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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민 매실주(우메슈), 쵸야우메슈(초야우메슈)

호기심꾸러기 2023. 7. 21.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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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친구를 따라간 술집에서 쵸야우메슈라는 술을 알게 되었고, 어떤 기업이 만든 술일지 궁금해 직접 조사해봤습니다.

1. 쵸야우메슈(주)과 걸어온 길

일본 오사카부 하비키노시(羽曳野市) 코마가타니(駒ヶ谷)에 위치한 쵸야우메슈(주)의 본사 (출처 : choya)

쵸야 우메슈 주식회사(チョーヤ梅酒株式会社)일본을 대표하는 리큐어(liqueur, 향주) 기업 중 하나로, 특히 우메슈(梅酒, 매실주)가 유명하죠. 2020년 조사 기준으로도 우메슈(梅酒)만으로 일본 내 30%의 점유율을 가질 정도니 말 다했다~ 창업 초기엔 와인을 팔았지만, 브랜디 제조를 거쳐 현재는 매실주(우메슈) 제조를 주로 하고 있는데, 이 정도의 실적이 나오는 것을 보면 많이 유명해지고 그만큼 자신감도 붙은 듯합니다.

 

쵸야우메슈(주)와 거래하는 농가만 약 5000 채인데, 그중 80%는 매실로 유명한 와카야마현(和歌山県) 내 농가이며, 생산품의 약 30%는 독일, 중국, 미국, 폴란드, 싱가포르 등 약 70개국 이상과의 판로로 수출될 정도로 국제적으로도 우메슈로서 큰 인기를 누리는 기업입니다.

쵸야우메슈(주)의 대표 브랜드 쵸야우메슈(agri.mynavi.jp/)

한편, 일본에서 처음으로 <주세법> 인가를 받은 매실주를 판매한 것도 쵸야우메슈(주)입니다. 시그니처 제품인 쵸야 매실주(チョーヤ梅酒)는 일본 국내산 매실을 100% 사용하고 첨가물은 일절 사용하지 않는 순수한 향주죠. 그 밖에 카린주(모과주, かりん酒), 조선인삼주(朝鮮人参酒) 등도 제조하고 있습니다.

쵸야우메슈(주)의 창업자 콘도 스미타로 (출처 : choya)

1914년, 일본 제국 오사카부 미나미카와우치군(南河内郡) 코마가타니무라(駒ヶ谷村)(현재의 하비키노시 코마가타니)에서 콘도 스미타로(金銅住太郎)가 포도 과실 재배를 하는 농가를 세웁니다. 그리고 그는 재배한 포도를 사용한 와인(1924년부터 판매)이나 브랜디(1949년부터 판매), 과실주에 당류나 브랜디 등을 혼합한 술인 감미과실주(甘味果実酒, 1951년부터 판매), 리큐어 기법으로 만든 우메슈(매실주)(1959년부터 판매)를 제조하며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농가에서 시작된 업체이기 때문에 농산물을 소중히 여길 뿐만 아니라, 농가와 함께 성장하는 산농일체(産農一体)의 정신을 가져 '질 좋고 맛 좋은 상품을 만드는 것을 기본으로 해야 고객님들도 좋아할 수 있다'라고창업자 콘도 스미타로의 마음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죠.

1959년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쵸야의 본격 우메슈(本格梅酒) (출처 : choya)

그렇게 승승장구하던 이 포도 농장에서 시작한 양조 회사의 콘도 스미타로는 직접 유럽으로 시찰가 다양한 와인과 브랜디를 맛보았는데요. 그때 이후 일본이 세계와 교역을 다시 하게 되어 수출입이 자유화되면 해외의 질 좋은 와인과 브랜디가 일본 시장을 점령해 버릴 것이라고 생각했답니다! 그래서 주류업에서 일본 특유의 문화와 전통을 조성하여 먼 미래에는 이 문화와 전통을 도리어 세계에 전하고 싶다는 꿈을 품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1959년 쵸야 본격 우메슈(蝶矢 本格梅酒)라는 일본 매실주를 출시합니다. 이 매실주(우메슈)는 1968년부터 해외로 수출되기 시작합니다.

