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기스스탄 추이주 케민군의 보옴 협곡(Боомское ущелье)의 북쪽에 1916년 사건 희생자 기념비(Памятник жертвам событий 1916 года)가 세워져 있습니다.
1916년경, 러시아제국 투르케스탄 총독부와 스텝 총독부에는 러시아 농노 해방 이후(1861년)인 19세기 후반부터 시작된 러시아 정착민들의 이주로 인해, 사회적, 토지, 민족 간 갈등이 크게 누적되어 있었죠.
거기에 더해 제1차세계대전(1914-1918)로 인해 1914년부터 1916년까지 중앙아시아 현지인들과 그들의 가축을 대량으로 강제 징집하는 일이 벌여졌고, 이들은 러시아의 서부전선(독일의 동부전선)으로 강제 파병되어야 했습니다.
이에 후잔트((현) 타지키스탄 후잔트)에서의 시위를 시작으로, 현재의 우즈베키스탄의 사마르칸트와 시르다리야, 페르가나를 거쳐 키르기스스탄과 카자흐스탄 지역에까지 퍼집니다. 결국 이 반란은 진압되었는데, 이때 많은 키르기스인들은 중화민국으로 피난 갔다가 돌아오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1916년 사건은 단순한 반란이 아닌, 제국주의적 억압에 맞서 싸운 중앙아시아 민중의 생존과 저항의 역사였습니다. 키르기스스탄 보옴 협곡에 세워진 이 기념비는 이들의 희생과 투쟁을 기억하며, 오늘날까지도 국가 정체성과 공동체 의식을 되새기게 하는 상징이 되고 있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기억하는 것은 단지 과거를 추모하는 것을 넘어, 오늘날 우리가 어떤 가치를 지향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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