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의 황도12궁과 황도12성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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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 정리, 이슈/과학&기술

서양의 황도12궁과 황도12성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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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도 12궁(출처 : https://javalab.org/)

1. 궁과 성좌의 차이

궁(宮)과 성좌에 대해 알기 전에 황도대에 대해서 알아야한다.
한 해 동안에 천구를 가로지르는 태양의 외견상 경로인 황도를 중심으로 하는 천체 경도의 상하 8°씩의 폭을 지닌 구역황도대(zodiac)라고 한다. 그러니까 하늘을 바라봤을 때 태양이 지내는 길과 그 길 상하 30°(총 60°)의 범위의 구역을 말한다.
위 그림의 파란색 부분이 황도라고 보면 된다. 그림을 보면 알 수 있지만, 태양이 황도를 지나가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는 지구가 태양 중심을 돌 때 지구의 관측자는 태양이 하늘의 특정 구역 사이를 움직인다고 느끼게 된다. 그 관측자 입장에서 느끼게 되는 태양이 움직이는 것 같은 길(실제로는 지구가 지나고 있는 곳의 뒷 부분의 하늘)을 황도라고 하기 때문이다.

이 단어에서 기인한 용어가 바로 황도12궁과 황도12성좌인데, 이 두 단어의 차이를 알기 위해서 궁과 성좌의 차이를 이해해야 한다.


궁(宮, sign)천구를 여러 부분으로 나누었을 때의 한 부분을 말하며, 별자리 혹은 성좌(星座, constellation)밝은 별을 중심으로 천구(天球)를 몇 부분으로 나눈 것을 말한다.

전갈자리 (출처 : 위키백과)

전갈자리를 예로 들어보자. 전갈자리는 안타레스를 중심으로 전갈 모양으로 만들어진 별자리이다. 전갈자리를 만들기 위해 천구의 특정 부분으로 나눈 것을 전갈자리라고 하고, 그렇게 천구를 나눈 구역을 천갈궁(전갈궁이 아님)이라고 한다.

궁이 큰 범위에 속하냐 성좌(별자리)가 큰 범위에 속하냐는 구분할 수가 없다. 궁은 천구 상 나눠진 각 구역을 말하며 성좌는 별을 기준으로 천구를 나눈 것이면서 그 나눈 구역을 말하기 때문이다.

궁은 굳이 별이 없어도 되고, 여러 별자리가 포함되어도 상관없지만, 성좌는 별자리가 무조건 있어야한다는 차이도 있다.

 

2. 서양 점성술의 핵심 원리와 기원

Quod est superius est sicut quod inferius, et quod inferius est sicut quod est superius.

아래 있는 것은 위에 있는 것과 같고, 위에 있는 것은  아래에 있는 것과 같다.

- 녹옥판(Tabula Smaragdina) 中

서양 점성술의 핵심 원리는 우주 내에서의 모든 물체의 통합이다. 개인, 지구, 우주, 그리고 각각의 환경은 모든 부분이 서로 연결된 하나의 유기체로 본다. 따라서 하늘에서 관찰되는 천체의 변화는 지구와 개인에게 영향을 주게 된다고 보는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서양 점성술은 우주가 아닌 지구의 관점에서 별과 행성으로 뻗은 일직선에 기초하여 사람의 탄생을 평가한다. 이 점성술에서 한 사람을 평가하는 지표 중 하나가 황도대(zodiac)를 기준으로 나눈 황도 12궁(12 Astrology Zodiac Signs)인데, 흔히 생년월일을 기준으로 구분하는 12별자리를 말한다.

 

이 점성술은 바빌로니아 점성술에서 유래했으며, 후에 헬레니즘 문화의 영향을 받게 되었다.

바빌로니아에서 처음 천구를 황도를 기준으로 12개의 궁을 나누었는데 이 규칙이 현대까지 내려오게 되었으며, 헬레니즘 점성술에서의 십분각(decan) 개념이 현대의 24시간 체계를 이루는 근간이 된다. 현대에 와서 유사과학이라고 천대받게 된 점성술이 사실상 현대 시간 및 천구 구분을 이루는 시스템에 지대한 영향을 줬던 것이다.

 

3. 황도 12궁

황도 12궁 혹은 12 점성술 황도대 별자리(12 Astrology Zodiac Signs)태양 주위를 도는 지구의 360도 궤도를 구성하는 각각 30도의 구역으로 나눠진 12개의 궁을 말한다. 각 별자리는 양자리 제1점(First Point of Aries)이라고도 불리는 춘분(양력 3월 21일경)을 시작점으로 잡고 360도를 돌게 된다.