생포도주 포장. 쵸야(蝶矢)라는 이름이 보인다. (출처 : choya)

이때부터 쵸야(蝶矢)라는 이름이 등장했는데요! 이는 본사가 세워진 코마가타니무라에 기후쵸(岐阜蝶, 기후나비)라는 나비가 많이 살았던 것과 인근에 석기시대 화살촉(矢じり)이 많이 출토된 것에서 유래했답니다! 지역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이야기였네요.

1960년대 당시의 쵸야의 영업차(좌측)과 당시 사옥 (출처 : choya)

1962년, 이 기업은 '쵸야양주양조(주) (蝶矢洋酒醸造(株))'라는 이름으로 법인 등록에 성공하면서 새롭게 나아갈 준비를 합니다. 다만 당시 일본에는 '매실주(우메슈)는 집에서 직접 만드는 것'이란 인식이 널리 퍼져 있었는데요. 그래서 술을 파는 곳에 영업을 뛰며 달렸으나, '매실주 그거 집에서 만드는데 굳이 사람들이 사겠습니까?' 하며 가는 곳마다 거절당하고 말았죠. 그렇게 발로 뛰었으나 1965년쯤에까지도 점포 몇 군데에서만 놓아져 있을 뿐이었습니다. 그 이후 10년쯤 지났을까요? 그때도 크게 쵸야의 매실주는 잘 팔리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쵸야양주양조(주)는 '매실주의 시대가 올 것'이라는 신념을 잃지 않고 열심히 발품을 팔며 뛰고 달립니다.

1970~80년대쯤 발새한 쵸야의 여러 상품들과 당시 판촉용 팸플릿 (출처 : choya)

일본은 60년대 말부터 70년대 초쯤 본격적으로 도시지역으로 인구가 집중되었으며, 핵가족화가 한층 진행되어 일본인들의 삶 스타일 자체가 바뀌게 됩니다. 그렇게 매실주를 둘러싼 환경도 자연스럽게 바뀌었죠. 이젠 '집에서 담근 매실주'보다 '파는 매실주'에 대한 수요가 늘기 시작합니다. 1966년에 나고야영업소 개설을 시작으로 1971년 도쿄지점 개설, 1989년 독일사무소 개설과 같이 일본 주요 도시와 해외로의 진출도 성공적이었죠.

렇게 1970년대와 1980년대쯤부터 쵸야는 착실히 매출을 늘려갑니다. 60년대 점포 몇 곳에 자신의 제품을 입점시키던 힘든 시절을 지나 도시와 세계로 쵸야의 매실주가 뻗어나가기 시작한 것입니다.

쵸야의 수출용 팸플릿과 쵸야 우메슈 (유)(CHOYA UMESHU GmbH(Ge rmany)) (출처 : choya)

특히 1968년부터 시작된 유럽으로의 매실주 수출은 1985년경 본격화했지만, 당연히 서양 사람들이 먹어보지도 못한 '매실'로 담근 술이 바로 유행할 리가 만무했습니다. 그래서 1960년대에 했던 것처럼 무료 시음 행사나 매실을 알리는 행사들을 개최하며 조금씩 일본식 리큐어로서 인지도를 넓혀갔고, 1990년에 들어서야 독일에서 본격적으로 '쵸야 우메슈 (유)(CHOYA UMESHU GmbH(Germany))'라는 이름으로 설립됩니다. 그렇게 유럽에서의 입지를 다짐과 동시에 유럽 매실주 시장을 열게 됩니다.

