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rles!농사 지으러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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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les!농사 지으러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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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이름(정확히는 인명)에 관한 주제를 들고 왔다.

찰스, 샤를, 카를로스. 언뜻 듣기엔 비슷한 이름이지만 사실 이 들은 같은 단어를 사용하면서 발음이 다르거나, 변용한 것이다.

그럼 민지 미자 민주도? 제발 잡소리 그만..

위키백과에 따르면 Charles는 덴마크, 영국, 핀란드, 프랑스, 그린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웨일스에서 주로 남자에게 사용하는 이름(Given name)이다. 이렇게 여러 나라에서 사용되는 만큼 그에 따른 변형 형태 또한 많다.

이 단어는 고고(古高) 게르만어 Karl[카를], karal[카랄]에서 파생되었으며, 그 이전엔 게르만조어(PGmc)에서 '자유인(free man)'라는 뜻을 가진 *karlaz[*카르라즈]나 '자유인, 노인'을 뜻하는 *karilaz[*카릴라즈]에서 나왔다.

charles의 어원표

 

추가로 *karlaz[*카르라즈]*karilaz[*카릴라즈]라는 고대 그리스어로 '노인'을 뜻하는 γέρων[게론->제론], 산스크리트어로 '오래된, 약한'을 뜻하는 형용사 जरत्[자라트], 고전 아르메니아어로 '오래된, 늙은'이라는 뜻을 가진 ծերուն[세룬]이나 '오래된, 늙은'이라는 형용사와 '노인'이라는 명사로 해석되는 ծեր[세르], 오세트어로 '고대의'를 뜻하는 зӕронд[제론드], 영어에서 '노령-'이라는 뜻을 가진 접두사 geronto-[제론토-]. 토하라어로 '늙다'라는 뜻의 kwär-[크와르-] 등으로도 파생된다.

자유인? 노인? 한번에 연결되는 개념은 아니다. 당시는 봉건시대 이전! 그렇지만 그때 또한 귀족층은 있었고, 노역층도 당연히 있었다. 참고로 유럽의 봉건제는 땅주인(영주)과 그 땅에서 계속 농사지어야하는 사람들(농노)간의 관계와 대영주와 하위 영주들간의 관계가 서로 뒤엉켜 만들어진 독특한 지방 행정 제도이자 유럽의 중세 시대에서의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체제였다.

그런데? 농노들은 현대의 시각에서 자유가 없다! 그럼 무엇에 대한 자유인가?

사실 Charles는 근본적으론 게르만어에서 파생된 중영어(Middle English) Churl[처를], 고영어(Old English) ceorl[세오를, 체오를], churl[처를 : 남자, 남편]에서 나왔다. 나중엔 이 단어가 비노예적 소작인(a non-servile peasant)의 뜻을 가지게 되었으며, 결국 왕족과 귀족의 반대 지위를 가진 평(a common person, a commoner)을 부르는 용어로 정착했다.

이 단어는 중국어로 下自由民, 이는 하자유민으로 번역된다. churl(하자유민)의 중국어 위키백과 설명은 아래와 같다.

하자유민(下自由民)은 앵글로-색슨 잉글랜드(盎格魯-薩克遜英格蘭)의 보통자유민(普通自由民)을 말한다. 통상 1~5 하이드(海德, hide)의 토지를 보유한다. 10세기까지 부유한 하자유민은 대향신(大鄉紳, 향신 : 퇴직한 관리로서 농촌에서 학문과 덕망이 높은 자들)이 될 수 있었다. 허나, 노르만(諾曼)정복 후에는, 많은 하자유민이 인신자유(人身自由, 공민자유, 시민자유)를 잃었다。

하자유민은 자유민이다. 당연한 말이다. 여기서 말하는 자유민에 대한 중국어 위키백과의 설명은 이렇다.

자유민(自由民, freedman, freedwoman)은 스스로 인신자유(人身自由, 시민자유)를 가지며, 타인에 의해 자신이 소유받지 않는 사람들을 말한다. 노예사회(奴隶社会: 노예제가 있는 사회)에서, 노예 이외의 사람들은 자유민에 속하며, 공민권(公民权 : 시민의 권리)과 재산권(财产权)을 누리고 산다. 역사상, 광범위한 폐노주의운동(奴主义运动 : 노비제 폐지 운동)이나 노비의 주인의 자발적 포기로 인해 노예들이 해방되며 자유인이 되는 것이다. (추가로 자유민은) 도망노예(逃亡奴隶, Fugitive slaves)와는 다른 개념이다.

요약하면 노예생활에서 벗어나 시민권과 재산권과 시민자유를 가진 자들이 자유민인 것이다. 다만 정치에 개입할 수 없다는 점이 오늘날의 민주시민이 생각하는 자유인과 다른 것이다.

 

한편, 영영 사전이나 위키백과에서는 15세기에는 a low fellow(낮은 놈), a country person(촌놈)으로, 19세기에는 '비시민적이고 무례한', 'churlish(촌뜨기의, 무례한)'으로, 현재는 churl은 무례한 사람라는 경멸적인 의미로 사용했고, 오래전엔 ceorl과 동일한 단어로 사용한 전례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메리엄-웹스터(Merriam-Webster)에서는 ceorl을 이렇게 정의한다.

ceorl : a freeman of the lowest rank in Anglo-Saxon England

ceorl : 앵글로-색슨 잉글랜드에서 가장 낮은 등급의 자유인

그리고 churl과 관련하여 영국의 한 철학자 헥토르 무느로 채드윅(Hector Munro Chadwick, 1870~1947)은 계층 구분을 위해 이런 단어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we find that the distinction between thegn and ceorl is from the time of Aethelstan the broad line of demarcation between the classes of society.

우리는 thegn(종사-왕족, 귀족의 칭호)과 ceorl(하자유민)의 구별(구분)이 애설스탠(Aethelstan) 시대(재위 : 924~927)부터 사회의 계층들 사이의 넓은 경계선이라는 것을 발견한다.

따라서

charles의 바로 직전 어원인 churl은 본질적으로 자유인을 뜻하는 게르만조어에서 나왔고, 중세에서 이 자유인들은 정치참여를 제외한 행위를 하던 일반 백성(농민 포함)이었다. 그러나 그 단어는 귀족층 그리고 왕족과 일반 백성과의 구별을 뜻하는 단어로 변하게 되었고, 나중에는 촌뜨기, 무례한 놈 같은 경멸적인 어휘가 되었다.

그러니까 Charles라는 이름은 일반적인 흔한 백성들의 이름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그래서 찰스를 철수라고 해석하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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