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논바이너리 한국인!(논바이너리란?)

인스타 피드를 내리다가 '트위터는 대체 어떤 곳일까'라는 게시글을 보게 되었다. K팝을 좋아해 화자는 자신의 정신적 국가 정체성을 한국이라고 주장하는 글이었다.

참고 :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10625500180

BTS 지민 닮겠다며 얼굴 뜯어 고치고 이제 “난 한국인” 태극기까지 훼손

1. 나는 한국인이고 싶다. 그래서 한국인이 되기로 했다.

아래는 올리 런던(Oil London)이 작성한 글의 원문이다.

https://twitter.com/OliLondonTV/status/1406005541093187587

Oli London on Twitter

This is my new official flag for being a non-binary person who identifies as Korean. Thank you for the overwhelming support it was so hard for me to come out as Them/they/kor/ean #olilondon #nonbinary 이것은 내가 비이분법적(non-binary, 논바이너리) 인간으로서의 한국인이라는 것을 입증하는 새로운 공식 깃발이다. Them/they/kor/ean으로 커밍아웃하는 것은 굉장히 힘들었다. #olilondon #nonbinary

해당 글의 글쓴이는 '내가 태어난 곳과 내가 태어나지 않은 곳'으로 나누는 국적의 이중성을 거부하고(다중국적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실제 육체적으로 탄생하여 소속된 국적뿐 아니라 정신적인 국적까지 합쳐 그 경계를 없애자는 '논바이너리(비이분법적) 국적'의 도입을 시도했다.

 

2. 글 작성자인 올리 런던은 어떤 사람인가?

출처 : hypebae

올리 런던(Oli London)은 BTS 지민과 닮아지고 싶다는 바램으로 $250,000(약 2억 8200만원)의 금액을 들여 15회 이상 성형 수술을 한 영국 가수이자 인플루언서다.

 

1990년 1월 14일에 태어났으며, 키는 2010년 영국 성인 남성 평균 키인 175.3cm보다 큰 180cm이며, 인스타그램, 트위터, 유튜브, 틱톡 등을 운영하고 있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을 졸업했으며, 2013년 한해 동안 한국에서 산 경험도 존재하며, 그 당시 영어 선생님으로 근무했다는 썰도 있다!

 

유럽에 K-pop과 같은 한국 문화를 널리 알리는데 공헌한 인물 중 하나로, K-pop 산업에 초점을 둔 영국 TV 쇼와 국제 TV 쇼들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었다. 이러한 영향으로 2020년 12월, 그는 두바이에 본사를 둔 고급 패션 잡지인 Xpedition Magazine Middle East의 편집장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3. 그 글에 대한 반응은?

6월 25일 현재까지 해당 글에는 5천여개의 답글들이 달린 것을 알 수 있다. 그 중 몇개를 정리해보면 이러하다.

그는 한국어 단어를 따서 나누었다. (Korean->Kor, ean) 이는 한국인들과 논바이너리라고 밝힌 사람들에게 정말 무례한 일이다. 미안한데, ean(Oil London이 Korea에서 따온 ean. 필자도 무슨 뜻인지는 확실하게 알지 못한다)이 무슨 뜻이야? 좋아 하지만 넌 한국인이 아니야 이건 그냥 태극기를 무시하는 거야... 그리고 당신은 스스로를 한국인이라고 불렀고.. 응.. Oli! 더 이상 농담으로 하는 말이 아니야. 치료를 받아봐 문화 도용입니다! 그리고 어떻게 (한 나라의) 공식 깃발을 바꿀 수 있나요? 당신은 그 행동이 얼마나 모욕적인지 알고 있나요? 당신는 그들의 문화를 무시해왔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으며, (당신의 고향인) 영국을 당황하게 만들었습니다. 비록 저가 무신론자이지만, 신이 당신을 고통에서 구해주길 바래요. 저는 LGBTQ이며, 저의 대명사는 She/her이지만 이렇게 Kor/ean으로 나누는 것은 생전 처음 들어봅니다... KOREAN은 자랑스러운 문화와 깃발을 가지고 있는 국가입니다. 그리고 KOREAN은 (He, She와 같이) 족같은(FKING) 대명사가 아닙니다. 대한민국 형법 제105조(국기,국장의 모독)대한민국을 모욕할 목적으로 국기 또는 국장을 손상, 제거 또는 오욕한 자는 5년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 법은 외국인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한국에게 사과하세요! 혹시 이 그림을 본 적 있니?