1996년부터 판매된 사라리토시타 우메슈(좌측 2개)와 취하지않는 우메슈(酔わないウメッシュ, 우측) (출처 : choya)

연도 1991 1994 1997
매실주(우메슈) 생산량 6000KL 10000KL 20000KL
자료 출처 : 쵸야

한편 일본 내에서도 1990년대부터 젊은 세대들을 중심으로 매실주가 유행하기 시작했는데요. 그래서인지 버블 붕괴가 진행된 1990년대에도 꾸준히 생산량이 증가했습니다. 물론 외국 수출도 한몫했긴 했지만, 일본 내 입지에서조차 쵸야의 매실주가 커진 것이죠. 그렇게 회사는 2000년 사명을 가타카나로 바꾸고 이름도 조금 변경한 '쵸야우메슈주식회사(チョーヤ梅酒株式会社)'로 변경하며, 내실을 다지고 세계화의 수순을 밟습니다. 이때쯤 이미 중국 상하이(1997~)에도, 미국(1998~)에도 법인이 설립되어 있었습니다.

 

한편, 매실주 시장을 포함한 주류 시장 전반에 걸쳐 산미료(酸味料)나 첨가물을 넣기 시작했는데, 그러자 실제 매실을 넣는 비율도 떨어지고, 농업과의 연계도 점차 줄어들게 됩니다. 이때 쵸야우메슈(주)는 처음 설립자의 이야기를 다시 되새기는데요!

농산물을 소중히 여기고 농가와 함께 성장하는 산농일체(産農一体)의 정신을 가져
'질 좋고 맛 좋은 상품을 만드는 것을 기본으로 해야 고객님들도 좋아할 수 있다

그렇게 2015년부터 쵸야우메슈(주)는 농가와 협약하고 고객의 선택기준을 명확히 하기 위해 본격우메슈(本格梅酒)라는 카테고리를 제정합니다.

쵸야우메슈의 본격우메슈 (출처 : choya)

그리고 이듬해 2016년, 지금까지 매실주(우메슈)를 집중적으로 만들어온 쵸야우메슈(주)의 모든 것을 집대성한 '본격우메슈 The CHOYA(本格梅酒 The CHOYA)'가 세상에 나오게 됩니다.

 

2. 쵸야우메슈(주)의 본격우메슈 The CHOYA

<'본격우메슈' 표시에 관한 업계자주기준 제정에 대하여> 中 (출처 : 와카야마현 농림수산부 농업생산국 과수원예과)

2015년 1월 23일에 일본양주주조조합(日本洋酒酒造組合)에 의해 <매실주(우메슈) 특정 사항의 표시에 관한 자주 기준>이 제정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매실, 당류 및 주류만을 원료로 하고 산미료, 착색료, 향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은 매실주를 '본격 우메슈(本格梅酒)'로 표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본격우메슈 (보통)우메슈
포함 매실, 당류, 알코올 매실, 당류, 알코올,
산미료, 착색료, 향료
미포함 산미료, 착색료, 향료 -

단순히 산미료, 착색료, 향료를 넣지 않은 것은 본격우메슈 그렇지 않은 건 보통의 우메슈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만, 영양학적으로도 둘의 차이는 꽤 큽니다.  

<'본격우메슈'의 기능성성분량 분석결과에 대하여> 中 (출처 : 와카야마현 농림수산부 농업생산국 과수원예과)

와카야마현의 공업기술센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본격우메슈는 보통 우메슈보다 폴리페놀량과 칼륨량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비율을 보면 칼륨량은 최대 약 4배, 폴리페놀은 최대 약 3배 정도 차이가 납니다.

쵸야우메슈의 본격우메슈 (출처 : choya)

쵸야우메슈(주)는 자사에서 판매하는 매실주(우메슈)의 90%는 전통적인 방법으로 제조한 본격우메슈입니다. 쵸야 상품의 상표를 읽어보면 '본격 우메슈(本格梅酒)'라고 적힌 것이 있다면, 매실 순도 100%로 만든 매실주라고 생각하시면 되니, 구매 시에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그럼 쵸야우메슈(주)에서 판매하는 우메슈들 몇 개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우메호노리 1000ml 종이팩(うめほのり 1,000ml 紙パック) (출처 : choya)

종이팩 기준 571엔(약 5710원)에 파는 우메호노리 1000ml 종이팩(うめほのり 1,000ml 紙パック)은 엄선한 일본산 매실을 100% 사용한 종이팩에 담겨 판매되는 본격 우메슈 중 하나로, 낮은 알코올 함량(알코올 5%)으로 은은한 취기가 일품이며, 칼로리를 55%나 빼어 더 건강한 맛이 납니다.

