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어원의 외래어 표기법 제1장 표기의 기본 원칙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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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어원의 외래어 표기법 제1장 표기의 기본 원칙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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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외래어 표기법 제1장 표기의 기본 원칙과 러시아어와의 비교

1-1. 제1항 : 외래어는 국어의 현용 24 자모만으로 적는다.

현재 한국어에서 한글로 표기하는 자모의 총 개수는 자음(기본자음+복합자음) 19개, 모음(기본자음+복합자음)+21개로, 총 40개다. 그러나 여기서 두 개 이상의 자음이나 모음이 서로 복합적으로 만나 구성된 복합자음을 뺀다면, 한국어에서는 기본적으로 자음 14개, 모음 10개로 총 24개 자모를 사용한다고도 볼 수 있다. 그 목록은 아래 정리했다.

한글로 표기한 한국어 기본 자음(14개)한글로 표기한 한국어 기본 모음(10개)
ㄱ, ㄴ, ㄷ, ㄹ, ㅁ, ㅂ, ㅅ,ㅇ, ㅈ, ㅊ, ㅋ, ㅌ, ㅍ, ㅎㅏ, ㅑ, ㅓ, ㅕ, ㅗ, ㅛ, ㅜ, ㅠ, ㅡ, ㅣ

그런데 러시아어를 살펴보자. 러시아어는 기본적으로  자음 20개, 모음(기본모음+복합모음) 10개, 반모음 1개, 기호 2개로 총 33개의 문자가 존재하며, 여기서 자모만 뺀다고 해도, 총 31개다.

키릴문자로 표기한 러시아어 기본 자모음키릴문자로 표기한 러시아어 복합모음
자음(20개)반모음(1개)기본모음(5개)복합모음(5개)
б, в, г, д, ж, з, к, л, м, н, п, р, с, т, ф, х, ц, ч, ш, щйа, о, у, ы, эе, ё, и, ю, я

기본 자모만 봤을 때 단순히 숫자상으로도 기본 자음과 기본 모음의 개수가 엇갈리며, 또 한국어에는 표기가 딱히 정해지지 않은 반모음도 존재하기에 이를 어떻게 한글로 표현하는지에 대한 논쟁이 있었는데, 결국 제1항에 따라 '외래어는 국어의 현용 24 자모만 사용'한다고 했기에 그에 따르게 되었다.
 
그럼 이제 러시아어 자모음은 어떻게 표현하는지 현행 외래어 표기법 체계에 맞춰 위치 구분 없이 간단히 정리해봤다. 해당 표는 국립국어원에 있는 표를 조금 수정한 것이다.

бвгджзклмн
ㅂ(브), ㅍㅂ(브), 프ㄱ(그), 크ㄷ(드), ㅅ, 트ㅈ(즈), 시ㅈ(즈), 스ㅋ(크), ㄱㄹ, ㄹㄹㅁ(므)
прстфхцчшщ
ㅍ(프), ㅂㄹ(르)ㅅ(스)ㅌ(트), ㅅㅍ(프), ㅂㅎ(흐)ㅊ(츠)

여기서 ш와 щ의 [시]가 뒤따르는 모음과 결합할 때에는 합쳐서 한 음절로 적는다는 규칙이 있다.

шщ
Шелгунов [구노프]
Шишков [시코프]
борщ [보르]
Ще
рбаков [르바코프]
Щирец [례츠]
ше [셰]
ши [시]
ще [셰]
щи [시]

그 외 두 음절 자음에 대한 규칙도 있다.

тч [tch]тс [ts]
ㅊ(츠)


이번엔 반모음과 모음을 살펴보자.
반모음 й는 어떤 곳이든 ''로 표기하는데, 외래어 표기법에선 이를 반자음으로 여겨 자음에 넣어두었다는 특징이 있다.

аеэиоуыяёю
에, 예

나머지 모음은 러시아어 학습자라면 아는 표기일텐데 그렇지 않은 유독 눈에 뛰는 2개의 모음이 있다.
바로 э[에]와 ы[의]인데, Эртель[에르찔]을 '예르텔'이라고 표시한 것처럼 특이하게도 э[에]를 [예]처럼 적는 경우를 규있고, ы[의]는 복합 모음으로 표시 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이]로 표기했다는 특징이 있다. 이 특징을 꼭 기억하면 좋겠다.
 

1-2. 제2항 : 외래어의 1 음운은 원칙적으로 1 기호로 적는다.

Толстой[떨스또이]라는 이름을 표기하면 보통은 '톨스토이'라고 표기하는데, 사람에 따라 '똘스토이', '똘스또이', '톨스또이', '탈스토이', '탈스또이', '딸스토이', '딸스또이', '떨스토이', '떨스또이', '털스토이', '털스또이' 등등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다... 그래서 같은 대상을 말하더라도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혼란을 막기 위해 제2항 '외래어의 1음운은 원칙적으로 1기호로 적는다'라는 규정이 생겨났다.
 
