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레놀? 아세트아미노펜? (해열진통제 이름의 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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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 정리, 이슈/생물학, 의학

타이레놀? 아세트아미노펜? (해열진통제 이름의 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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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 다 끝나신 분은 타이레놀 하나씩 받아 가세요!" 코로나 백신을 맞고 나가는 길에 둥그스름한 노란색 알약 2개가 담긴 약봉지를 받았다.
받은 약봉지에는 '아세트아미노펜(정)'이라고 적혀있었다. 타이레놀이라는 약의 주 성분이 아세트아미노펜인가?라는 궁금증이 들게 되어 글을 쓴다.

1. 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

결론적으로 아니다! 타이레놀은 상표명이고, 아세트아미노펜은 해열진통제의 주성분이다. 그럼 왜 다들 아세트아미노펜을 타이레놀이라고 부르는걸까?

흔히 용기면을 컵라면이라고 부르고, 요구르트 음료를 야쿠르트라고 부르며, 지퍼를 자크라고 부른다. 여기서 '컵라면, 야쿠르트, 자크'는 상표(브랜드) 이름인데, 자연스럽게 상표명이 보통 명사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상표의 보통명사화(Generic trademark)라고 하는데, 타이레놀과 아세트아미노펜의 관계도 이와 같다. 아세트아미노펜이라는 해열진통 성분으로 만든 약품 중 존슨앤드존슨(Johnson & Johnson)에서 만든 약의 상표명이 타이레놀인데, 이 단어가 보통명사가 되어버린 것이다.

 

2. 타이레놀의 유래는 무엇일까?

타이레놀은 성인, 여성, 어린이, 유아를 위한 여러 가지 종류로 구성된 일반의약품 진통제이며, 세계적으로 널리 판매되고 있습니다. 미국 내 조사 결과에 의하면 광범위한 전문 분야의 의사들이 타 브랜드의 진통제보다 타이레놀 브랜드를 추천합니다. 예를 들면, 미국 류마티스 연구소는 골관절염으로 인한 경증 내지 중증의 통증에 1차 약물 치료 의약품으로 타이레놀과 같은 아세트아미노펜 제품들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어린이 해열에 있어서도 어린이 타이레놀의 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이 소아과 전문의들의 첫번째 선택입니다.

- 한국존슨앤드존슨판매(유)의 타이레놀 소개

1940년대 당시 주로 사용되던 아스피린®은 라이 증후군과 같은 부작용이 많이 일어났다. 그 대체제를 찾기 위해 약사였던 맥닐(McNeil) 부자가 세운 맥닐 연구소(McNeil Laboratories)에서 아세트아미노펜(N-acetyl-para-aminophenol)으로 만든 해열진통제인 타이레놀®을 만들었고, 이를 1955년에 출시했다. 이후 1959년 존슨앤드존슨는 맥닐 연구소를 인수했고, 이로 인해 1960년부터는 처방전 없이 해당 약품을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존스앤드존슨의 한국계열사이자 유한양행과 존스앤드존슨의 합작 회사인 (주)한국얀센(tmi지만 얀센 코로나 백신도 여기서 만든다!)을 통해 1994년에 우리나라에도 도입되었다.

 

이러한 역사를 가진 타이레놀은 해당 약품의 주성분인 N-아세틸-파라-아미노페놀(N-acetyl-para-aminophenol)에서 유래했다. 타이레놀은 아세틸기(acetyl, CH3CO-)에서 따온 tyl과 아미노페놀(aminophenol)에서 따온 enol의 합성어다.

 

3. 그렇다면 아세트아미노펜의 유래는?

아세트아닐리드(acetanilide)는 진통 및 해열의 특성을 가진 것으로 발견된 최초의 아닐린 유도체로, 1866년 칸앤헵(Cahn & Hepp)이 안티페브린(Antifebrin)이라는 상표명을 내걸고 의학계에 널리 알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세트아날리드는 혈중 메테모글로빈 수치가 상승하는 질환인 메테모글로빈혈증(methemoglobinemia)과 같은 체내에 유해한 독성 증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해, 의사들은 그 대체품을 찾고자했다.

 

결국 1852년, 프랑스 화학자 찰스 게르하르트(Charles Gerhardt) 아세트아닐리드를 대체할 수 있는 아세트아미노펜이라고도 불리는 해열진통제인 파라세타몰(paracetamol)을 합성했다. (이 이야기 외에도 칸앤헵이 개발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시간이 지나 1950년 아세트아미노펜, 아스피린, 카페인을 함유한 해열진통제 트리아게시크(Triagesic)가 판매되기 시작했는데, 이 때 처음 아세트아미노펜이 시판되기 시작되었다. 그런데 이듬해 트리아게시크를 사용했던 3명이 백혈구에서 과립구의 숫자가 적어져 중증감염을 유발하는 질병인 과립구결핍증(agranulocytosis)에 걸려서 해당 약품은 시판 중지되었다가 1952년, 처방전과 함께 구매할 수 있는 해열진통제로 다시 복귀하게 된다.

 

그 이후로도 아세트아미노펜의 위험성에 대해서 이야기가 계속 나왔지만 시중에서는 아스피린보다 값싸고 효과가 좋다는 이야기가 널리 퍼져 있었고, 결국 사람들은 아세트아미노펜 해열진통제를 더 많이 구매하게 되었다. 1994년, 영국 제약회사 스미스클라인 비참(SmithKline Beecham, 1989~2000)은 아세트아미노펜을 처방전 없이 구매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때부터 전세계적으로 해당 약품은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아세트아미노펜이 무조건 안전하기만 한 건 아니었기에 2014년 미국 FDA는 간 기능 장애와 같은 아세트아미노펜의 잠재적 독성 영향을 줄이기 위해 최대 섭취량을 성인 1인당 1일 4000mg으로 설정했다.

 

이 긴 역사를 겪은 아세트아미노펜은 아세트아미노펜의 다른 이름인 파라-아세틸아미노페놀(para-acetylaminophenol)에서 유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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