산뜻한 우메슈 꿀 100%(さらりとした梅酒 はちみつ100%) (출처 : choya)

백설탕을 아예 쓰지 않고, 단맛은 100% 꿀로 만든 정통 우메슈인 산뜻한 우메슈 꿀 100%(さらりとした梅酒 はちみつ100%). 매실, 꿀과 알코올만으로 절여 산미료, 향료, 착색료를 아예 첨가하지 않고 자연의 부드러운 맛을 느낄 수 있는 매실주입니다. '산뜻한 매실주'라는 이름처럼 첫맛은 깔끔하며 단단해진 뒷맛으로 마시기 쉽고 꿀의 포근한 향이 퍼집니다. 종이팩 기준 가격은 909엔(약 9090원) 정도 합니다.

산뜻한 우메슈(さらりとした梅酒) (출처 : choya)

산뜻한 우메슈 꿀 100%가 너무 달아 우메슈 특유의 톡 튀는 신맛과 달달한 맛을 느끼고 싶다면, 이 산뜻한 우메슈(さらりとした梅酒)도 추천합니다. 뒷맛이 시원하고 가벼운 입맛을 가진 산뜻한 매실주로, 일본 기슈산 매실을 중심으로 일본 국산 매실만을 100% 사용했으며, 매실 본연의 향이 높고 좋은 맛을 남기면서, 산뜻하고 부드러워 마시기도 편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죠. 편리한 종이팩 3종 외에, 매실 열매를 넣어둔 것도 있고, 당질을 40%나 줄인 것도 있으며, 캔 포장(탄산 포함), 병 포장 등 다양한 형태로 출시되고 있습니다. 종이팩 1000ml 기준 909엔(약 9090원) 정도 합니다.

기슈(紀州) 720ml (출처 : choya)

기슈(紀州)는 기슈산 매실을 듬뿍 사용한 본격 매실주(우메슈)의 스탠다드 제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슈산 매실을 중심으로 일본산 매실만을 100% 사용했고, 실제 매실 열매가 들어있습니다! 포장은 냉장고에 보관하기 좋게 슬림한 병이 기본이고, 그 외 하프보틀, 종이팩 등이 있습니다. 병에 담은 것 중 430ml는 691엔(약 6910원). 720ml는 1,106엔(약 11,060원)에 판매되며, 종이팩에 담긴 1000ml짜리는 1,000엔(10,000원)입니다.

The CHOYA 우메슈 캔 350ml (출처 : choya)

더 초야 우메슈(The CHOYA ウメッシュ)는 초야우메슈가 만든 프리미엄 브랜드 더초야(The CHOYA)의 소다를 첨가한 캔에 담긴 본격 우메슈로, 기타 향료, 산미료 등이 들어가지 않았지만 소다를 넣었기에 톡 쏘는 맛이 있어 매실주를 처음 먹는다고 해도 탄산음료를 좋아한다면 먹어볼 만합니다. 350ml는 263엔(약 2630원), 250ml는 198엔(약 1980원)에 팝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우메슈나 다른 술들도 다양한 가격대로 팔기 때문에 궁금한 분들은 검색해서 어떤 술이 나에게 맞을지 찾아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쿠팡에서도 박스채 팔고 있고, 사케도, 벨루가, 호시재팬 등 국내 일본술 유통업체나 재팬토모,  등 일본 구매대행업체 사이트에서도 적지만 몇 종류씩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들어가셔서 보셔도 상관없습니다. 직접 먹어보고 싶다면 이자카야  같은 곳에서도 파니 미리 물어보시고 가셔도 될 듯합니다.

 

일본 국민 매실주(우메슈) 브랜드 중 하나인 쵸야우메슈의 역사와 시그니처 제품 몇 가지를 정리해 봤습니다.

일본술 중이 제 입맛에 맞아 종종 찾아보고 마시러 다니곤 합니다. 다음에 쵸야우메슈란 매실주를 또 마셔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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