Толстой는 큰 범위에서 /t/, /ɐ/, /ɫˈ/, /s/, /t/, /o/, /ɪ̯/의 7개 음운을 가지고 있다. 이제 이 각 음운을 1개의 한글 기호로 표시하겠다는 말이다.

[참고]
질문)
т면 무조건 'ㅌ'로 적어야되는데, 왜 어떤 곳에선 'ㅅ'이나 '트'로 써?

대답) 한국어에서도 그렇듯 하나의 자음이 모음 앞이나 자음 앞, 어말에 올 때 각각 다른 소리를 가지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3가지 경우에 맞는 한글 기호를 각각 정해서 표현한다.

자음 т는 모음 앞에서 'ㅌ'로 적고, 모 о는 '오'로 적는다. 자음 л은 자음 앞에서 'ㄹ'로 적으며, 자음 с는 자음 앞에서 '스'로 적는다. 그리고  반모음 й는 '이'로 적는다. 이렇게 특정 위치에 어떤 한글 기호로 적겠다고 정했는데, 그에 따라 Толстой는 한국어로 '톨스토이'라고 적는다.
 

1-3. 제3항 : 받침에는 ‘ㄱ, ㄴ, ㄹ, ㅁ, ㅂ, ㅅ, ㅇ’만을 쓴다.

Хаба́ровск[허바렆ㅅㅋ]에서 ров 부분은 받침이 실제로 [f]다. 그에 따라 '하바롶스크'라고 적어야 할 것 같지만, 실제론 '하바롭스크'라고 쓴다! 이는 받침에는 'ㄱ,ㄴ,ㄹ,ㅁ,ㅂ,ㅅ,ㅇ'만 쓸 수 있다는 규정 때문이다.
 
한글 맞춤법 상 받침소리는 'ㄱ,ㄴ,ㄷ,ㄹ,ㅁ,ㅂ,ㅇ' 7 자음으로 발음할 수 있게 규정했고, 그 이전에 훈민정음에선 'ㄱ,ㄴ,ㄷ,ㄹ,ㅁ,ㅂ,ㅅ,ㅇ' 8자음을 발음할 수 있게 했다. 여기서 ㅅ은 ㄷ으로 실현되면서 1개가 줄었다. 그런데 외래어 표기법에선 ㅅ을 받침으로 쓸 수 있게 했는데, 이는 받침 발음 중 [t]를 표현하기 위한 것이어서 새로 등장한 것으로 보인다.

г, кнлмб, в, п, фд, т 

그 외 자음들은 항상 모음 ㅡ나 ㅣ와 같이 적는다.

키릴 문자로 표시한 러시아어를 중 받침일 때 한글 모음 ㅡ나 ㅣ가 더해져 전자된 경우 
зжрсхцчшщ
즈, 스지, 시

 

1-4. 제4항 : 파열음 표기에는 된소리를 쓰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기본적으로 유성-무성 대립이 있는 파열음에서 일어나는 된소리를 거센소리로 적자고 한 것이다.

유성자음(10개)
무성자음(10개)
키릴 문자한글 외래어 표기법 적용키릴 문자한글 외래어 표기법 적용
Б бㅂ(b)П пㅍ(p)
В вㅂ(v)Ф фㅍ(f)
З зㅈ(z)С сㅅ(s)
Д дТ т
Ж ж (항상 경자음)ㅈ(zh)Ш ш (항상 경자음)ㅅ(sh)
Г гК к
  Х х
  Ч ч (항상 연자음)ㅊ(ch)
  Щ щ (항상 연자음)ㅅ(shch)
  Ц ц (항상 경자음)ㅊ(ts)
Л лㄹ(l)  
М м  
Н н  
Р рㄹ(r)  

실제 러시아어 п는 [ㅃ], с는 [ㅆ], т는 [ㄸ], к는 [ㄲ], ц는 [ㅉ]로 소리나는 경우가 많은데, 외래어 표기법 상 이들 발음 모두 된소리 ㅍ, ㅌ, ㅋ, ㅊ로 적는 것이다. 
 

1-5. 제5항 : 이미 굳어진 외래어는 관용을 존중하되, 그 범위와 용례는 따로 정한다.

예를 들어 град[그라트]는 '그라트'라고 적어야 하지만, 관용적으로 '그라드'라고 적어왔기에 그렇게 쓴다.
Росси́я[라씨야] 또한 '롯시야'라고 적어야 하지만, 관용적으로 '러시아'라고 적어왔기에 그렇게 쓴다.
 
이렇게 몇가지 관용에 따라 오래전부터 쓰여왔던 표기는 그 규정에 구애받지 않고 그 관용대로 쓰도록 인정해준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외래어표기법 제1장 표기의 원칙을 러시아어 키릴문자를 기준으로 정리해봤다.
이 규칙은 비단 러시아어뿐 아니라, 에스파냐어, 이탈리아어, 일본어, 중국어, 헝가리어, 스웨덴어, 말레이인도네시아어 등 다양한 언어에도 적용이 된다. 외래어를 어떻게 표기하는지에 대한 감을 조금 잡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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