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버린 권력의 흔적, 알마티 (구)카자흐스탄대통령 관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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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버린 권력의 흔적, 알마티 (구)카자흐스탄대통령 관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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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출처 : 2gis

카자흐스탄 알마티 보스탄득구(Бостандыкский район)의 간디길(Улица Ганди)에 (구)카자흐스탄 대통령 관저(Резиденция президента Казахстана)가 있습니다.

처음엔 레닌박물관으로 쓰였다가 1993년에 어떤 목적으로 준공되었죠. 그러나 대통령 관저로 건물의 용도가 바뀌어 1995년에 완공됩니다. 다만 1997년 수도가 알마티(1921-)에서 아스타나로 옮겨지며 사실상 건물은 제 역할을 하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대통령 관저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다른 국가 원수들이 알마티를 방문할 때 이곳에서 머물고 행사를 연다고 합니다.

2022년 카자흐스탄 시위 당시 불타버린 (구)대통령관저 (출처 : tengrinews.kz/)


2022년 1월 초, 가스비 인상과 경제적 불평등을 빌미로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의 부패 정권에 맞서 2022년 카자흐스탄 시위가 일어납니다. 이 영향으로 뒤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던 초대대통령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는 완전히 정계에서 자진 사퇴하고, 토카예프의 권력이 강화되었으며, 제도상 민주화를 표명한 개헌을 통한 카자흐스탄 제2공화국이 출범합니다.

불타버리고 남은 부지는 공원으로 조성되었고, 남은 일부분만 이렇게 남아 있습니다.

이 (구)대통령관저 뒷편으로는 눌리타우(Нурлы-Тау)와 오리온(Orion)이라는 건물이 들어서 있습니다. 이 지역에서 꽤 비싼 아파트로 통하죠. 이 부촌에 (구)대통령관저가 있다는 것은 꽤 흥미롭습니다.

이처럼 간디길 한복판에 위치한 (구)카자흐스탄 대통령 관저는 한때 국가 권력의 상징이자 중심지였지만, 이제는 시대의 격변을 고스란히 품은 역사적 장소이자 근근히 이용되는 정치적 건물이 되었습니다. 주변의 고급 주거단지인 눌리타우(Nurly-Tau)와 오리온(Orion)의 현대적 분위기와 대비되며, 과거 권위의 흔적과 오늘날의 시민 공간으로서의 역할이 공존하는 알마티의 독특한 풍경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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