 볼디노의 위치 (출처 : wikimedia)

이러한 5편의 중편 소설의 모음집은 푸시킨의 첫번째 산문 작품으로, 이 이야기 모두 1830년 가을에 볼쇼예 볼디노(Большо́е Бо́лдино)에서 쓰여졌습니다. 그리고 1831년 이 소설들과 푸시킨이 직접 쓴 서문을 합쳐 이 책을 발표하게 됩니다.
 

2. 이반 페트로비치 벨킨(Иван Петрович Белкин)은 누구인가?

책의 서문에 따르면, 이반 페트로비치 벨킨(Иван Петрович Белкин, 1798~1828)은 1828년에 감기에 걸려 30살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럼 대략 유추해보면 그는 1797~1798년생이라는 결론에 다다르는데, 이 책에 따르면 그는 1798년생이라고 합니다. 다만, 이는 <벨킨 이야기>에 나오는 내용에 따른 것이고, 실제로 그는 푸시킨에 의해 만들어진 허구의 문학적 가면(mask)이었습니다.
 
한편, 그는 <고류히노 마을의 역사(Исто́рия села́ Горю́хина, 1837)>란 책도 푸시킨을 통해 발간할 수 있게 되었는데(이 말은 곧, <고류히노 마을의 역사>도 푸시킨의 작품이라는 의미), 이 책에 따르면, 그는 고류히노 마을의 소유자(владе́лец)였다고 합니다.
 

3. <벨킨 이야기>의 문학적 특징

푸시킨은 러시아 문학에서 그 당시 존재했던 모든 주제에 대해 여러 문학적 사조를 사용해 각각의 중편 소설을 썼습니다.

발사(Вы́стрел) 낭만주의
눈보라(Мете́ль) 감상주의
장의사(Гробовщи́к) 고딕 소설(감상주의+공포적 요소)
역참지기(Станцио́нный смотри́тель) 감상주의
귀족아가씨-농사꾼 처녀(Ба́рышня-крестья́нка) 감상주의

당시 감상주의가 널리 퍼져 그 사조의 흐름에 탑승했고, 그와 관련된 고딕 소설, 낭만주의적 요소도 들어간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의 작품과 이후 여러 소설가들의 소설에도 등장하는 '사회적 지위가 낮고 무능력하고 성격도 드세지 않은 어찌 보면 찌질한 성격을 가진' '작은 인간(Ма́ленький челове́к)'에 대한 묘사를 자세히 하는데 특히, <역참지기>의 주제가 바로 이 '작은 인간'이며, 그 주인공이자 역참지기였던 삼손 브이린(Самсон Вырин)을 통해 그 모습을 잘 느낄 수 있습니다.
 
각각의 소설들은 다 짧은 단편 소설이기 때문에, 가볍게 읽을 만한 소설집입니다.
그러나 내용은 가볍지만, 그 무게는 꽤 무거웠습니다. 과연 소설속 '작은 인간'들이 지금도 존재할까? 그 '작은 인간'이 혹시 나는 아닐까? 하는 생각들이 스쳐지나가기도 할 겁니다. 그럼에도 푸시킨의 독특한 기법과 주제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기 때문에 천천히 시간이 나신다면, 또 푸시킨에 대해 궁금한 것이 생긴다면 읽어보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