궁 명칭(12궁) 황도에서의 경도
백양궁(Aries) 0° ~ 30°
금우궁(Taurus) 30° ~ 60°
쌍아궁(Gemini) 60° ~ 90°
거해궁(Cancer) 90° ~ 120°
사자궁(Leo) 120° ~ 150°
처녀궁(Virgo) 150° ~ 180°
천칭궁(Libra) 180° ~ 210°
천갈궁(Scorpio) 210° ~ 240°
인마궁(Sagittarius) 240° ~ 270°
마갈궁(Capricorn) 270° ~ 300°
보병궁(Aquarius) 300° ~ 330°
쌍어궁(Pisces) 330° ~ 360°

12개의 별자리들은 태양이 매년 하늘을 가로지르는 동안에 위치한 그 별자리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이 12별자리를 기준으로 하는 가장 유명한 점성술이 '태양궁 점성술'이다. 태양궁 점성술은 한 사람의 출생 때에 태양이 황도 12궁 중에서 하나에 들어 있는데, 그 태양의 위치만을 고려한 간소화된 점성술 체계를 말한다. 흔히 잡지나 신문, 인터넷에서 '오늘의 별자리 운세'라고 하면 대부분 이 태양궁 점성술을 말하며, 그 외에도 '너는 무슨 자리니?'라고 물어보고 '그 별자리는 이런 성격을 가진대'라고 간단히 해석하는 점성술 또한 이 태양궁 점성술의 한 예시라고 볼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아는 그 12개의 별자리의 명칭과 각 별자리가 위치한 궁의 명칭은 아래와 같다.

궁 명칭(12궁) 별자리 명칭(12성좌)
백양궁(Aries) 양자리(Aries)
금우궁(Taurus) 황소자리(Taurus)
쌍아궁(Gemini) 쌍둥이자리(Gemini)
거해궁(Cancer) 게자리(Cancer)
사자궁(Leo) 사자자리(Leo)
처녀궁(Virgo) 처녀자리(Virgo)
천칭궁(Libra) 천칭자리(Libra)
천갈궁(Scorpio) 전갈자리(Scorpio)
인마궁(Sagittarius) 사수자리(Sagittarius)
마갈궁(Capricorn) 염소자리(Capricorn)
보병궁(Aquarius) 물병자리(Aquarius)
쌍어궁(Pisces) 물고기자리(Pisces)

백양궁 안에 양자리라는 별자리가 있는 것이고, 금우궁 안에 황소자리라는 별자리가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황도12궁의 각 구역 내 황도12성좌(황도12별자리)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태양이 각 12개의 궁을 지나긴 지나지만 정확하게 각 별자리를 지나지 않는 일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지구 자전축의 세차운동으로 인해 춘분점의 위치가 바뀌며 황도대가 바뀌게 되었는데, 이로 인해 위의 12개 별자리들이 모두 기존의 황도대를 지나지 않게 되었다.

결국 헬레니즘 점성술에서 유래한 회귀년(태양년)을 기준으로한 고정형 황도대인 회귀 황도대(tropical zodiac)는 천구상 고정된 별자리를 기준으로 그려졌으며, 힌두 점성술에서 유래한 항성년을 기준으로 하고 춘분점의 이동을 반영한 황도대인 항성 황도대는 이동하는 별자리를 그릴 수 있게 되었다. 전자는 고전 서양 점성술, 후자는 인도 점성술로 불리며 각각 발전하게 된다. 그러나 각지 점성술의 노력에도 완벽한 황도 12궁을 만들 수 없었다. 고전 서양 점성술에서는 황도 12궁의 위치와 실제 별자리들의 위치가 어긋나게 되었으며, 인도 점성술에서는 황도 12궁과 춘분점이 어긋나게 됐다.

 

이에 대한 해결법으로 인도 점성술에서 유래한 황도 13궁을 사용할 것을 잠시 제안한 학자들도 있지만, 12라는 숫자의 상징성과 기존에 구성되고 쌓아온 황도 12궁에 관한 수많은 데이터들에 대한 재해석의 수고로움 등을 근거로 들어 IAU(국제천문연맹)과 종교계가 반박하며 무산되었다.

 

고대부터 하늘은 신이 그린 인간 일생의 도표라고 여겼고, 그러한 도표를 이해한 사람들은 태양, 지구, 별을 기준으로 각 개인의 운명을 점치기 시작하며 점성술이 발달했다. 현대는 비과학적이라고 여겨지게 되었지만, 이 점성술로 인해 천문학, 시간 개념, 수학이 발달해 인류는 큰 발전을 이뤘으며, 개인이 재미로 종종 자신의 인생을 점쳐보는 문화도 생겼다. 그냥 보면 하늘에 빛나는 여러 빛들일 뿐인 별들인데, 그걸 그림으로 만들고 또 삶 속에 적용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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