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 소개
1840년, 26살의 미하일 레르몬토프(Михаил Лермонтов)는 '감사'라는 시를 썼습니다.
처음엔 대명사 'ты([띄] : 너)'를 처음엔 대문자를 쓴 Ты로 표현하였는데요. 이는 '신'을 가리키는 표현이었죠. 당연히 이런 표현은 당시에 검열을 우려한 미하일 레르몬토프는 소문자로 쓴 ты로 표현해 '애인에게 보내는 편지처럼 써 검열을 피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눈물의 쓴 맛, 입맞춤의 독'과 같은 표현을 보면서 단순히 애인한테 보내는 시라고 생각한다면, 사랑했던 애인과의 힘들었던 관계와 기억을 반어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이 시를 '신'인 Ты로 해석한다면 흥미로워집니다. 그리고 진짜 제대로 읽어보면
전 모든 것에 대해 '신'께 감사합니다.
(다양한 고통들에 대해서 말이죠.)
이제 부터 '신'께 잠시 더 감사하기 위해 절 그렇게만 둬주세요.
신에게 감사하다곤 말하지만, 진짜 감사한 마음을 표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는 '현실과의 비극적인 불일치'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죠. 화자의 실제 삶과 자신의 진짜 마음 사이가 일치하지 않아 속아진 듯하게 보여 이 시를 벨렌스키는 '마음의 삶과 감정을 속이는 날카로운 풍자'라고 평론하기도 했습니다.
이게 정말 흥미로운 부분인데, 19세기에는 아무리 현실주의자나 반정부혁명가라고 하더라도 기도할 때 신에게 감사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이런 방식은 당시의 다른 시들에서도 고스란히 찾아볼 수 있죠.
무신론이 널리 퍼졌던 20세기에도 니콜라이 구밀료프(Николай Гумилев, 1886~1921) 안나 아흐마토바(Анна Ахматова, 1889~1966), 오시프 만델시탐(Осип Мандельштам, 1891~1938) 등 유명한 시인은 글에서 '기도'를 서슴치 않았으니, 그 이전은 어련했을까요?
그러나 미하일 레르몬토프가 걸어온 길은 외롭고 힘든 길이었다고 느꼈던 것 같습니다.
이 시는 신에게 '감사'라는 단어를 쓰면서도 아이러니하게 자신이 어떻게 힘들게 살아왔는지를 토로하고 있죠.
그러면서 왜 이렇게 되었는지를 자신에게서 찾지 못하고 '속았다'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제 눈을 감고 싶다는 어투로 '신인 당신에게 감사하기 위해 그렇게만 해두라'라고 말하며 시를 끝맺고 있습니다. 짧은 시라 한 번 읽어보시는 것도 재밌을 겁니다.
2. 시 번역
За всё, за всё тебя благодарю я: За тайные мучения страстей, За горечь слез, отраву поцелуя, За месть врагов и клевету друзей; За жар души, растраченный в пустыне, За всё, чем я обманут в жизни был... Устрой лишь так, чтобы тебя отныне Недолго я еще благодарил. |
모든 것에 대해, 모든 것에 대해, 네게 감사합니다 난: 격정들의 비밀스런 고통들에 대해, 눈물의 쓴 맛, 입맞춤의 독에 대해, 적들의 복수와 친구들의 중상에 대해; 황야에서 낭비된 영혼의 열정에 대해, 모든 것에 대해, 내가 인생에서 속았던... 그렇게만 해두게, 네게 이제부터 잠시 난 더 감사하기 위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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