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하루 만에 삭제한 부자들만 살 수 있었던(?) 앱

옛날 옛날 부자들만 살 수 있었던 앱이 애플 스토어에 등장했어요. 그런데... 어떤 연유로 그 어플은 애플에 의해 삭제되었답니다!

1. 어느날, 애플스토어에 이상한 어플이 등장했다.

초기

현지시간 2008년 7월 10일, 즉 한국시간 2008년 7월 11일경, iPhone 3G용 OS라고도 불리는 아이폰 OS 2.0가 발표되면서 아이폰용 앱 스토어가 출시되었다. 이 날 등록된 어플은 약 500개의 정도밖에 없었지만, 스마트폰은 어플을 다운받을 수 있다라는 인식을 넓혀준 중대한 날이었다.

 

그러던 중 2008년 8월 5일,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에 독일의 소프트웨어 개발자인 아르민 하인리히(Armin Heinrich)라는 이름의 제작자가 만든 어플 1개가 올라왔다. 어플의 이름은 '나는 부자다'라는 뜻의 'I Am Rich'.

 

2. 어플 I Am Rich

아이폰 앱스토어에 올라온 I Am Rich 어플

어플의 이름은 I Am Rich(나는 부자다). 라이프스타일 목록에 있었으며 2008년 8월 5일에 출시되었으며, 0.1MB로 어플 치고는 낮은 용량을 가지고 있다. 사실 이러한 정보만 보면 뭔가 대단한 어플은 아니다. 그런데 사람들의 이목을 끈 것은 가격이 999.99달러(당시 환율로 약 101만 4690원)이었다는 점이다! 과연 이 어플을 사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I Am Rich 어플 화면 (출처 : 구글)

짠! 붉은 보석이 한 가운데서 빛나고 있는 화면이 나온다! 그리고 오른쪽 밑의 아이콘을 클릭하면 이런 문구가 뜬다.

I Am Rich 어플 화면 (출처 : 구글)

문구에서 원래는 deserve라고 써야하는 동사를 deserv라고 적어놨는데, 의도한 건지, 아닌지는 확실치 않다. 그러나 이 정도 돈을 썼는데, 이 글을 봤다면? 실망이 여간 큰게 아니었을 것이닼ㅋㅋㅋㅋ 아르민 하인리히는 이 어플에 숨겨진 주문(secret mantra)이 있을 것이라고 했는데 아마 그 주문이 아래 내용이 아닐까 추측하고 있다.

I deserv it I am good, healthy & successful

난 그럴 자겨이 있다. 착하고, 건강하며 그리고 성공할 (자격이)

그리고 위의 done 부분을 누르면 원래 화면으로 돌아온다... 끝이다.. 진짜 어떤 사람이 평가하길 '숨겨진 기능이 전혀 없는 예술 작품'처럼 말이다... 이 어플은 달러화 사용권에서는 999.99 달러, 유로화 사용권에서는 799.99 유로, 영국 파운드 사용권에서는 599.99 파운드로 당시 애플이 앱스토어 콘텐츠에 허용한 최고 가격으로 판매되었다.

 

이 어플이 등장하고 8명의 사람들이 이 어플을 샀다. 그 결과 앱 개발자였던 아르민 하인리히는 미국에서 달러화로 6명이 , 유럽에서 유로화로 2명(각각 독일, 프랑스 출신)이 구매해 총 5600달러에 달하는 거금을 하루만에 벌어들였다! 남은 2400달러는 애플이 스토어 유지비용으로 가져갔다. 그렇지만 이 앱을 구매한 모든 사람들이 환불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2명이 환불을 원했고, 하인리히는 흔쾌히 환불해줬다. 그 중 한 명은 이렇게 컴플레인을 알렸다.

친구 몇 명과 함께 이 앱을 봤는데, 어떻게 될지보기 위해 장난인 줄 알고 '구매(buy)'를 클릭했습니다... 이건 장난이 아닙니다...이 앱을 사지 마요 그리고 애플 스토어에서 이걸 삭제해주세요!!! 농담이 아니에요! 난 이 신용사기(scam)에서 날 도와줄 애플 사람을 찾고 있어요. 난 친구 몇 명과 함께 이 앱을 봤는데요, 어떻게 될 지 보려고 장난으로 '구매'를 클릭했어요.... 저의 비자 카드(visa card)에 전화를 걸었더니 999.99달러가 청구된 걸 확인했습니다. 장난치는게 아닙니다. 이 앱을 사지 마세요. 주의해요..

그리고 다음날 8월 6일, 애플은 이 괴상하게 비싸기만 한 어플을 삭제했다. 이후에도 여러 사람들이 비슷한 어플을 만들긴 했지만 큰 효용성을 얻지는 못했다. 어떠한 시스템이 새로 나타나면 창의력을 사용해서 괴상하게 이용하는 것도 대단한 능력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는 어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