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기스스탄] 80년 역사와 세종학당을 품은 비슈케크 이셰날리 아라바예프 키르기스스탄국립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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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기스스탄] 80년 역사와 세종학당을 품은 비슈케크 이셰날리 아라바예프 키르기스스탄국립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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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셰날리 아라바예프 키르기스스탄국립대학교의 메인 캠퍼스 정문과 두 캠퍼스 위치 지도 (지도 출처 : 2gis)

1945년에 세워져 벌써 80년의 역사를 겪어온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의 이셰날리 아라바예프 키르기스국립대학교(Кыргызский государственный университет имени Ишеналы Арабаева)입니다. 80년이라는 시간 동안 키르기스 교육의 발전과 궤적을 함께한 이 명문 대학에 대해 지금부터 소개합니다.

1945-1950 키르기스여성교육학전문학교
(Киргизское женское педагогическое училище)
1950-1952 키르기스여성선생연구소
(Киргизский женский учительский институт)
1952-1992 В. В. 마야콥스키 키르기스여성교육학연구소
(Киргизский женский педагогический институт им. В. В. Маяковского)
1992 В. В. 마야콥스키 키르기스국립교육학연구소
(Кыргызский государственный педагогический институт имени В. В. Маяковского)
1992-1994 이셰날리 아라바예프 키르기스국립교육학연구소
(Кыргызский государственный педагогический институт имени Ишеналы Арабаева)
1994-2005 이셰날리 아라바예프 키르기스국립교육학대학교
(Кыргызский государственный педагогический университет имени Ишеналы Арабаева)
2005- 이셰날리 아라바예프 키르기스국립대학교
Кыргызский государственный университет им. Ишеналы Арабаева)

이 대학교의 역사는 흥미로운 이름 변화 과정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키르기스여성교육학전문학교'(1945-1950)로 출발하여, 1952년에는 소비에트 시대 러시아 문학가의 이름을 딴 'В. В. 마야콥스키 키르기스여성교육학연구소'가 되었습니다. 이후 1992년 독립과 함께 키르기스스탄 민족 교육자 이셰날리 아라바예프의 이름을 기리며 현재의 교명으로 자리 잡기까지, 무려 일곱 차례의 변화는 키르기스스탄 근현대사의 흐름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단과대학 국가언어문화대학, Ш. 카디로바 세계언어국제관계대학, 경제경영대학, 일본학대학, 국제교육프로그램대학, 자연과학관광대학, 교육심리학대학, 신정보기술대학, 역사사회법률교육대학, 체육스포츠대학, М.Р. 라히모바 추가전문교육대학, 종교대학
학부 의학부, 예술디자인학부, 물리수학부, 키르기스중국학부, 러시아문헌학부
전문대학 인문교육학전문대학

이 대학은 단순히 이름만 긴 것이 아니라, 학문적 깊이와 넓이를 동시에 갖추고 있습니다. 국가언어문화대학, 세계언어국제관계대학, 경제경영대학 등 12개의 전문적인 단과대학(институт)과 의학부, 예술디자인학부 등 5개의 핵심 학부(факультет), 그리고 1개의 전문대학(колледж)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자연과학부터 역사, 법률, 체육, 심지어 종교대학까지 포괄하는 광범위한 교육 스펙트럼이 인상적입니다.

정문을 들어서면 왼쪽에 식당 자시틱(Жаштык ашканасы)이 있고, 오른쪽에 5번 건물이 있습니다.

이 5번 건물에는 2013년에 개원해서 벌써 12년 이상 동안 많은 한국 문화를 소개하고 가르치는 세종학당이 있습니다. 시간이 지난 2024년부터는 '2024년 신규 세종학당 공모사업'에 선정된 경운대학교가 우즈베키스탄, 아제르바이잔, 베트남과 함께 키르기스스탄의 이 이셰날리아라바예프키르기스스탄국립대학교 세종학당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5번 건물은 세종학당 외에도 여러 핵심 기능을 담당하는데요. 이 건물의 가운데 입구는 Ш. 카디로바 세계언어국제관계대학으로 이어져 국제 교류의 창구가 됩니다.

또한, 남쪽 끝에는 청년 창업의 요람인 스타트업센터가 들어서 있으며, 경제경영대학도 이 건물에 함께 있어 학문과 실용이 어우러지는 공간입니다.

대학 입구 왼편에 있는 식당 바로 남쪽에 있는 건물입니다. 학술도서관으로 이어지는 입구가 보입니다.

가장 인상적인 지점은 바로 이 5번 건물과 학술도서관 사이의 계단 위에 대학교 상징 로고가 세워져 있다는 것입니다. 상징 로고 아래의 책에는 대학 이름이 키르기스어와 러시아어로 쓰여 있습니다.

그 뒤로는 대학이 기념하는 이셰날리 아라바예프(Ишеналы Арабаев, 1882?-1933)의 기념상이 세워져 있습니다.

그는 처음으로 키르기스 어린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쉬운 말로 교육서적, 교과서 출판물을 편찬했을 뿐 아니라, 최초의 키르기스어 신문의 편집자이자 서사시 <마나스> 수집했던 민족교육과 민족문화연구에 몸 바친 위인이죠.

대학 로고와 아라바예프 기념상을 등지고 왼편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1번 건물을 만날 수 있습니다.

작은 화단을 따라 걸어가면 저 멀리 2번 건물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2번 건물 남쪽에는 또 다른 중요한 시설인 4번 건물이 위치해 있어, 이 번호 건물을 따라 캠퍼스의 핵심 시설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3번 건물은 이곳에 없다고 합니다. 옥탸블구(시월구)의 10번 미크로라이온 구역에  대학 건물이 하나 있으며, 인문교육학전문대학은 옥탸블구의 8번 라이온 구역에 있는데, 이 둘 중 하나가 3번 건물인듯합니다.

1번 건물 뒤편, 동쪽 출입구 쪽으로 향하니 흥미로운 장면이 눈에 띄었습니다. 키르기스스탄, 미국, 그리고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태극기를 포함한 여러 나라의 국기가 나란히 게양되어 있었습니다! 이는 이셰날리 아라바예프 키르기스국립대학교가 얼마나 활발하게 국제 교류를 펼치고 있으며, 한국과의 관계가 돈독한지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듯했습니다.

국기가 걸린 곳을 지나면 캠퍼스의 동쪽 출입구가 나옵니다. 이 문은 비슈케크의 주요 거리 중 하나인 불바르 에르킨딕으로 곧장 이어집니다. 캠퍼스가 도시의 중심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 학생들이 학문과 일상생활을 조화롭게 누릴 수 있는 환경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셰날리 아라바예프 키르기스국립대학교의 로고 (출처 : https://arabaevksu.edu.kg/ru)

직접 걸으며 느낀 이셰날리 아라바예프 키르기스국립대학교는 80년 역사의 무게감과 함께 한국의 세종학당을 통한 역동적인 미래를 동시에 품고 있었습니다. 경운대학교와의 새로운 협력, 5번 건물에서 느껴지는 한국 문화의 열기, 그리고 캠퍼스에 휘날리는 태극기는 중앙아시아 교육 현장 속에서 한국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임을 시사해 주는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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