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인들이 흑해를 팠다는 드립
우크라이나인들이 흑해를 팠다(украинцы выкопали черное море)라는 드립이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인들의 조상들은 먼 여정 끝에 광활한 수역이 있다는 이야기를 꺼냈고, 그래서 그들이 바다를 만들자고 합의했으며, 그렇게 우크르인들이 바다를 파냈다. 그 바다가 바로 흑해이다. 특히 바다 아래에 존재하는 많은 황화수소는 이곳에서 우크르인들이 빨래를 했다는 증거'라는 썰이 실제 출판사 사이트에서조차 확인할 수 없는 의문스러운 <요람에서 오늘날까지 우크르인의 역사(История укров от колыбели до наших дней, 2006)>에서 인용되었다고 전하면서 기사화됩니다.
그러다 2014년부터 이 인용문은 러시아어권 SNS 상에서 엄청난 유명세를 얻게 되어 살이 붙습니다. 어떤 사람은 이 내용이 우크라이나 교과서에도 실려있다고 했고, 또 누군가는 저자는 아카데미 회원(학자)이라고 하는 등 그럴싸한 근거를 맹목적으로 가져다 붙이는 식으로 말이죠.
그럼 실제로 학자들은 흑해의 형성을 어떻게 볼까요?
원래부터 염수호라거나 담수호라는 이론.
카스피해와 연결되었다가 분리되었다는 이론.
지중해와 연결되었다가 분리되었다는 이론 등등,
이렇게 현대 흑해의 형성에 관해서는 다양한 이론들이 있습니다.
그 중 한 이론이 '대재앙 이론'인데, 이 이론에 따르면, 이 분지에 지구 대양의 평균보다 100-150m 낮았던 담수호가 있었고, 많은 생물과 거주민들이 살았다고 합니다. 그러다 약 5500-7700년 전 대지진이 일어나 마르마라해 북쪽에 보스포루스 해협이 생겨났고, 그 사이로 지중해의 소금물이 호수로 들어가게 되어 염수호가 되었던 대재앙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이에 더해 어떤 학자는 이 호수 주변에 살던 생명체들 속 황이 들어간 단백질이 부패하면서 호수 바닥에 많은 황화수소가 발견되는 것이라는 이야기도 합니다.
그리고 과학적으로 캅카스 산맥은 지금도 솟아오르고 있으며, 그와 반대로 흑해는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흑해의 수심 100m 안팎에서 담수 달팽이의 껍질, 물에 잠긴 하천의 계곡 흔적, 목재 도구와 같은 인간 건축물들이 발견되는 것을 통해, 당시에 흑해가 지금보다 얕았으며, 이전엔 이곳에 육지가 더 넓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이것이 고대 우크르인들이 흑해를 파냈다는 것과 직접적으로 연결될 순 없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