트위터 내에서도 해당 글은 한국인뿐 아니라 영미권 사람들에게도 굉장히 부정적으로 여겨지고 있다. 한 나라의 국기를 자신의 입맛에 맞게 고쳤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며, 해당 글쓴이에게 사과를 요하는 답글도 있었다.

 

그렇다면 인스타그램에 이 사건이 소개되었을 때 여론은 어떠했는지 알아보자.

안녕하세요 저는 트랜스고양이에요. 왜 아무도 내 정체성 인정안해주는 거에요!! 난 사실 트랜스백수입니다. 비록 육체는 회사에 있지만 말이죠. 전 사실 트랜스지방입니다. 저는 지방이지만 몸매는 헬창입니다. 왜냐면 그렇게 생각하고 있거든요~ 나 트랜스아가 응애! 먹고 자고 놀며 아무것도 안할고야!

이렇게 해당 글 작성자를 풍자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으며, 그 외에 PC주의자들과 급진적 LGBT 운동가들을 비판하는 내용과 올리 런던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논평하는 답글도 있었다.

 

4. 논바이너리란?

자신의 성별을 선택해주세요
ㅇ 남성	ㅇ 여성

자신의 사회적 성별(gender)을 확인하고 체크하는 칸에는 보통 남성과 여성. 이렇게 성별을 2개로 나누고 있다. 이렇게 인간의 젠더를 2가지로 나누는 것을 젠더 이분법(Gender Binary)이라고 한다. 이러한 관습을 깨고 인간의 성은 2개로 나눌 수 없으며, 2개 이상이다라고 주장하며 젠더 이분법을 거부하는 것이 비이분법적(Non-binary) 가치관. 즉 논바이너리다. 쉽게 말해 난 남자나 여자가 아니고 인간이다같은 느낌이라고 보면 된다.

 

흔히 영미권에서 남성을 He, 여성을 She라고 하 반면, 논바이너리는 인간을 나타내는 대명사를 They라고 한다. 이 관습은 위의 올리 런던의 글에서도 볼수 있었다.('Them/they/kor/ean')

 

논바이너리는 기존의 관습 체계를 뒤흔든다는 특징이 있는 집단이며, 이로 인해 사람들은 인간의 성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시작하게 된다.

 

5. 논바이너리는 국적에 적용될까?

현재까지의 여론은 이에 굉장히 부정적이다. 사실 논바이너리 자체가 인간의 성별을 구분하는 용도로 쓰여왔을 뿐, 이렇게 성과 무관한 부분에까지 확대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큰 관용을 배풀어 논바이너리 국적을 인정한다하더라고 그건 꽤 시간이 걸릴 것이며, 그로 인한 사회적 혼란들이 일어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성별에서 조차 논바이너리는 개인적인 판단에 맡겨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국가 단위로 확대시킨다면 실제로 연고가 없어도 자신의 국적을 인위로 정하게 되고, 이를 정리하여 판단해야하는 각국의 정부는 큰 고민에 빠질 것이다. 물론 이를 극복하고 사회적으로 논바이너리가 국적에 적용된다하더라도 일단 젠더 부분에서의 정확한 논바이너리를 정하고 인정한 뒤의 일이여야 할 것이다. 한마디로 시기상조다.

 

6. 맺음말

먼저, 싸우자고 쓴 글이 아님을 밝히며, LGBT에 무지한 필자가 모르는 부분, 실수한 부분이 있다면 지적바란다. 또 토론은 언제든지 환영한다.

굉장히 민감한 주제였음에도 불구하고, 오일 런던의 논바이너리 국적 논란 사건은 우리나라와 관련된 사건이면서 논바이너리가 전세계적으로 완전히 확립되기 전 그 다음 사안에 대한 고민을 던져준 사건이었기에 이 일을 다루었다. 이번 일을 계기로 필자는 논바이너리가 무엇일지, 그것이 성립될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을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