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22일, 부산대에서 열린 행사에서 오미구지를 뽑았습니다~~ 그래서 오미구지가 뭔지, 제가 뽑은 내용은 뭔지 보여공유하려고 합니다~ |
오미구지(御御籤/御神籤, おみくじ)는 '존경스러운(大御, おおみ) 제비(籤, くじ)'라는 뜻으로, '신불(神仏, 신과 부처)의 계시를 받아 길흉을 알기 위해 뽑는 것'을 말합니다.
원래 고대 일본에서 후계자 선택과 같은 국가의 제정에 관한 중요한 사항들을 결정할 때 신의 뜻을 점치기 위해 제비뽑기(籤引き, 쿠지비키)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런 관습에서 지금의 '오미쿠지'가 유래된 것인데, 현대의 뽑기식의 오미쿠지는 헤이안시대 천태종 승려 원삼자혜대사(元三慈恵大師) 료겐(良源)이 창시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료겐은 관음보살로부터 5언 4구(五言四句)의 게문(偈文, 부처의 공덕이나 가르침을 찬탄하는 노래 글귀) 100장 중 1장을 끌어당겨, 게문으로부터 나아가야 할 길을 가르친 것이 원형으로 여겨집니다. 제비(籤, 쿠지)에 오언사구가 적히게 된 것도 이 게문 100장에서 유래했다고 하네요.
이후 가마쿠라 초기부터 신사의 참배자가 개인의 길흉을 점치기 위한 현재의 형태의 오미쿠지가 등장했고, 그렇게 그 역사는 지금까지 하나의 문화로 이어지게 됩니다.
오미쿠지를 뽑는 방식 | ||
미쿠지봉(みくじ棒)들이 들어간 미쿠지통(みくじ筒)에서 미쿠지봉 하나를 뽑아, 단면의 숫자를 확인한 뒤, 그 숫자와 같은 오미쿠지를 받는 전통적인 방식 | 처음부터 오미쿠지를 통안에 넣어 두고 비대면으로 사람이 그 통에서 종이를 뽑아가는 한국의 제비뽑기와 유사한 방식 | 자동판매기에서 동전을 투입하여 바로 뽑아 보는 신세대 방식 |
크게 오미쿠지를 뽑는 방식은 위의 3가지 형식을 쓰고 있는데요. 이번 대학교 행사에서는 2번째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이 방식은 빠르게 확인할 수 있어 회전율이 높을 뿐 아니라, 한국인에게 익숙한 제비뽑기 방식이라 편하기도 합니다. 저는 과연 어떤 오미쿠지를 뽑았을까요~?
운세(運勢) | 대길(大吉) |
우와!! 가장 좋은 '대길'이 뽑혔었네요~!! 그 옆에는 와카가 쓰여 있습니다.
東風吹かば [코치후카바] にほひおこせよ 梅の花 [니오이오코세요 우메노하나] 主なしとて [아루지나시토테] 春な忘れそ [하루나와스레소] |
동풍불면 향기 보내다오 매화꽃이여 주인(남편) 없이도 봄을 잊지 말지어다 |
일본 헤이안 시대에 발간된 <습유와카집(습유화가집, 拾遺和歌集)>과 불교설화집 <호부쓰슈(옥물집, 宝物集)>에서 발견된 위 와카는 헤이안 시대의 귀족, 학자, 한시인 겸 정치가이자 일본 3대 원령 스가와라노 미치자네(菅原 道真, 845~903)가 쓴 <동풍 불면>이란 와카입니다.
스가와라노 미치자네가 대재권수(大宰権帥, 대재사(大宰帥)의 권한대행)로 츠쿠시(筑紫, 현 규슈 북부)로 유배될 때, 매화를 사랑한 미치자네가 교토 저택에 피는 매화꽃과의 이별을 아쉬워하며 읊은 시라고 합니다.
* 운세 강한 운기운이 찾아오겠습니다. 마치 아침해가 떠오르는 듯 합니다. 그만큼 주변 상황에 충분히 귀 기울이고 배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매사에 포용력과 유연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습니다. 목표를 정하고 효율적인 행동 취합시다. |
* 소망 : 그대 원하는 대로 된다 * 분실물 : 금세 손에 들어 온다. * 병환 : 빨리 치유된다. * 학문 : 수험 입학 모두 적당하다. * 구직 : 빠르게 좋은 직업에 취직한다. |
마지막엔 소망, 분실물, 병환, 학문, 구직 등에 대한 세부 운세와 전체적인 운세가 적혀 있었는데요~ 저는 전부 좋아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운으로만 사람이 살아가는 건 아니지만 이런 조금의 희망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니 꽤 좋았던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도 혹여 오미쿠지를 뽑게 되는 날이 온다면 기대하면서 뽑아보시길 바랍니다~ 결과가 잘 나오면 힘차게 더 나가면 되는 것이고, 잘 안 나오면 조심해서 힘차게 더 나가면 되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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